‘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은 사극 연기가 돋보이는 삼국지 오디오북이다.



원작인 ‘박태원 삼국지’는 모종강본 삼국지연의를 정역한 것으로, 가장 원전에 충실한 것으로 유명한 소설이다.

물론, 삼국지는 원전이라는 걸 따지는 게 좀 그런 작품이기는 하다. 애초에 ‘나관중’이 작성한 것도 순수 창작이라기보다는 이미 소설에서와 같은 개작이랄까 야사, 민간 신앙같이 퍼져있던 것들을 그러모은 일종의 편집본, 단행본같은 것이라고 보기도 하고, 이후 여러 판본들이 나오며 세세한 변화가 있기도 했으며, 심지어 모두 나관중을 저자로 표시하는 것과 달리 그렇게 후대에 만들어진 것(대게 모종강본 혹은 요시카와 에이지 평역본)을 기본으로 삼기에 더 그렇다.

특히 한국의 삼국지 판본들은 요시카와 에이지 평역본의 영향도 있고 평역이라며 개작도 했다보니 2차 더 나아가서는 3차 창작물스러운 느낌도 있는데, 박태원 삼국지는 그와 달리 모종강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거의 원전에 가깝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삼국지의 정석처럼 얘기되는 표현, 이야기들이 박태원 삼국지에서는 나오지 않거나 다르게 표현되기도 해서 오히려 좀 색다르고, 시같은 것을 읊기도 해서 꽤나 고전적인 맛이 있기도 하다.

낭독자인 ‘길용우’도 그것들을 꽤나 맛깔스럽게 살렸다. 단순히 소설을 읽어주기만 한 게 아니라, 다수의 사극 연기 해온 배우라는 장점을 살려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직접 연기하기도 하면서 역사물의 맛을 잘 느끼게 한다.

기본에 충실한 모종강본 완역판이라는 점, 온전히 집중해야하는 소설과 달리 다른일을 하거나 누워서 쉬면서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삼국지연의를 처음 접하는 혹은 첫 정주행을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당한 삼국지가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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