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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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아키라(志駕 晃)’의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そしてあなたも騙される)’는 소프트 대출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소프트 대출’은 일반적인 대출만큼 까다롭게 조건을 요구하거나 하지도 않고 깡패 등을 이용한 강압적인 추심을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친근하게 말하며 조언을 해주는 등 기껍게 대하기도 하기에 그러한 점을 강조해서 ‘소프트’라고 이름붙인 사채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비교적 나아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론 대부업으로 정식 등록을 하지도 않고 법정 최고금리(한국은 연 20%)를 준수하지도 않으며 선이자 등의 별도 수수료까지 떼어가는 분명한 불법 사채, 즉 사기의 일종이다.

친절한 이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쉽게 사채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소프트 대출은 오히려 기존 사채보다 더 악질적인 면도 있다.

소설은 이것을 꽤나 잘 보여준다. 사기 수법에 대해 알려주는 시사 교양적인 측면도 있는 셈이다.

간혹 그런 것이 좀 두드러지기도 하고, ‘속는 사람’이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도 다소 대충 흘리는 면이 있긴 한다만, 그래도 소프트 대출에 대한 내용과 그에 얽힌 인간들의 이야기를 잘 섞어 전체적으로는 소설적으로 꽤 나쁘지 않게 완성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특히, 소설을 크게 2부 ‘속는 사람’과 ‘속이는 사람’으로 나누어 양측에서의 시점을 모두 그린 것이라든가, 소프트 대출 얘기만 이어져 있는 줄도 몰랐던 미스터리를 완성하는 방식도 꽤나 괜찮아서 다 읽고 나서는 작은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곱씹어보면 제목도 참 적절하게 잘 지었다.

물론, 그를 위해 다소 무리하게 집어넣거나 혹은 뺀 내용이 있어서 완성도가 높으냐고 한다면 절로 망설여질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시사 교양과 드라마 그리고 미스터리 세가지 모두 꽤 괜찮은 수준의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충분히 읽어볼 만하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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