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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부부 범죄
황세연 지음, 용석재 북디자이너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완전 부부 범죄’는 부부 사이에 벌어지는 완전범죄를 소재로 한 소설집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의심받는 것은 가족이라고 한다. 가까이서 많은 것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생활 패턴 등을 파악한다든가 그에 걸맞은 계획을 짠다든가 그를 기반으로 알리바이를 조작한다든가 하는 것에 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나아간다면 재산문제나 생명보험 등 돈이 엮이기 쉬운 사이라서 그렇기도 하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은 얼핏 부부간의 불화가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쉽게 결론이 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더 자주 크게 다툴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물베기일지언정, 어쨌든 칼부림을 하는 것이지 않은가.
오래 같이 사는만큼 쌓이게 되는 감정들은 어쩌면 은근히 살의를 갖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놈의 웬수’라느니 ‘저놈을 죽이고 나도 죽어야지’하는 말처럼 말이다.
그것을 좀 더 발전시키고 구체화해서 완전범죄라는 것과 엮어 써낸 여덟편의 단편을 담은 이 책은, 어쩌면 그래서 더 흥미로운 걸지도 모르겠다.
살의를 품은 부부관계라는 다소 막장스러운 것이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가와 그 세부 내막은 무엇이었는가를 밝히는 이야기들은, 각자의 드라마도 꽤나 흥미롭고 막히는 구간 없이 쓰인 문잔은 잘 읽혀 지루하지도 않으며 가볍게 충격을 주는 반전도 잘 써먹어서 단편 미스터리의 재미를 잘 보여준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