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쿠니 가오리(江國 香織)’의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いくつもの週末)’는 사랑을 주제로 한 에세이다.

소설로 워낙에 유명한 작가라, 그녀가 쓴 에세이는 과연 어떤 문체, 어떤 내용일지, 단지 에세이라는 것 만으로도 좀 흥미롭다.

반면에, 개인적인 경험을 써낸 에세이이기 때문에, 소설이 주는 잘 짜여진 이야기로의 재미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나 독특한 느낌을 준다. 에세이라고 하고, 분명 그런 내용들이 담긴 것인 것도 맞지만, 읽다보면 문득 ‘어? 이거, 픽션인가?’하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딱히 그녀가 써낸 그녀의 일상, 그 중에서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와 생각들이 그 자체로 대단히 특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걸을 담아낸 문장과 그것을 표현하는 문체 때문에 것에 가깝다.

흔하게 쓰면 뻔할만한 이야기도 느낌도, 이 소설가는 참으로 매력적으로 써낸다. 그래서 꽤나 정작 묘사되는 일상과 풍경, 주요 관계 대상인 남편은 물론 심지어 저자 자신까지도 꽤나 파편적으로 담겨있는데도 묘하게 캐릭터성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독자가 절로 나머지 부분들을 자신만의 상상으로 채우고 이 책을 마치 소설인 것처럼 여기게 만든다.

단지 이것 때문만이라도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무엇에 대해 얘기하는가 등은 직접 읽어보면 되니까.

이 책은 2004년에 나온 책의 리커버판으로, 원서가 1997년작이란 걸 생각하면 더욱, 꽤 오래된 책이라고 할만하다. 내용도 일상(현실)을 소재로 한 에세이라서 충분히 지난 시대감 같은 것이 느끼게 할만도 한데, 참 그런 것도 없다. 세월을 타지 않는다는 것도 새삼 놀랍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