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너머로, 지맥(GEMAC)’은 BCI(Brain–Computer Interface)를 소재로 한 하드 SF 소설이다.
BCI란 말 그대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장치를 말한다. 과거에 그저 상상력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BCI는 최근 여러 실험들과 연구성과들이 나오면서 어쩌면 빠른 시간안에 실현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소설은 멀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BCI가 상당한 수준으로 완성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기술적인 상상력이나 그것을 이야기로 그려낸 묘사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현실감이 있어서 과연 하드 SF라 할만하단 생각을 들게 한다.
재밌는 건, 이걸 별 다른 기술기반에 대한 설명 같은 것 없이 해냈다는 거다. 이런 것들을 짜맞추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허점이 여럿드러나게 되면서 사실성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차라리 그런 욕심을 버리고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보여주고 그를 상상력을 통해 채우게 한 게 오히려 소설이 그리는 기술과 미래가 더 사실감있게 느껴지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뇌에서 정보를 읽거나 뇌에 특정 신호를 주입해 간섭한다는 아이디어는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과 같은 실제적인 가능성을 확인하기 전부터 이미 비슷한 것을 생각하고 그를 통해 갖은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낸 바 있었다. 그렇기에 소설은 꽤나 익숙한 느낌도 난다. 과거의 작품이 자연스레 떠오르면서 ‘설마 이런 전개로?’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그러면서도 요소의 조합이나 이야기 전개 등에서 새로운 면모도 있어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재미도 준다.
소설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보여줄 뿐 아니라, BCI의 활용과 그것이 야기하는 변화, 생명윤리 등 철학적인 문제들을 생각해보게도 한다.
과연 현실에서 BCI는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