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매리 저수지
김주앙 지음 / 비티비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매리 저수지’는 16년전 사건을 두고 펼쳐지는 미스터리를 그린 소설이다.

괴도에 오른 정치인, 그가 저지른 16년전의 살인사건, 갑자기 날아오기 시작한 의문의 괴메시지까지, 이 소설은 다분히 미스터리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이걸 미스터리라고 봐야할지는 좀 미묘하다.

소설의 주요 미스터리는 이동준이 살해한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가, 그리고 그에게 괴문자를 보내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3가지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들은 거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데 이것들과 관련해서 무슨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보니 별다른 긴장감이 생기지 않아서다.

그래서인지 이동준의 반응도 어째 미지근하다.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비밀을 쥐고있는듯한 상대가 나타났는데도 느긋하다고 할까. 목격자를 찾는 범인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소설의 특징도 이렇게 되면 별 의미가 없다.

심지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사실들도 다분히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이거 아니겠어?’하면 정말로 딱 그것만 나오는 식이랄까. 그렇다보니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숨겨진 진실에 감탄이 나오지도 않는다.

미스터리에 맥거핀을 사용한 것도 소설이 별로 잘 짜여진게 아니라고 생각케 한다. 미스터리가 중간중간 계속 나와줘야 하는데, 정작 정치 얘기에 비해 할 얘기가 없다보니 억지로 만들어낸 것 같달까.

이는 소설이 미스터리보다는 이동준을 중심으로 한 정치판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비리, 그리고 그곳에서 썩어가는 인간들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정치 소설에 더 가깝다는 말이다. 실제로 미스터리를 빼고 정치만 떼놓고 보면 꽤 완성도가 있어보인다.

문제는 이게 미스터리와 잘 어우러지지가 않는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정치 부분은 오히려 미스터리를 죽이고, 미스터리는 정치에 거치적거리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져 보인다.

차라리 그냥 정치소설로 썼으면 어땠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