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란의 미녀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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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의 미녀’는 동명의 미라를 소재로 한 독특한 역사 소설이다.

소재인 ‘누란의 미녀’는 1980년 사막에서 발견된 여성 미라로, 마치 웃는 것 같은 표정 때문에 ‘죽음의 모나리자’ 등으로도 불린다.

이 미라는 단지 잘 보존된 고대의 미라라는 것 그 자체로서 외에도 몇가지 의미가 더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고대 역사에 관한 것이다. 당시 누란의 미녀와 같은 사람이 그 지역에 살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위구르 지역을 탄압하며 자신의 일부로 다루고 싶어하는 중국의 마음과 달리 이 지역이 오래 전부터 별개의 독립구역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설은 그러한 배경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즉, 이 소설은 어느정도는 위구르족이 중국인들에 맞서 힘겹게 독립운동을 해나가는 민족적인 이야기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욕심을 내서 그런 위구르족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깊게 파해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신 련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여러 이슈들을 온몸에 걸치도 있는 한국인들을 등장시켜 한국인의 이야기와 위구르족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간다.

이게 생각보다 좋은 선택이었던 건, 많은 사람들이 위구르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뜸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선뜻 공감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대신 그들의 역사와 삶에서 우리네의 모습을 찾고 유사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아 좀 더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게 했다.

마치 한국의 과거를 보는 것 같은 신장에서의 이야기들은 때때로 소설의 배경이 언제인지 의심하게 하기도 한다. 꼭 한참 한국이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할 때, 그 때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은 시대를 오가는 느낌도 들게 한다.

소설은 어떤 면에서는 전형적인 원주민 이야기를 담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조진표가 위구르족과 함께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그들을 돕고 그들에게 동화되어가는 그의 이야기는 익숙한 클리셰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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