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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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는 어느 한나 기댈 곳도, 투정부를 사람도 없는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책이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육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는 더욱 그렇다. 당장 현대에 진단 내릴 수 있는 정신질환의 수만 봐도 대충 감이 오지 않는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증세를 대중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인 중 10대~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거의 변치않고 고의적자해 즉 자살이다. 이 통계는 현대 한국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정신적인 고통과 우울함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왜 그들은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걸까. 나약해서일까. 아니면 그 징조나 감정들은 미처 그 사단이 벌어지기 전 까지는 미처 알 수 없을만큼 비밀스럽고 미약한 것이라서일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러한 감정들을 감추고 외면해서, 제때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 커진 경우가 더 많다.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사회적인 입장을 두고 당연한 듯 요구하는 자세 등에 억눌리기 때문이다. ‘학생이라면 공부가 가장 중요하지’라던가, ‘어른이라면 이래야지’, ‘너도 이제 어른이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생각해보라. 안그래도 10대, 20대를 거치며 그런 압박을 견뎌온 사람들이 30대에 달해서까지 계속해서 압박을 받는다면 오히려 터지지 않는게 이상하지 않을까. 한국 사회는 이 미칠듯한 자살률에 심각한 부채감을 가져야만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회를 휘까닥 바꾸기도 어려운 법, 당장 그런 압박을 견뎌야 하는 개개인 입장에서는 자신이 견뎌야 하는 그런 감정들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두는게 필요하다. 올바로 해소하고 쌓지 않기 위해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유용하다. 현대인들이 많이 앓는 정신질환 21가지를 담았으며, 그것들을 사례와 함께 풀어냈다. 정신과 전문의가 쓴 심리학 책이라고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일상 언어를 통해 쉽게 썼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좋다.

핵심적인 내용들도 꽤 잘 담아서 각 장을 보고나면 각각의 증상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실제 증상이 있어 치료를 할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겠지만, 자기 마음을 돌아보고 추스리는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것 만으로도 읽어볼 만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질환들에 좀 더 친숙하게 해준다는 거다. 그게 생각보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어’라는 묘한 위로를 준다. 감기에 심하게 들리면 가볍게 병원가서 치료를 받지 않던가. 마음에 든 감기도 그처럼 가볍게 대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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