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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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여덟 시 즈음, 집으로 돌아가던 지하철 안이었다. 무척 고단했던 터라 한쪽 손에 들고 있던 <1Q84>를 펼쳐 읽을 기운도 나지 않았다. 나는 하릴없이 가만히 서서 지하철 안을 읽을(?) 따름이었다.
재밌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내 앞 쪽에 앉은 여인도, 내게서 좀 떨어진 곳에 서있는 어느 건장한 청년도 <1Q84>를 읽고 있었다. 겉표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연두색 가늠끈과 책 크기만 봐도 <1Q84>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벌써 며칠째 <1Q84>의 세계에 빠져있었으니까. 서울 지하철 2호선의 한 구간 안에, 벌써, 나를 포함해서 세 명의 사람이 같은 책을 읽고 있는 것이었다.
베스트셀러는 나쁘다, 라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이다. 그것이 좋은 책, 나쁜 책인 것을 떠나 어떤 한정된 책만을 대개의 사람들이 읽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다면, 지구에는 비슷비슷한 세계가 너무 많아지지 않을까? 세계는 보다 다양한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내가 이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들어선 <1Q84>를 읽었던 이유는, 뭐랄까, 그것이 일종의 ‘군대’라는 소재와 같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왔든, 아니 다녀왔든, 좋아했든, 아니 좋아했든, 일단 군대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그들의 공통된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미 책을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주요한 키워드이다. 하루키를 좋아하든 아니 좋아하든, 작품을 읽었든 아니 읽었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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