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못 - 잃어버린 자폐증의 역사를 찾아 떠난 아버지의 여행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 김희애가 자폐아인 아들과 힘겨워하는 드라마를 볼 때,,장애아를 둔 부모나 자폐아를 둔 부모는 얼마나 힘겨울까?란 생각을 피상적으로 종종 해볼 따름이었다. (그 때는 아무것도 몰랐던 때라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말은 전혀 안듣고, 반항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그 아이들은 '다른 존재'임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책의 저자인 폴 콜린스(모건이란 자폐아를 둔 아버지이자 작가인,,)의 마음을 피상적으로 느껴볼 수밖에 없었지만,,그래도 내가 생각해온 자폐인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교육학에서 접한 야생소년 피터가 자폐아여서 부모에게 버려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며, 역사 속 위대한 과학자, 수학자, 엔지니어등에서도 자폐인의 한 부류(?)인 "서반트"가 종종 발견됨을 짚어냈다.

자폐인은 유아기 때 부모나 외부 환경으로부터 충격을 받은 것이 조금 더 커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가 다른 사람과 달리 분화되지 못하여(이 책에서는 신경가지치기라고 일컫는다) '공감각'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외부의 사람을 인식하지 못하고 모두가 다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 등등 자폐인에 대한 내 오개념?을 새로 정립시킬 수 있었고, 혹시나 정도는 다를 지라도 우리반에서 언젠가 자폐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이 책을 읽었기에 아주 금이라도 더 현명하게 그 아이에 맞추어 행동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_

(책 속에서)

210p 자폐증은 능력이자 동시에 장애다. 무엇이 부족할 뿐 아니라 무엇이 풍부하기도 한 것이다. 인간을 인간이게 만드는 고유한 특성이 지나치게 많이 발현된 경우다. 동물 중에도 사회성이 있는 동물이 있지만, 추상적 추론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자폐인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데, 우리는 그 존재를 이해조차 하지 못한다.

226p 모건은 외롭다고 말하면서 웃고 있다. 그게 날 미치게 한다.

227p 우리가 죽은 뒤에, 모건이 나이가 들었을 때, 그때는 정말 외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부모들은 누구나 다 자기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고, 심지어 자기가 죽은 뒤까지 아이가 지금 자기보다 더 나이가 든 뒤까지 걱정한다. 아마 부모 심정이 모두 다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자폐인은 훨씬 더 걱정스럽다. 자기만의 세계 속에 사는 자폐인은 외로움, 절망, 처절한 소외감을 느낄 수 있을 텐데 부모가 곁에서 도와줄 수 없게 될 때는 어떻게 될까. 다른 누가 옆에서 도와줄 수 있을까?

250p 나는 해고됐다.

279p 엄청난 집중력과 극단적으로 다른 시각이 어느 분야에 쏠리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매료되어 푹 빠진다는 것이다.다른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것에 빠졌다는 것은 순전한 행운이다. 냉장고 부속 분야의 뉴턴도 있고, 색칠한 전구의 뉴턴도 있고, 기차 시간표의 뉴턴도 있고, 실 조각을 모으는 뉴턴도 있다. 아이작 뉴턴은 순전히 우연으로 뉴턴 물리학의 뉴턴이 된 것 뿐이고, 다른 뉴턴들이 없다면 그 역시 없는 것이다.

294p 자폐인은 근본적으로 네모난 못이나 다름없다. 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넣으려 할 때, 문제는 망치질이 힘들다는 것만이 아니다. 못이 망가지는 것이다. 정상 학교가 나를 비정상적으로 불행하게 만든다면? 정상 사회에서 자라면서 불행한 어른이 된다면? 그것이 성공일까? 그게 정상일까? 그 안에서 빠져 죽을 것 같더라도 주류 안에 들어가고 싶은가?

 

다음에 이 쪽과 관계된 책을 읽는 다면 이 책에서도 소개된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자라지 않는 아이'를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