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전에 미리 사두었다가 요즘 열 올리면서 읽고 있는 박완서 님의 단편 전집 모음.
한 권당 페이지 수가 400여 쪽이 넘다보니 하루를 꼬박 소비해야만 읽을 수 있긴 하지만 그 '소비'라는 게 참 뿌듯하기만 하다. 지금 6권 중 3권째 읽어가고 있는 중인데 내 선택이 마냥 뿌듯하기만 하다. 물론 30여년이 넘는 그녀의 작가 생활을 통틀은 단편 모음집이라 내가 살기 이전, 내 할머니 세대의 시대상을 쓴 글들은 뜻부터가 생소한 낱말들이 많아 사전을 찾아보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조금도 번거롭지 않았다.
그리고 박완서님의 여느 글처럼 누구든 생각할 수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현실을 꼬집는 비판적 시각 역시 다시 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다음에 아이들과 생활한 수필집이나 아동동화를 써보고 싶은 사람으로서 박완서 님의 글은 참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참 매력적이다. 억지로 꾸며낸 말이 아니라 그냥 편지 쓰듯 일기 쓰듯 써 내려간 듯한 부드러운 문체가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 부드러움 속에 숨어있는 날카로운 시선! 캬~)그리고 사회의 모순과 위선 등을 꼬집는 글들이긴 하지만 따뜻함이 묻어나오고 깨달음을 얻게 해줘 정말 감동적이기만할 따름이다.
예전에 읽은 친절한 복희씨를 주위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해 또 구입한 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박완서님은 내 역할모델이 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