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풀 프루프 /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최상의 안전은 두려움에 있다.'(p9 본문 발췌) 안전하다 여기는 것이 안일함을 가져오고 곧 사고로 직결될 수 있음을 저자는 콕 집어 말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다 보면 '인재(人災)'라는 말을 왕왕(往往) 듣는다.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함에도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 큰 사고로 이어진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에 대해 사고 후 원인 분석을 하지만 대비에 미흡하고 항상 그때뿐이라는 생각이다. 더 이상의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안전을 기했다는 자신감이 다시 돌아볼 기회를 박탈하여 오히려 큰 사고로 이어진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안전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이다.


  비단 현장에만 안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20세기 초 미국을 강타한 두 가지 재난-금융 공항(인재)과 대규모 산불(자연재해)-을 예로 들며 첫 장을 연다. 두 가지 재앙을 겪으면서 미국인들이 혼란을 어떻게 대처했는지 서술하고 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큰 사건을 겪고 공항 상태에 빠졌을 때 국가는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일상 영위를 목표로 대처해야 한다. 혼란은 사건사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경제 불황과 거듭되는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적 자본과 혁신을 어느 부분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반영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찾고 변화를 찾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풀 프루프]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의 안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이다. 심히 궁금하다. 그동안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늘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 생각한다. 국가의 의무는 회피하면서 국민들 스스로 빠져나오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 국가 안전 시스템이 확실하게 작동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로 인한 혼란보다는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으로 많은 국민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무함과 안타까움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각종 비리로 제대로 된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비일비재 하고, 여전히 선박은 과적을 일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삼풍백화점과 세월호의 닮은 꼴은 위험을 감지하고도 제대로 위험을 고지하고 대피에 대한 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게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던 국민들은 이제 스스로 국가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시작했다. 과연 이 나라의 국가 안전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인재로 인해 발생한 사건일지라도 국가의 애도와 앞으로의 사건 방지를 위해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가의 의무이다. 그리고 국민의 권리이다.


  안전과 재난의 균형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안전 추구가 때로는 재난을 발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리스크가 있기에 다시 한 번 안전을 도모하게 된다.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문명을 구현한다. 꼭 어느 편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양쪽으로부터 최선을 것을 취하면 된다.'(p371 본문 발췌) 그것이 자연적인 발생 또는 개인의 탐욕에 의한 경제적 요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원칙과 이상이 서로의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들은 최선을 방법을 제시하고 국가와 국민은 그것을 바탕으로 안전을 도모하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안나 가발다 지음, 김민정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 안나 가발다 지음, 김민정 옮김 / 북레시피 펴냄

 

 

  원제는 Je voudrais que quelqu'un m'attende quelque part로 Anna Gavalda의 첫 작품이다. 작은 출판사에서 발간하여 999부로 초판 발행되었던 작품이다. 그 마지막 1권을 내가 구매해서 1,000권을 만들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어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초판의 999권이 오히려 더 정감 있으려나.. 딱 떨어지는 숫자보다. 후에 알음알음 알려져 베스트셀러로서 자리를 잡고 안나 가발다를 알리는 작품이었다니 그 어느 쪽이든(999권이든 1000권이든) 좋은 것은 시간이 지나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좋은 작품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진다.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순간 어느 대목에서 "아, 이런 이야기가 있었지"하며 중얼거릴 수 있을 작품.


  본래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다. 부러 장편을 골라 책을 본다. 단지 취향의 문제이나 짧은 호흡을 가진 단편은 아쉬워서랄까. 그러나 프랑스 작가인 안나 가발다의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와인 같다.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쌉쌀하게 입안 혀끝에 감돌아 남아 있는 여운처럼. 비록 짧은 호흡을 가진 이야기지만 그 뒷 상황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사랑을 품은 이야기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품기도 하고 가족 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애에 대한 아량, 타인을 향한 배려 등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살아가는 힘을 부여하는데 간결한 문체로 '사랑'을 옅지만 넓게 도포하고 있다.


  프랑스의 풍경을 그려본다. 생제르맹데프레의 거리를, 기욤텔, 코르베이 7번 국도변, 쉴리, 콩방시옹, 외젠고농 등 프랑스의 낯선 지역, 낯선 사람들이 마시는 와인만큼 생소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잘 숙성된 레드와인 같다. 코트드뉘 주브레샹베르탱 1986년산 레드 와인처럼.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일렁이고 있었죠.'(p25 본문 발췌) 고집스레 소설의 배경이 된 지명을 찾아봤다. 프랑스 어디쯤 위치한 곳일까. 소설을 통해 프랑스 각 지역을 여행하며 나만이 느끼는 색을 입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곳을 향하니 약간은 쓸쓸하게 나의 마음도 일렁인다.


  '살면서 예측 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어떻게 해서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별것도 아닌 뭔가가 왜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뭔가가 되어버리는지 우리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다는 얘기다.' (p110 본문 발췌) 그렇기에 흐르는 물에 풀어진 수채화 물감처럼 자연스레 각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있을만한 당혹감과 없을만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읽으니 편안하다. 누군가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린다면-그것이 잘 짜여진 약속이든 때론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든-좋겠다. 단조로운 일상, 어느 거리에서 우연찮게 누구를 만나도 좋겠다. 아니 아무런 약속이 없어도 내가 누군가를 기다려도 좋을 것 같다. 텅 빈 마음의 자루를 채울 누군가의 한 마디. "그러니까... 그렇게 심각할 건 없네?"(p186 본문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잔(도서출판)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왜 하필 그 사람을 납치하려는 거죠? 혹시 이케아에서 구입한 조립식 가구에 못이 하나 빠졌던가요?" (본문 발췌)  

 

서평------------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도서출판 잔 펴냄

 

  I morgon er det måndag(내일은 월요일). 소설은 어두운 밤, 눈 내리는 도로 위의 하롤드 M. 룬데 영감의 작은 계획에서 시작한다. 노르웨이에서 스웨덴으로 향하는 여정, 이케아 사장 잉바르 캄프라드를 납치하기 위한 시작이다. Norway Åsane, 오사네에 이케아가 들어서면서 평생 가업으로 여겨온 가구점이 부도에 처하게 되고 부인은 요양원에 있고 자신의 삶이 이리저리 휘몰아친 눈보라 같다고 여긴 하롤드는 이케아 사장을 납치하기 위해 권총 한 자루와 추억이 담긴 앨범을 지참하고 자신의 사브를 몰고 가는 여정이다. 그 여정 속에 하롤드의 어린 시절, 청년을 거쳐 노년에 이른 삶이 들어 있다. 거대 기업의 출현으로 평생의 삶이라 여긴 터전이 변하고 함께 40년을 살아온 부인이 기억의 부재를 겪고 친구들도 하나둘씩 세상을 등지게 된 순간, 하롤드는 엉망이 되어버린 인생을 풀어버릴 해방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도 세상으로부터 사그라질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 그는 한탄을 들어줄 사람으로 이케아 사장을 선택한 것일까, 다소 무모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지독히도 내리는 눈을 뚫고 국경을 넘어 스웨덴으로 간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자부한 삶이 거부 당했다. 자신의 가치는 사라지고 지금의 현실이 부당하다고 느낀 하롤드는 이케아를 전나무에 비한다. 주변에 자라는 온갖 양분을 다 끌어모아 자기 몸을 키우는데 쓰는 전나무 같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겐 양분을 빼앗기는 공간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생존의 공간일 것이다. 부당함으로 여긴 이들도 있으나 이케아의 시스템으로 삶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가구는 사람을 담는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하롤드 영감은 이케아의 시스템이 이해 불가이다. 변화는 필수 불가결하다. '시간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에 눈과 귀를 열어 놓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변화와 경쟁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고집스레 제자리만 지키고 서 있다가 무너져 버린 것이다.'(p198 본문 발췌) 하롤드 영감은 독백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향해 탄식한다.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 순응하기엔 지켜온 자존심이 서글퍼 외면한 현실이 이토록 무력감을 안겨준다는 것을 하롤드 영감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 뿐.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비단 하롤드 영감만 겪는 일은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거듭되는 산업혁명이 생활의 편리함을 안겨다 줄 수는 있어도 그로 인한 인간의 무력감은 보듬어 줄 수 없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케아'란 거대 기업이 동종업계 소상인의 터전을 흔들고 일상이라 여긴 삶을 흐트러 놓는데 일조했다는 것을 전제로 소설을 전개한다. 농촌이 소도시로 변화하고 더 큰 시장을 찾아 떠나는 청년들과 작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사람들, 노년의 삶을 이해하지 않는 사람들과 젊은이들의 패기를 한낮 치기 어린 상태로 치부해버리는 불통을 이야기한다. 지나간 인생을 돌이켜볼 수 있는 마음을 열어준다.


  평생 동반자라 여긴 가구와 아내를 떠나보냈다. 본인이라 여긴 가구와 점차 자신과 추억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내를 눈물로 머금은 하롤드의 마음은 공허하다. 그 공허함을 채우고자 '납치'라는 도구를 통해 일생일대의 후회와 복수, 희열을 가져보고자 했다. '소리 없는 슬픔은 끝까지 나를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복수는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이 세상에 복수가 설자리는 없다는 사실을, 복수는 이 세상을 인간다운 것으로 과다하게 채우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을....' (p200 본문 발췌)

그의 마음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가득하다. 단지 그는 아내 마르니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을 뿐이다. 온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다. '그렇다면 내일은 월요일인가. 기억하오 마르니? (중략) "내일은 월요일이에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날이죠. 좋은 한 주가 되리라고 믿어요."'(p205 본문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 - FACT CHECK
JTBC 팩트체커 오대영 기자 외 지음 / 반비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 / JTBC 팩트체커 오대영 기자 외 지음 / 반비 펴냄

 

 

  Fact Check, 대통령 탄핵 및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법 적용이 올바른지 헌법으로 체크해본다.  JTBC 뉴스룸의 한 코너인 'Fact Check'에서 실로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왜?"라는 의문이 솟구쳐 올랐지만 헌법이라는 어려운 법리 아래 개인이 일일이 법을 체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가려운 부분을 확실하게 해소해준 팩트체크 팀이 있기에 국정 농단에 이어 대통령의 탄핵까지-실로 어이없는 현실 앞에서 그나마 이성을 찾을 수 있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태블릿 pc에 관련된 보도를 할 때만 해도, 대통령이 1차 사과를 할 때만해도 이렇게 많은 정경유착과 국가비밀이 한 개인을 비롯한 그 무리들이 쥐락펴락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연일 보도되는-그 보도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기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뛰었겠는가- 진실 앞에 헛웃음만 삼켰다. 나는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수의 국민들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것이라 여겨 선출했겠지, 민주주의에 의한 것이니 5년의 국정을 잘 이끌어가길 바랐을 뿐이다. 그러나 국정원의 댓글 사건이며,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까지도 제대로 하나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국민 행복 시대'를 운운하며 취임했던 대통령이 한 사람의 편의와 이권을 이유로 그토록 진실을 감추려 하고 묵인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JTBC를 비롯한 진실을 위해 불철주야 애쓴 언론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탄핵정국을 맞아 매일같이 헌법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 한 팩트 체크 팀이 4번째 책인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를 집필했다. 우리가 가진 의문이 과연 헌법에 부합되는지, 위배되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건국절 논란부터 위안부 합의, 세월호의 7시간, 대통령 퇴진, 현직 대통령의 수사 및 철옹성 청와대 압수 수색까지 하나하나 헌법에 근거하여 짚어보며 그들이 얼마나 허황된 말로 국민을 우롱하는지, 추악한 거짓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자기방어에만 힘썼는지 열거되어 있다. 밝혀진 진실을 끝까지 부인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그들의 뻔뻔함에 기가 찬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라는 자리가 국민을 대변하는 것인데 어찌 그들은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는 말인지. 국민들의 피와 땀을 먹고사는 그들이 겉으로는 군자인 척,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는 척, 가면을 뒤집어쓴 채 국민을 우롱했다. 아니, 지금도 우롱하고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실을 밝히고 진실 앞에 사죄하면 될 것을 그들은 여전히 세 치 혀로 국민을 우롱한다.

  촛불집회는 평화의 바람이다. 진실을 촉구하며 많은 국민이 그 추운 날에도 불구하고 매주 광화문 일대에서 대한민국이 올바르길 바랐다. 그 바람대로 최순실을 비롯하여 그들은 죗값을 치르고 있다. 물론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요지 전문 발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1항, 2항)" 이번 국정 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 바로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고. 당신들이 하찮게 여긴 국민들이 있기에 바로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스스로의 주권을 외쳤다. 우리가 주인이다. 법은 특권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려운 법 앞에 국민은 한없이 작지만 이번 사태를 비롯하여 개헌과 대통령 보궐선거 등을 헌법을 통해 올바르게 체크하는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를 만나 알 권리가 충족되었다.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아직까지도 감추어진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올 날을 기다린다. "왜"라는 의문이 싹을 틔워 여기까지 왔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언제나 국민은 의문을 품는 순간 진실을 향해 달릴 것이다. 팩트체크와 함께. (팩트체크 팀 오대영기자, 임경빈, 배준, 오지현, 민소영 작가의 수고함과, 공정하고 올바른 보도를 할 수 있도록 해 준 JTBC 뉴스 룸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진실 앞에 바로 설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 리듬 때문이었어 -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
김성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다 리듬 때문이었어 / 김성은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다 리듬 때문이었어],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을 저술한 책이 있다. 김성은 저자는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간혹 '어쩌다 어른'의 인문학 강연을 보는데 참으로 유익한 강연이 많다. 저자는 어떻게 강연했는지 궁금해서 지난 방송을 찾아보게 된다. 삶의 리듬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서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본다. 

보통, 독서를 할 때는 식구들이 모두 출근하고 등교한 후 나만의 시간에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찬찬히 살펴본다. 이것이 책을 보는 나만의 리듬이다. 그런데 요즘 오전에 병원에 다니느라(병원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다 리듬 때문이었어]를 대기시간에 읽었다. 책 자체가 가진 리듬감 때문일까, 저자의 '리듬'에 대한 생각에 동조하게 되어 어느샌가 주변의 리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출근과 등교로 아침의 우리집 풍경을 담아낸 리듬, 각자의 생활로 빠져나간 후 나만의 움직임만 들리는 고요한 리듬, 병원까지 가는 동안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등교하는 리듬, 병원의 시스템이 움직이는 리듬, 병원에 내원한 사람들의 리듬.. 이 모든 생활이 각자 고유한 박자에 맞춰 이뤄지고 리듬을 타고 있다는 사실이 [다 리듬 때문이었어]로 인해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음악을 전공한 저자는 리듬이 주는 규칙이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고 있다. 솔로(solo)-나만의 리듬을 찾는 법, 듀엣(duet)-관계를 이끄는 리듬의 기술, 심포니(symphony)-리듬을 공유하는 힘으로 리듬이 개인의 삶과 어우러져 이끌어가는 사회생활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행동, 말, 관계성이 모두 개인이 가진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말의 리듬이 관계의 리듬과 직결되며 관계를 생성하는데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소통', 관계성이다. 혼자만의 시간에서도 자신과의 소통이 필요하고 자신이 속한 단체나 사회에서도 타인과의 소통은 필수이다.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현 삶의 만족도는 다를 것이다. 그동안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책을 봤지만 이렇듯 '리듬'을 삶에 적용시킨 책은 처음이다. 그렇기에 무거운 주제를 지니고 있지 않아도 [다 리듬 때문이었어]는 삶의 무게에 리듬을 부여한다. 대화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교감을 하고 서로의 속도에 맞추어 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요즘 나의 주말 리듬은 '라이딩'이다. 자전거 길이 다 그렇듯이 몇 차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폭이 좁든 넓든 한 차선만을 이용하게 되어 있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기에 추월을 해야 하는 경우 '먼저 지나가겠습니다.'를 외친다. 그러면 앞서가던 상대편이 '네' 라든가, 잠시 옆으로 비켜주면 '고맙습니다.'를 외치며 지나가는데 간혹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고맙습니다'라고 안 하게 된다. 이렇게 생활 곳곳에서 관계성의 리듬을 살펴볼 수 있다. 요즘 나의 리듬 중 가장 많이 쓰는 말이 '고맙습니다.'가 아닐까 싶다. 길을 비켜주어도 고맙고, 나의 말에 대답을 해주는 것도 고맙고, 이렇게 좋은 책을 써 준 저자에게도 고맙고, 남들보다 먼저 앞서서 읽어볼 수 있는 것도 고맙고... 긍정의 리듬이다.(나도 사람인지라 어찌 '욱'하지 않을까. 다만 소심해서 혼자 궁시렁 거릴 뿐.) 


  '소통의 여백은 단절이 아니라 가능성이다.'(p227 본문 발췌) 단락마다 음악적인 Tip을 소개하는 란이 박스로 마련되어 있다. 그 음악적 용어가 낯설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은 인간관계, 소통의 문제에 부합되는 설명들이다. 음악은 인간의 관계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딱히 음악적인 용어를 몰라도, 깊은 조예가 없어도 즐거운 음악에 몸을 맡기고 리듬을 타는 것이 어럽지 않듯이 삶의 리듬도 그러하다. '[게네랄파우제]-'모두 쉼'이라는 뜻이다. 곡의 마지막 마무리를 앞두고(중략) 갑자기 찾아온 침묵에(중략) 어떤 마무리가 찾아올지 생각하고 기대하게 하는 순간이다.(중략) 연주자와 청중의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p267 본문 발췌)


  리듬을 통제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어진 리듬을 잘 배치하고 조율하는데 있다. 삶의 리듬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계획한다고 해서 미래가 원하는 대로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그럴 때 현 상황에 맞는 리듬을 찾아가고 적용할 수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 갑작스레 찾아올 수 있는 변화될 리듬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 지니고 있고 누리고 있는 리듬을 귀하게 여기고 그 흐름에 발맞춰 나갈 수 있다면 내가 만들어갈 리듬은 많은 변주를 거치지 않을 것이다. 공감이 마음의 여유를 주고, 마음의 여유는 공감을 생성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