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서평-----------
풀 프루프 /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최상의 안전은 두려움에 있다.'(p9 본문 발췌) 안전하다 여기는 것이 안일함을 가져오고 곧 사고로 직결될 수 있음을 저자는 콕 집어 말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다 보면 '인재(人災)'라는 말을 왕왕(往往) 듣는다.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함에도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 큰 사고로 이어진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에 대해 사고 후 원인 분석을 하지만 대비에 미흡하고 항상 그때뿐이라는 생각이다. 더 이상의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안전을 기했다는 자신감이 다시 돌아볼 기회를 박탈하여 오히려 큰 사고로 이어진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안전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이다.
비단 현장에만 안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20세기 초 미국을 강타한 두 가지 재난-금융 공항(인재)과 대규모 산불(자연재해)-을 예로 들며 첫 장을 연다. 두 가지 재앙을 겪으면서 미국인들이 혼란을 어떻게 대처했는지 서술하고 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큰 사건을 겪고 공항 상태에 빠졌을 때 국가는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일상 영위를 목표로 대처해야 한다. 혼란은 사건사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경제 불황과 거듭되는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적 자본과 혁신을 어느 부분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반영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찾고 변화를 찾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풀 프루프]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의 안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이다. 심히 궁금하다. 그동안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늘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 생각한다. 국가의 의무는 회피하면서 국민들 스스로 빠져나오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 국가 안전 시스템이 확실하게 작동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로 인한 혼란보다는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으로 많은 국민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무함과 안타까움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각종 비리로 제대로 된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비일비재 하고, 여전히 선박은 과적을 일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삼풍백화점과 세월호의 닮은 꼴은 위험을 감지하고도 제대로 위험을 고지하고 대피에 대한 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게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던 국민들은 이제 스스로 국가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시작했다. 과연 이 나라의 국가 안전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인재로 인해 발생한 사건일지라도 국가의 애도와 앞으로의 사건 방지를 위해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가의 의무이다. 그리고 국민의 권리이다.
안전과 재난의 균형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안전 추구가 때로는 재난을 발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리스크가 있기에 다시 한 번 안전을 도모하게 된다.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문명을 구현한다. 꼭 어느 편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양쪽으로부터 최선을 것을 취하면 된다.'(p371 본문 발췌) 그것이 자연적인 발생 또는 개인의 탐욕에 의한 경제적 요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원칙과 이상이 서로의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들은 최선을 방법을 제시하고 국가와 국민은 그것을 바탕으로 안전을 도모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