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리듬 때문이었어 -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
김성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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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다 리듬 때문이었어 / 김성은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다 리듬 때문이었어],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을 저술한 책이 있다. 김성은 저자는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간혹 '어쩌다 어른'의 인문학 강연을 보는데 참으로 유익한 강연이 많다. 저자는 어떻게 강연했는지 궁금해서 지난 방송을 찾아보게 된다. 삶의 리듬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서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본다. 

보통, 독서를 할 때는 식구들이 모두 출근하고 등교한 후 나만의 시간에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찬찬히 살펴본다. 이것이 책을 보는 나만의 리듬이다. 그런데 요즘 오전에 병원에 다니느라(병원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다 리듬 때문이었어]를 대기시간에 읽었다. 책 자체가 가진 리듬감 때문일까, 저자의 '리듬'에 대한 생각에 동조하게 되어 어느샌가 주변의 리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출근과 등교로 아침의 우리집 풍경을 담아낸 리듬, 각자의 생활로 빠져나간 후 나만의 움직임만 들리는 고요한 리듬, 병원까지 가는 동안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등교하는 리듬, 병원의 시스템이 움직이는 리듬, 병원에 내원한 사람들의 리듬.. 이 모든 생활이 각자 고유한 박자에 맞춰 이뤄지고 리듬을 타고 있다는 사실이 [다 리듬 때문이었어]로 인해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음악을 전공한 저자는 리듬이 주는 규칙이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고 있다. 솔로(solo)-나만의 리듬을 찾는 법, 듀엣(duet)-관계를 이끄는 리듬의 기술, 심포니(symphony)-리듬을 공유하는 힘으로 리듬이 개인의 삶과 어우러져 이끌어가는 사회생활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행동, 말, 관계성이 모두 개인이 가진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말의 리듬이 관계의 리듬과 직결되며 관계를 생성하는데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소통', 관계성이다. 혼자만의 시간에서도 자신과의 소통이 필요하고 자신이 속한 단체나 사회에서도 타인과의 소통은 필수이다.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현 삶의 만족도는 다를 것이다. 그동안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책을 봤지만 이렇듯 '리듬'을 삶에 적용시킨 책은 처음이다. 그렇기에 무거운 주제를 지니고 있지 않아도 [다 리듬 때문이었어]는 삶의 무게에 리듬을 부여한다. 대화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교감을 하고 서로의 속도에 맞추어 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요즘 나의 주말 리듬은 '라이딩'이다. 자전거 길이 다 그렇듯이 몇 차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폭이 좁든 넓든 한 차선만을 이용하게 되어 있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기에 추월을 해야 하는 경우 '먼저 지나가겠습니다.'를 외친다. 그러면 앞서가던 상대편이 '네' 라든가, 잠시 옆으로 비켜주면 '고맙습니다.'를 외치며 지나가는데 간혹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고맙습니다'라고 안 하게 된다. 이렇게 생활 곳곳에서 관계성의 리듬을 살펴볼 수 있다. 요즘 나의 리듬 중 가장 많이 쓰는 말이 '고맙습니다.'가 아닐까 싶다. 길을 비켜주어도 고맙고, 나의 말에 대답을 해주는 것도 고맙고, 이렇게 좋은 책을 써 준 저자에게도 고맙고, 남들보다 먼저 앞서서 읽어볼 수 있는 것도 고맙고... 긍정의 리듬이다.(나도 사람인지라 어찌 '욱'하지 않을까. 다만 소심해서 혼자 궁시렁 거릴 뿐.) 


  '소통의 여백은 단절이 아니라 가능성이다.'(p227 본문 발췌) 단락마다 음악적인 Tip을 소개하는 란이 박스로 마련되어 있다. 그 음악적 용어가 낯설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은 인간관계, 소통의 문제에 부합되는 설명들이다. 음악은 인간의 관계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딱히 음악적인 용어를 몰라도, 깊은 조예가 없어도 즐거운 음악에 몸을 맡기고 리듬을 타는 것이 어럽지 않듯이 삶의 리듬도 그러하다. '[게네랄파우제]-'모두 쉼'이라는 뜻이다. 곡의 마지막 마무리를 앞두고(중략) 갑자기 찾아온 침묵에(중략) 어떤 마무리가 찾아올지 생각하고 기대하게 하는 순간이다.(중략) 연주자와 청중의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p267 본문 발췌)


  리듬을 통제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어진 리듬을 잘 배치하고 조율하는데 있다. 삶의 리듬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계획한다고 해서 미래가 원하는 대로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그럴 때 현 상황에 맞는 리듬을 찾아가고 적용할 수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 갑작스레 찾아올 수 있는 변화될 리듬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 지니고 있고 누리고 있는 리듬을 귀하게 여기고 그 흐름에 발맞춰 나갈 수 있다면 내가 만들어갈 리듬은 많은 변주를 거치지 않을 것이다. 공감이 마음의 여유를 주고, 마음의 여유는 공감을 생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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