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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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서로에게 좌우되는 삶을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서로 용서가 되지 않는다.

p.51



우리와 당신들

프레드릭 베크만 지음 / 이은선 옮김 / 다산북스(다산책방) 펴냄

정묘한 문체가 배경을 설명하고, 섬세한 문장이 고뇌를 통한 인간의 심리를 파고든다. 끊임없이 사회의 흐름을 통찰하고 구성원의 삶을 비추는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우리와 당신들]은 전작 <베어타운>의 다음 이야기이다. 우직한 곰으로 상징되는 베어타운의 하키팀과 성난 황소의 헤더 마을 하키팀을 둘러싼 사람과 사람, 사회와 정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의 전작들이 그렇듯이 삶의 애정은 인간 대 인간의 진정한 모습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성폭행 피해자와 동성애자 등 소수를 향한 한마을의 배척과 외면은 투쟁과 생존으로 걷잡을 수없이 번졌다. 자칫 권력에 묻힐 수도 있는 이야기는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로, 남이 아닌 우리로 결속되는 순간 대립을 넘어 화해로 이어진다. 사람 저마다 기준점이 다르다는 것이 '그랬더라면'과 '그러지 않았더라면'을 통해 비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후회, 결정에 대한 번복이 쉽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많은 이해관계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끝이 없다는 것,

아무리 증명해도 부족하다는 것,

비웃는 사람들은 기준점을 옮기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p.72

"그걸 무슨 수로 잊어요?" 하키팀의 스타 선수 케빈에게 성폭행을 당한 마야와 그녀의 아빠이자 하키팀의 단장인 페테르에 의해 진실은 밝혀지지만 베어타운의 다수는 당장 선수의 부재로 인한 경기 무산과 하키팀의 몰락을 염려한다. 그로 인해 마야의 집안은 마을에서 협박에 시달린다. 일부 선수들은 헤더 팀으로 이적하고, 베어타운 주민들과 끊임없이 반목한다.

타인의 잘못으로 규정하여 울분을 쏟아내고,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무리도 있고, 당장 눈앞의 현상에 못마땅해 하는 이들도 있으며,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위로해주는 사람도 있다. 곁을 지켜주는 진한 우정과 깊은 사랑이 베어타운의 '절망'을 '희망'으로 흐르게 한다. 동료의 믿음, 친구의 우정, 가족의 사랑이 한데 어우러져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디고 헤쳐나가는지 베어타운을 중심으로 펼치고 있다.

스포츠 팀에 물불 안 가리는 홀리건으로 상징되는 폭력이 집단을 이루면 어떤 부정적인 현상을 가져오는지 파헤치고 권력이 스포츠를 스포츠가 아닌 정치의 수단으로 끌어들이고 성폭행 사건과 하키팀의 분열, 마을 사람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 정치기반에 이용하는 상황까지 현 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각자의 상황대로, 각자의 희망 대로, 서로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집단의 광기가 맹목적으로 변질되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산다는 건

우라지고 우라지고 또 우라지게 힘든 거라

가끔은 거의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아무리 원래 그런 거라지만 말이다.

p.125

상실을 겪어본 사람들은 '그저 계속 살아가는 거라고. 감정의 일부 영역이 자동 모드로 바뀐다고.'(p.93) 말한다. 사랑하는 이의 고통과 절망에 결코 무뎌지지 않는 것은 무너지는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폭행의 비난에 굴복하지 않은 마야와 가족, 동성의 애정을 멸시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머물기로 한 벤이의 선택은 용기가 아니라 생존이다. 중요한 단 한 가지는 그들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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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전쟁 - 기계와의 일자리 전쟁에 직면한 우리의 선택
앤드루 양 지음, 장용원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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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일이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인간이 일을 더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p.109



보통 사람들의 전쟁

앤드루 양 지음 / 장용원 옮김 / 흐름출판 펴냄




효율성과 형평성의 문제는 비단 미국 사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도 사회 구성의 평균을 지탱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전쟁]이 미국의 경제를 바탕으로 통계 수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도 적용되는 만큼 원인과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기업은 비용에 비해 효과가 좋은 효율성을 우선시한다. 급진적인 기술 발전에 따라 자동화의 부흥은 일자리 상실로 이어졌다. 노동 상실, 잃어가는 일자리만큼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이다. 유례없는 기술 발전에 적응하지 못한 계층의 피해는 다만 일자리 감소에 그치지 않고 생활 영위와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민 2세대로서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약자의 입장에서 사회를 바라봤던 저자는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 즉 '인간적 자본주의' 시장이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우리도 사회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말한다.( p.15)


자동화, 아웃소싱에 의한 일자리 감소로 노동의 역할 변화가 가져온 대침체기로 세계 곳곳은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승자독식의 경제 체계가 가져온 결과이다. 기업 수익성이 우선시되니, 저비용으로 고수익의 창출을 기업이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와중에 사회의 평균을 지탱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저자가 친구와 약속을 잡기 위해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이 사람이 아닌 비서 서비스를 하는 챗봇이었다고 하는데, 우리 실생활에서 챗봇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온라인에서는 항상 챗봇이 고객 문의사항에 답변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상담원과의 통화가 원활하지 않을 때, 사이트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 때 챗봇을 이용하면 상당 부분 해결되기도 한다. 이렇듯 AI가 대신하고 있는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날이 멀지 않았다.


제조업의 붕괴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우리 사회에서도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의 병합은 인원 조정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고, 업체의 도산으로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빠른 시일내에 자동화에 따라 일자리의 위기를 크게 느끼는 직업이 화물차 기사라고 한다. 자율 주행에 발전은 단계별로 화물차 기사의 실직으로 이어지고, 장거리 운행으로 인해 소득이 창출된 숙박, 식당 등의 소비도 동반 감소할 것이다.


일자리 양극화에 따른 저임금 서비스와 고임금의 지적 일자리를 제외하고 사라질 중간의 일자리는 초지능형 컴퓨터의 출현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정밀성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료의 자동화 진료, 법 분쟁 해결의 빅 데이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동화는 발전하고 있다. 얼마 전 모 은행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대부분 은행 업무가 앱과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니 대면 서비스의 감소는 예견된 것이다.


인간으로의 감정과 생각에 따른 행동이 모두 옳지는 않다. 감정적인 대응이 일을 그르치기도 하지만 인간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사실과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아직 스며들지 못한 분야가 바로 인간의 감정에 따른 변화이다. 자동화에 밀려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의 감정을 위로해주는 것이 인공지능 상담사라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이 만들어 통제하던 시스템은 역으로 인간을 통제한다. 경쟁의 과열화, 능률의 보편화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일자리 창출, 고용의 극대화, 최저임금의 상향 등 국가와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하다. 오히려 고용불안과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여 우리 사회는 좌절과 포기의 여러 단계를 경험한다.


능력주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보다 높은 이상을 요구한다. 다변화하는 세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얼마만큼 뛰어야 하는가. 실패에 굴복하지 말라는 충고는 쉽게 할 수 있지만 실패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은 결국 당사자의 몫이다. 발전과 변화가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지는 않으나 변화가 가져올 불균형은 결핍으로 이어져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선택의 여지없이 내몰리지 않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을 탐색하고 있다.


변화가 가져올 부정적인 면에 의하면 자동화는 발전을 거듭할 것이고 일자리는 감소하여 중간 계층의 일자리의 활동 인구는 사라질 것이다. 습득되고 익숙해진 환경에서 밀려난 불균형은 사회의 전반적인 위험 요소로 자리할 것이다.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3장에서 <일의 기능 3가지>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째,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수단 / 둘째, 돈을 버는 수단 / 셋째, 사람의 삶에 의미나 목적을 부여하는 활동'(p.233~234 <시작된 미래 : 피터 프레이스>) 자동화로부터 이끌어낼 공공의 이익은 부가가치세를 적극 활용하고 삶의 기본적인 소득과 수요를 위해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목표는

모든 이가 굳건히 자기 발로 설 수 있도록

모두에게 삶의 튼튼한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다.

필리프 판 파레이스

공동체에서 시행하고 있는-자기의 시간을 할애해 봉사를 하고 그 시간만큼 포인트를 적립해서 소비생활을 하는 '타임 뱅크'의 사회 신용 제도는 보편적 기본소득 외에도 할 일이 있다는 것의 중요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지자체별로 포인트나 지역 내 상품권을 발행한다. 그러나 홍보가 미흡하고 사용처가 확대되지 않아 제도를 인식만 하고 있을 뿐 활용해보지 못해 아쉽다. 정부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인력이 꾸준히 증가할 것을 기대한다.


이제 사회 체계는 부의 체계를 중시한 금융적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사람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인간 중심적 자본주의로 변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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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 유엔인권자문위원이 손녀에게 들려주는 자본주의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시공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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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지음 / 양영란 옮김 / (주)시공사 펴냄


인간의 노동과 재능, 천재성은 공동의 선,

즉 우리 모두의 공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마땅하지.

소수의 안락과 호사, 권력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선 안 된다는 말이야.

p.22



인간애와 냉철함으로 세계의 빈곤과 자본주의의 모순된 사회 현상을 파헤친 사회학자 장 지글러의 신작인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 세계의 자본주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소외된 계층의 평등과 자유의 삶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손녀 조라와 대담체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자본주의의 형성과 그로 인한 인류의 이익, 폐단을 이야기한다. 네덜란드 역사학자브라베크 레트마테가 "역사적으로 볼 때 자본주의는 인류의 자유와 복지를 보장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경제 형태"(p.17)라고 주장하는 반면 저자는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생산 방식이 가져온 환경파괴와 가난, 범죄 그로 인한 아이들의 굶주림과 질병으로 인한 죽음을 통탄한다.

지구 76억 인구 중 48억 명이 남반구에 거주하며 10억 명이 자유롭지 못한 환경 속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에서 밀려나 있다. 전체 지구 인구의 극소수 지배자들에 의해 순환되는 자본주의가 옳은지 늘 고뇌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발전과 적응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본적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진입조차 할 수 없어 하루의 삶을 근근이 이어가는 이들에게 어떤 희망이 있을까.

익숙하기에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자본주의에 기반한 경제 체제를 갖추고 있고, 그로 인해 재화를 획득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소비 사회' 시스템에서 돈을 지칭하는 '자본'과 노동자들의 희생에 따른 자본주의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본의 형성이 구체화된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혁명과 체제라는 이름으로 어떤 흐름이 이어졌는지, 구체화된 기반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세계의 가난에 대한 토론도, 논문도 아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이어져 왔는가에 대한 고찰은 역사와 경제로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을 담고 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으로 들여다보니 혁명 속에 사그라진 자본주의의 민낯이 부끄럽다. 산업화의 성황은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다. 지배계층의 억압으로 말미암은 고통, 눈물로 얼룩진 피지배계층의 산물이 현재의 자본주의를 이루고 있다. 자본의 '평등과 소유'는 '다국적화, 독점화'로 소수 권력에 집중화되었다.

억압에 항거하는 혁명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본주의로, 과도하게 집중된 자본주의에 반하는 사회주의로 체제는 각 나라마다 다분화되었다. 어느 방식이든 독재를 탈피하여 자유를 갈망한 이들로 인한 체제의 붕괴와 산업화에 따른 기술혁명은 금융 자본주의를 양성하게 된다.

집중화된 금융 자본에 맞선 세계 공유 경제,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한 국가 간의 협약을 위해 활발히 논의하는 단체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배고품과 질병을 해갈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실정이다. 개개인의 작은 관심과 도움이 집단에서 국가로 확장되어야 한다. 거듭된 산업화와 기술혁명은 자연과 환경의 파괴를 초래하게 되었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었던 산물은 더 이상 풍요로운 것이 아니게 되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태어난 것을 요행으로 여겨야 할까, 아프리카를 비롯한 내전에 휩싸인 곳의 죽음은 그저 타인의 이야기라 치부해야 할 것인가. 자본주의로 인해 행복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체제가 옥죄어 허덕이는 사람도 있다. 비단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닌, 빈부의 차이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아동의 노동 착취가 이루어지고, 쓰레기 더미를 찾아다니고, 깨끗하지 못한 물을 걸러 먹고, 질병에 대응하지 못해 야위어가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간절한 눈빛이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있지만 국가 간의 불평등이 야기하는 경제 악순환의 고리는 여전히 단단하다. 하루의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어른과 더불어 아이들의 걱정거리가 되었다.

부의 분배로 이익의 극대화를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일까. 유토피아의 가치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소외에서 벗어나 동등한 하루를 갈망한다. "민중의 소극성, 즉 자본주의자들의 거짓말에도 기꺼이 복종하는 그 소극성에 분노하는 거란다."(p.161) 개인의 힘이 약하다 생각하지만 같은 뜻을 가진 생각이 모여 집단을 이루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극소수인 부의 지배자들의 자본주의에 동조하기보다 상생을 향해 손을 잡고 커다란 파도를 일으켜야 한다. 금융 자본주의, 소비 자본주의에 치중하지 말고 공유 자본주의로 점차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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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 12개 나라 여권이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
이청훈 지음 / 웨일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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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이청훈 지음 / (주)웨일북 펴냄




우리나라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12개 나라의 여권에 담긴 이야기는 여권을 그저 해외 출입의 수단으로만 여겼던 생각을 바꾸게 한다. 캐나다 여권으로 시작하여 인도까지 여권에 담긴 나라의 특성을 흥미롭게 이끌어낸다. 비자를 붙이고, 인증을 찍고, 신분을 대신한다고 생각했던 여권인데 이토록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솔직히 여권을 제대로 살펴본 적은 없다. 여권번호와 이름, 여권 만료 일자 등 첫 페이지를 제외하곤 인증을 찍으면 찍는 대로, 그저 빈 공간이라 생각했던 사증 란. 거기에는 나라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



일반적인 여권 이외에 국제기구 발행 여권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엔 소속 직원들에게 발행되는 국제연합 UN 여권이다. 직원들은 하늘색을 고위 관리직은 빨간색을 발급받는다고 한다. 각 나라의 여권만 있는 줄 알았는데 국제기구에 따라 발급되는 여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가 외 기관의 여권 발급을 보니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여권을 발급한 '시랜드 공국'이 생각난다. 이곳은 여권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호기심이 생긴다.



캐나다의 국민적인 희망, 미국의 미래를 향한 애국주의, 원주민과의 공존으로 계승된 뉴질랜드와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혁신의 영국, 마리안의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냉전을 넘은 자유의 독일을 살펴보고 민주주의의 산물인 그리스, 왕실의 개혁으로 자유 근대화로 발돋움한 태국, 진실의 승리와 평화를 염원한 인도의 모습을 여권에 담긴 정보로 풀어가고 있다.



여권 앞표지 중앙에는 국가를 상징하는 문장, 즉 국장이 있다. 러시아 및 미국, 독일 등이 독수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리스 신화 제우스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태극무늬를 감싸고 있는 무궁화로무궁화는 피고 또 피어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란 의미다. 2020년 새로 도입되는 여권의 국장은 그대로이고 여권 색상이 남색으로 바뀐다. 현재는 숭례문과 다보탑이 배경인 사증 란이 새 여권에는 우리나라 '문화'가 어떻게 표현될지 자못 궁금하다.



세계 인류의 120개 문자에 당당히 독창적인 문자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한글은 우리나라 여권의 인적 사항 면에서도 두드러진다. 우리의 위대한 유산인 거북선과 한글, 창덕궁은 앞쪽에, 수원 화성은 뒤표지 안쪽에 실려 있다. 늘 보던 유산이라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이번 계기로 다시금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를 되새겨 본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은 역사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다른 문화를 발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여행 신분증이란 의미로 '여권'이라 쓰고, 중국권 나라들은 외교적 보호를 의미하는-지키고 비춘다는 뜻의 '호조'라고 사용한다. 영어권의 passport 이외에도 각 나라의 고유 언어로 표현된다. 여권의 국제적 틀은 1920년 파리 국제회의에서 결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80년 기계 판독 여권의 등장은 2015년에 이르러 세계 모든 나라가 기준을 맞추게 되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에 앞서 새로 여권 발급을 계획한 일본은 현재 벚꽃의 사증 면을 19세기 서양에 일본 그림 열풍을 일으켰던 일본 채색 판화 '우키요에'의 대표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후지산 그림으로 채울 것이라고 한다. 행정구역별로 37곳의 명소를 화려하게 드러내고 있는 중국의 여권은 26페이지 '태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본 것과 자외선을 비추었을 때의 그림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렇듯 각국의 문화가 담긴 여권은 다채롭다.



다른 나라 여권을 볼 기회가 없었지만 #비행하는세계사 를 통해 그 안에 담긴 그 나라의 역사를 볼 수 있어 흥미롭다. 그저 떠나고 돌아올 때 필요한 작은 소책자에 머물지 않고 한 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는 만큼 이번에 소개된 12개국 외에도 여러 나라의 세계관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반 종이 여권에서 전자여권으로 변화하였고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지만 카드 여권의 세계화, 스마트폰에 담을 수 있는 여권으로 변화를 꾀할 것이다. 그 변화가 단 시간에 이뤄지기는 어렵겠지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여권은 한 국가의 상징으로 이색적이고 다채롭게 변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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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학년별 학생부 - 2019년 현 고1 학생부 개선안 완벽 반영 입시정보 따라잡기 4
어준규.이수민 지음 / 길위의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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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종합 전형 학년별 학생부

어준규, 이수민 지음 / 길위의책 펴냄

80, 90년대의 학력 평가가 암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표준화, 효율성을 대표했다면 현재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과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에서 원하니깐 채워가는 학생부가 아닌, 기업과 사회의 요구상에 따른 인재 양성의 흐름에 따른 활동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필요성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목적이 무엇인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서문에서 강조하고 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정성평가'이다. 활동을 통해 어떤 가치와 역량을 배우는지가 중요하기에 내신이 높다고 대학 합격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내신이든 출결사항이든 '숫자'말고

그 너머에 어떤 현실이 있는지를 봐주는 것,

그것이 바로 학생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말의 의미다.

p.25

​2015 개정 교육정책은 2022년 대입을 앞둔 현 중3, 예비 고1 학생에게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2019년 고1이 되니,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도 개정 정책에 뒤따르기보다 앞서 살펴볼 생각에 [학년별 학생부] 개정 편을 보게 되었다. 다변화하는 세계에 맞서 역량을 펼칠 수 있기 위해 교육을 통해 꿈을 이루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대학입시는 학생들의 우선순위에 놓여 있다.


문이과의 통합으로 사회, 과학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자신이 꿈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서 이수해야 하고 학생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학생부 기재 사항도 바뀌는 만큼 세부 특기사항 및 진로 선택에 따른 활동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제까지 입시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봤지만, 이 책은 문항별로 어떻게 바뀌고 채워야 하는지 세세하지만 쉽게 설명되어 있어 밑줄 그어가면서 읽었다. 그만큼 개정된 학종을 이해하고 대비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본문에 서술된 교육개정에 따른 활동 외에도 <쉬어가는 페이지>를 통해 조금 더 중점적으로 살펴볼 내용들을 다뤘다. 자소서의 축소로 학생들이 기재해야 할 내용의 변화 및 탐구 보고서 기재 불가 등에 따른 탐구활동의 확장을 예로 설명하고 있다.

처음 맞는 고등 생활과 진로와 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1학년을 의미 없이 보내기보다는 어떤 활동이든 내면을 채워가는데 필요하고 1학년 때의 동아리 활동이 2학년 창의 활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니, 현재 속한 동아리에서 역량을 키워 다음 학년에서 어떤 발전을 이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이 배우는 자세는 내신을 떠나 '경험과 시도'가 중요하다. 불수능에 갈피를 못 잡고 기대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남의 일만은 아니기에 두려움이 있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아이의 학생부 종합 전형을 위해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당장 눈앞의 내신에 연연하여 경험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본다.

개정에 따른 학생부는 이제 시행되겠지만 앞선 경험에 의해 예시를 통해 서술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1학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한 경험, 2학년 때는 능동적인 고민을 통해 구체화된 활동 및 심화·발전의 태도를, 3학년에 이르면 2학년 때의 활동 보완을 통해 진로의 연계가 완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 비교과를 잘 한다는 것은 결국 학교생활을 충실히 능동적으로 했는지에 따른다.

공부만 잘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식 쌓기에 그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시도와 실패를 통해 다다른 경험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활동이 사회에 나가기에 앞서 배우는 단계부터 꾸준히 구축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활동의 다양성과 구체화를 통해 쌓인 경험의 크기만큼 생각의 크기도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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