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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플린 베리 지음, 황금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갑자기 가족 구성원이 살해당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 플린 베리 저자의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작품은 집에서 살해된 레이첼을 동생 노라가 발견하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애드거상 최우수 신인상 수상작으로써 전 세계 16개국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압도적인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의 탄생이라는 평을 문단으로부터 받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레이첼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고, 노라의 신고로 구급차와 순찰차가 도착하게 된다. 노라는 목격자의 신분으로 모래티 경위에게 조사를 받게 된다. 노라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다 중단한 경험이 있다. 레이첼이 열일곱 살 되던 해 스네이스에서 길을 걷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다. 당시 경찰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레이첼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가해자 역시 체포하지 못했다. 이후 레이첼은 노라와 함께 가까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포함해 오크셔에서 발생한 모든 강간, 폭행, 살인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사진을 통한 범인 식별을 통해 범인을 직접 찾아다니거나 재판을 참관한다. 노라는 후유증의 잔재들이 일상 속에서 침투하며 자주 불안감을 느껴야만 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레이첼은 자주 노라에게 말로 마을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소리를 내뱉었다. 좀처럼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노라는 마을을 떠나지 않고, 범인을 쫓는다. 그리고 자신만 몰랐던 언니에 관련된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는데, 과연 스네이스에서 언니를 공격했던 남자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산등성이에서 언니를 지켜보았던 남자, 그리고 언니를 살해한 남자를 찾아 나선다. 이들은 각각 다른 인물일까? 한 사람일까?
레이첼을 스토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키스텐터와 노라와의 만남은 팽팽한 긴장감을 감돌게 만든다. 키스텐터가 무협의 처분으로 풀려나면서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며 서스펜스를 고조시킨다. 저자는 말한다. "자 회피한다고 얻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는 고통 속에 있으며 이를 피할 수 없다." 가까운 이를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 충격,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들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애틋한 자매애와 번민한 심경들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가깝다고 여기는 사람들에 관하여 당신은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까?라고,
저자는 상실감에 그치지 않고, 낯선 남자와 단 둘이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키스 텐터와 산책로를 걸을 때 노라가 느꼈던 두려움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구조적인 문제도 툭 건드린다. 등장인물들이 다소 복잡한 것이 흠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