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평전
강대석 지음 / 한얼미디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인 김남주는 1946년 10월 16일 전남 해남군에서 태어나 명문 광주제일고등학교에 입학하나, 입시 위주 교육에 반발해 이듬해 자퇴한다. 

1969년 24세의 나이로 검정고시를 거쳐 전남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한다. 그가 영문과에 입학한 이유는 영어로 번역된 진보적인 책들을 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1972년 27세에 친구 이강과 함께 지하신문 <함성>을,  1973년에 <고발>지를 제작하며 반유신투쟁에 나선 후 도피 중 검거되어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다. 대학에서는 제적된다.

고향에 내려온 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진혼가><잿더미> 등 7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사회과학 서점 <카프카>를 개점한다. 서점은 경영이 잘 되지 않아 망한다.

1977년 32세에 해남농민회를 결성하고 황석영, 최권행과 함께 민중문화 연구소를 개설한다.

1978년에는 상경하여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에 가입하고, 조직 내 별동대인 '혜성대' 맴버가 되어 동아건설 사장 집을 털려 하였지만 실패한다.

1979년 34세에 남민전 조직원으로 활동 중 검거되어 15년을 선고받는다. 1984년 첫 시집인 <진혼가>, 1987년 제2시집 <나의 칼 나의 피>, 1988년 제3시집 <조국은 하나다> 출간.

1988년 12월 21일 형집행정지로 투옥생활 9년 3개월만에 출감한 후 옥바라지를 해준 박광숙씨와 44세의 나이로 결혼한다. 제4시집 <솔직히 말하자> 출간.

1991년 제5시집 <사상의 거처>, 1992년 제6시집<이 좋은 세상에>가 출간된다.

1994년 2월 13일 49세의 나이에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평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 <격동기의 삶>은 주로 시인 김남주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2부 <투쟁의 무기>는 저자 강대석이 바라본 김남주 시와 세계관의 해설이 씌여 있다. 

 

특히 저자는 2부에서 반제 반봉건을 바탕으로 자주, 민주, 통일을 역설하고 있는데 대학 초년생들에게 읽히기 위한 사회과학 개론서로서 손색이 없다. 

 

왜냐하면 한국의 비극은 봉건사회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고 시민사회로 넘어 갈 수 있는 견인차가 되는 시민혁명이 없었으며...봉건사회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채 자본주의가 외세의 강요에 의해서 우리에게 급작스럽게 주입...결국 봉건 잔재와 급조된 자본주의가 혼란스럽게 뒤섞여 있는 것이 우리의 역사적 현실이다(207p)


저자의 세계관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소련과 소련의 해체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또는 애매한 태도), 북한에 대한 미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 이유는 소련, 중국, 북한을 국가자본주의로 바라보지 못하는 이론적 한계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책 곳곳에서 이러한 한계가 드러난다.

 

이런 의미에서 아시아의 자존심을 어느 정도 지켜주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며, 아시아 최고의 자존심은 역시 북한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75p)

 

왜 같은 조선 사람인데 북한사람들은 그렇게 순진할까? 왜 북한 여성은 세계에서도 가장 정조가 깊은 여성으로 소문이 나 있을까?(371p)

 

대학에 입학해서 처음 동아리방에 같을 때 책꽂이에 시집은 몇 권 없었는데 김남주와 박노해, 백무산이 었던 걸로 기억한다. 교과서에서 읽던 시들에 밑줄을 그어가며 주석을 달고 달달 외워 시험을 보는 것에 익숙했던 나는 <시의 길을 여는 새벽별 하나>라는 책에서 '시를 읽는 것은 사과를 먹는 것과 같다' 라는 말에 자신감을 얻어 박노해와 김남주의 시들을 읽었는데 그 시들의 파격이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박노해가 구설에 오르고 김지하가 혀짧은 소리를 해대는 지금 시인 김남주가 죽는 순간까지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연상케 하는 김남주 시인의 <이 가을에 나는>을 읽으며 울컥했었던 과거의 나를 떠올려 본다.

 

이 가을에 나는

 

이 가을에 나는 푸른 옷의 수인이다

오라에 묶여 손목이 사슬에 묶여

또 다른 곳으로 끌려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번에는

전주옥일까 대전옥일까 아니면 대구옥일까

 

나를 태운 압송차가

낯익은 거리 산과 강을 끼고

들판 가운데를 달린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따가운 햇살 등에 받으며 저만큼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 어머니의 밭으로 가고 싶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숫돌에 낫을 갈아 벼를 베고 있는 아버지의 논으로 가고 싶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염소에게 뿔싸움을 시키고 있는 아이들의 방죽가로 가고 싶다

 

가서 그들과 함께 나도 일하고 싶다

이 허리 이 손목에서 오라 풀고 사슬 풀고

발목이 시도록 들길 한번 나도 걷고 싶다

하늘 향해 두 팔 벌리고 논둑길 밭둑길을 내달리고 싶다

가다가 숨이 차면 아픈 다리 쉬었다 가고

가다가 목이 마르면 샘물에 갈증을 적시고

가다가 가다가 배라도 고프면

하늘로 웃자란 하얀 무를 뽑아먹고

날 저물어 지치면 귀소의 새를 따라 나도 가고 싶다 나의 집으로

 

그러나 나를 태운 압송차는 멈추지를 않는다

내를 끼고 강을 건너 땅거미가 내리는 산기슭을 돈다

저 건너 마을에서 저녁밥을 짓고 있는가 연기가 피어오르고

이 가을에 나는 푸른 옷의 수인이다

이 가을에 나는 푸른 옷의 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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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진명은 어느 날 인도를 덮친 트럭에 의해 쌍둥이 남동생 선명을 잃고 만다. 진명은 고등학교 3학년의 남은 시간을 달리기와 문제집 풀이로 보내며 상실감을 달랜다. 김동휘라는 남학생은 선명의 별명이 '달리는 아이'라고 알려준다. 

무난히 합격하리라던 담임의 장담과 달리 대학에 떨어진 진명은 작은 무역회사의 경리가 되어 차를 타고 은행 심부름을 한다. 은행 마감시간을 넘겨 은행 안을 들여다보던 진명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함께 은행을 털자는 엉뚱한 제안을 한다. 그는 진명이 다니는 무역회사 건물에 사무실을 갖고 있고 이름은 김정인이라 했다.

진명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나면 텔렉스를 읽으며 영어 약자를 외워보기도 하고 다른 이의 책상에 앉아 하릴 없이 서류를 읽어보기도 한다. 직원들이 모두 외근 나간 날, 브라운이라는 미국인의 전화를 잘 응대한 덕분에 그의 호감을 사고 미스캣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한편 김정인은 진명에게 호감으로 대하고 그녀에게 일자리를 제안한다. 김정인과는 해와 달처럼 거의 만나지 못했고 서로 메모를 주고 받으며 일처리를 해나간다.

주워온 개 토마와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진명의 삶에 가끔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이 끼어든다. 진명은 그의 이름이 고스케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만난적도 없었고 그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었다.

 

진명은 선명이 남긴 유품을 정리하다가 선명이 기념 삼아 산 종이 모두 네 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나는 자신이, 다른 하나는 선명이 가졌으니 나머지 두 개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선명이 남긴 편지를 통해 미래라는 이름의 고등학교 동창이 선명을 좋아했음을 알게 된다.

윤미래가 진명을 찾아온다. 그녀에게 또 하나의 종이 있었다. 윤미래는 진명에게서 죽은 선명을 본다. 윤미래는 차츰 진명의 삶 속으로 스며들지만 어느 날 진명이 자신의 이름을 똑바로 불러보라는 요구에 주춤한다.

 

사무실에 놓여 있던 구두의 임자가 찾아온다. 그녀의 이름은 최태경이었고 김정인과 격하게 다툰다. 그녀는 김정인의 몸에 상처를 내서라도 자신을 기억하도록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최태경을 피해 떠난 길에서 김동휘를 다시 만난다. 김동휘와는 끝내 우연한 곳에서 우연한 시간에 만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인과 최태경의 다툼이 격해지고 급기야 최태경이 진명에게 상처를 내는 사건이 벌어진다. 진명은 사무실을 떠나면서 아주 잠깐 자신이 김정인을 사랑했었는지 궁금해한다.

 

토마가 어느 날 죽은 채 발견된다. 토마를 예전에 김정인과 찾아갔던 모텔 부근에 묻어주기 위해 떠난 길에서 윤미래를 만난다. 그녀는 바로 어제 헤어진 것처럼 7년 간의 공백을 무시하고 진명을 대한다. 그녀는 곧 외국으로 갈 것이라 했다. 얼마 후 신문에 윤미래가 안나푸르나 제1봉에서 실종되었다는 기사가 난다.

 

진명은 마침내 삿뽀로로 떠난다. 그녀는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날 것이라 생각했다. 윤미래를 닮은 여자를 따라갔다가 삿뽀로 여인숙에 묵게 된다. 그곳에서 진명은 고스케로 짐작되는 남자를 본다. 고스케의 방에서 선명의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에는 선명이 불길한 꿈을 꾸었다는 것과, 곧 하늘을 속이는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네 번째 종이 바로 고스케에게 전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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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삿뽀로 여인숙>은 어느 모로 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선명의 죽음에 호들갑스러워 하지 않으며 달리기를 하는 진명의 모습이나, 상실감을 드러내지 않으며 삶 자체가 조용하게 진행되는 분위기, 하찮은 일을 하면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처리하고 그런 모습 덕택에 좋은 평판을 얻게 되나 정작 자신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 태도 등이 그렇다.

그러한 분위기만으로 소설을 계속 끌어나갔더라면 어땠을까? 최태경과 김정인의 다툼, 그리고 김정인의 도피 장면이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들어 맞지 않는다.

<고스케는 누구인가?> 에 대한 대답은 끝내 명확하지 않다. 선명의 편지에 쓰여 있는 '하늘을 속이는 일을 할 것이다'가 키워드이겠는데,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늘이 주관하는 것이 인간의 목숨이라 했을 때, 불길한 꿈을 꾼 선명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고 따라서 자신이 사고사로 죽었다고 모두를-심지어 하늘까지도- 믿게 만들지 않는다면 죽음을 피해가지 못하리라 느꼈을 수 있다.

고스케가 곧 진명인가 라고 물었을 때는 별도의 인물인 것으로 생각된다. 선명은 고스케를 상대로 편지를 보냈고, 고스케의 성장기 사진을 보고 진명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자신의 사진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스케와 선명의 접점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이 추가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다른 가능한 해석은 선명이 꿈에서 본 것이 진명의 죽음이라는 것이다. 하늘을 속인다는 의미는 진명이 아닌 자신이 차에 부딪혀 죽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이쪽이 여러모로 설득력이 있으나 작가는 확실한 답을 독자에게 제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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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 한 판
조혁신 지음 / 작가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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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뒤집기 한판>은 송림동 산8번지를 근거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섯 편과 표제작 <뒤집기 한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작 소설 형식으로 전개되는 다섯 편의 소설에는 작가 자신의 투영인 운동권 출신 분식집 사장 한기준을 비롯하여 미장원에 밀려 벌이가 신통치 않은 이발사 구만길씨, 졸부가 된 후에 정치권에 입문하여 얼굴에 금칠이라도 해보고자 하는 구의원 고광해씨 등이 등장한다.

표제작 <뒤집기 한판>은 송림동이 아닌 주안 일대를 배경으로 하여 씨름부 코치였던 강남구씨를 추억하는 주안북초등학교 씨름부의 이야기이다.

 

내가 학교에 입학한 94년도에는 89학번들이 졸업을 하거나 복학을 하던 시기였다. 89학번들 중 구속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조혁신 선배도 그 중 한명이었다. 작품 속 한기준의 외양 묘사는 조혁신 선배의 그것과 거의 일치한다.

처음 술자리에서 만난 날 조혁신 선배는 초등학교 때 썼던 것이라며 황토색 빵모자 같은 걸 쓰고 깡똥한 바지를 입고 나타났었는데, 그때 사회과학연구회에 기증된 많은 책들 임자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후로 일년에 몇 차례 정도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때마다 하고 있는 일은 달라졌었다. 어느 때는 동아리 <새벽> 선배와 목재소에서 일한다면서 동그란 종류는 못 만들고 네모 반듯한 종류는 만들 수 있다 했고, 다음 번 만날 때에는 인하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소설창작 과정인가를 듣는다고 하였다. 그럭저럭 몇 번인가의 술자리를 끝으로 풍문만 전해 듣게 되었고 인천일보의 기자가 된 연후에 노조위원장을 한다는 소식을 끝으로 소식도 듣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조혁신 선배가 반드시 소설가가 되기를 기대한 사람 중 한 명이었고, 이제 그의 독자가 되었다. 선후배로서 알고 지낸 사이라고 말하기에는 동아리도 달랐고, 조우했던 시기도 너무 짧았지만 조혁신 선배가 기증한 책 <영구혁명론과 니카라구아 혁명>을 읽으며 웃었던 기억만은 강렬하다. 온통 밑줄이 그어진 그 책에는 '아니다,(아닌 것 같다)' 라든가, '오, 맙소사!' 라든가 하는 주석이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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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냥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8
리처드 스타크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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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인간사냥 - 리처드 스타크

 

남미의 혁명군의 무기 밀거래 현장을 덮친 파커 일당은 9만 달러 이상을 손에 쥐게 된다. 하지만 파커는 동료 마르 레즈닉의 간교로 아내 린에게 총알 세례를 받는다. 파커가 죽은 것으로 판단한 마르 레즈닉은 린을 차지한 후 과거 잘못을 저질러 쫓겨났던 아웃핏 조직에 재가입한다. 되살아난 파커는 린과 마르를 찾아다니며 차례로 복수한다. 복수가 모두 끝난 후 파커는 아웃핏 조직의 간부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까지 한다.

 

리차드 스타크의 본명은 도널드 E.웨스트레이크이다. 하지만 작품의 성격에 따라 10여개의 필명을 번갈아가며 썼는데 John B.Allen, Curt Clark, Tucker Coe, Timothy J.Culver, Morgan J.Cunningham, Samuel Holt, Sheldon Lord, Allan Marshall, Richard Stark, Edwin Eest가 모두 그의 필명이다.

<인간사냥>은 악당 파커를 주인공으로 한 첫 작품으로 1962년에 쓰여 졌으며 그 뒤로 여섯 작품이 발표될 때까지도 도널드 E.웨스트레이크가 리차드 스타크라는 사실을 독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파커 시리즈는 독자의 성원 때문에 시리즈가 연달아 연장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파커 시리즈의 특징은 기존의 미스터리물이나 하드보일드물과 달리 주인공이 지독한 악당이라는 점이다. <인간사냥>에서 파커는 목적을 위해 서슴없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자신이 몇 사람을 해치웠는지 아무런 감정 없이 내뱉기도 하는데, 이러한 장르를 <로망 누아르 roman noir>로 분류하기도 한다.

<인간사냥>은 1967년 존 부어만 감독, 리 마빈 주연으로 <포인트 블랭크>라는 이름으로 영화화 되었다.

 

o 미녀전문가 - 레슬리 차터리스

 

우연한 사건에 휘말려 Z맨의 존재를 알게 된 탐정 사이먼 템플러는 퍼트리샤 홈 양과 함께 Z맨의 존재를 추적한다. 한편 사이먼 템플러, 곧 세인트의 수상쩍은 행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호시탐탐 검거를 노리는 틸 경감과의 두뇌 싸움이 벌어진다.

Z맨은 변장에 능한 유명 여배우로 밝혀진다. 그녀는 다른 여배우의 얼굴에 몹쓸 짓을 해 선례를 보인 후 자신과 동급의 여배우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한편 경쟁자를 제거하는 일거양득을 노린 것이다.

 

사이먼 템플러는 세인트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탐정 혹은 범죄자로, 역시 시리즈물이다. 1997년도에 필립 노이스 감독, 발 킬머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영화에서는 변장에 능란한 도둑으로 그려진다. 발 킬머가 아직은 날렵한 턱선을 가진 시절의 영화로 개봉 당시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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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렌즈 - 2007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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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중견기업의 기획부서에서 일하는 '나'는 회식이 끝나고 술이 부족한 김에 간 2차에서 진호와 키스를 하게 된다. 그의 키스 테크닉에 매료되어 가진 두 번째 만남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디에 가고 싶으냐는 물음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창 밖에 보이는 남산타워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소탈한 '나'의 대답에 진호는 더욱 호감을 느끼고 둘은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주기적으로 만나 카섹스를 하는 관계로 까지 발전한 어느 날, 진호의 휴대폰에 찍히는 문자를 훔쳐보게 된다. 발신자는 진이라는 이름이었고 진호와 같은 뒷번호였다. 확실히 해두자는 생각에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 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진과는 그다지 확실한 얘기도 못했고, 장소가 파티장인지라 샴페인만 정신을 잃도록 마신 후 필름이 끊겨 보라라는 여대생과 집에 돌아온다.

진은 진호의 첫사랑으로 결혼한 후에도 그와의 관계를 이기심 때문에 지속시키고 있었고 보라 역시 진호와 모종의 연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여기에 '나' 까지 엮여들게 되어 셋은 진호라는 민감한 사안은 묻어 둔 채 교류를 하게 된다.

'나'는 회사에서 잘린 후 진이 차린 이벤트 기획사 일을 도와주며 진호와의 관계도 계속 유지한다. 기획사의 이름은 '걸프렌즈'였는데, 그 이름의 진정한 의미는 셋만이 공유하고 있었다.

진호가 '나'에게 반지를 선물한다. 프러포즈하는 진호에게 즉답을 피한 '나'는 사실 셋 모두가 진호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다. 진은 진호 이외의 남자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었고, 보라는 진호를 휴게소와 같은 존재로 생각했으며, 그런 마음 상태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돌잔치 이벤트를 마친 후 진호와 함께가 아니라 '걸프렌즈'와 함께 남산 타워를 오른다.

 

<오늘의 작가상>을 거꾸로 거슬러 읽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언제부터 <오늘의 작가상>이 애널리스트들이 선정하는 유망한 기업에 대한 예측보고서처럼 변질되었는지 알아보는 것과 같은 심정이다. 심사위원들의 그럴싸한 평과 달리 그들의 예측보고서는 눈감고 다트를 던진 것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들의 역량은 과거 <오늘의 작가상> 수상 작가들의 그것과 달리 금세 밑천을 드러내거나 최초의 가능성마저 잠식당한 채 지지부진하고 있다.

<걸프렌즈>는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적절히 뒤섞은 것 같은 소설이다. 소설은 가볍고 경쾌하게 이어진다. 진중한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진호'라는 매개물을 통해 맺어진 그녀들의 관계를 '진호의 처분, 혹은 극복'까지 끌어갈 작가의 내공이 부족하다. 소설은 돌잔치라는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행사를 끼워 넣어 어정쩡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8563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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