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의 겨울
엘리자 수아 뒤사팽 지음, 이상해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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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

이 소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소설이기도 하다. ​

호러스릴러 장르의 스펙타클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꽁냥꽁냥한 로맨스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냥 일상적인 하루하루를 기록한 책 같다.

그래서 소설 초반부에는 밍숭맹숭한 내용에 따분하기도 했다.

소설 속에서의 화자인 '나'도 프랑스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여성이다.

속초의 한 펜션에서 일하며 손님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빨래도 해준다.

사장아저씨가 없을 때는 펜션을 청소하는 일도 간간히 하고 있다.



 

소설 속 제목대로 계절은 겨울.

해수욕으로 유명한 속초답게, 겨울에는 구경거리가 없는 조용한 도시로 표현되고 있었다.


​-'오렌지 색과 푸른색 함석지붕의 바다, 시커멓게 탄 영화관의 잔해. 그너머 항구 (p.41)'



얀 케랑이라는 1968년생 프랑스인이 펜션에 숙박을 하러 오게 된다.

'혼혈인인 나'는 가본 적 없는 아버지의 나라, 프랑스에 대해 그리고 프랑스인인 얀 케랑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감정이 얀 케랑에 대한 호감인 줄도 모른채 그와 거리를 두며 그의 주위를 맴돈다.

'-그날 밤에도 나는 살짝 열린 문 틈새를 통해 그를 엿봤다.

  책상에 앉아 상체를 숙이고 있는 그는 더 늙어 보였다. (p.51)'



얀 케랑이라는 남자는 프랑스인 만화가인데 속초에 와있으면서 그 어떤것도 여행객 입장으로 대하지 않는다.

한국 음식을 먹지도 않고 한국 문화를 경험하지도 않은 채.

방에서 그림에만 골몰한다. '때때로 케랑은 종이 한 귀퉁이를 찢어 잘근잘근 씹어(p.91)'대기도 한다.


프랑스를 궁금해하는 '나'에게 얀 케랑은 노르망디가 그려진 종이를 건낸다.

둘 사이의 감정이 미세하게 왔다갔다 하는데 얀 케랑의 감정이 '여성에 대한 호감'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여자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인지는 모르겠다.



이야기가 끝나고 '글쓰기를 통한 정체성 탐구의 기록'이라고 옮긴이의 글이 나온다.

이 글을 읽고나면 모호했던 소설의 부분들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것도 아니고 안 찾은 것도 아닌, 그냥 '탐구'만 하다가 끝이 난 거 같아서

이 책을 읽은 독자 입장에서는 싱거운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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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리더가 되게 하는 지식 & 이슈 상식 330
이경윤 지음 / 북네스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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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경제 뉴스기사를 보면 테크, 퍼플오션, 오일 머니 등 경제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하나를 알면 둘을 알 수 있다고 사회경제분야의 용어들은 서로서로 얽혀있다.

예를 들어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을 알면 퍼플오션이 무슨 뜻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레드오션은 '무한 경쟁 시장'을 의미하고 블루오션은 '무경쟁 시장'을 의미한다.

그래서 한창 '숨어 있는 시장, 새로운 개척 시장'을 의미하는 블루오션이 유행을 탔었다.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퍼플 오션은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장점을 조합한 새로운 시장을 뜻하는 신생 경제용어다(p.34)'

 

퍼플오션과 같이 원래 용어들에서 파생되어 온 용어는 이렇게 짐작해 볼 수 있지만..

새롭게 출현한 용어나 들어봐도 어렴풋이 알 수 있는 용어들이 각종 분야에는 너무나 많다.

그래서 용어 공부 겸 뉴스 기사를 읽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대화 리더가 되게 하는 지식 & 이슈 상식 330》을 읽어봤다.

 

이 책은 경제경영/ 정치사회/ 인문과학/ 문화예술스포츠 총 네 분야로 나누어 용어 정리가 되어 있다.

마지막 Plus장에서는 대화법에 대한 팁도 담겨 있다.

경제경영 분야를 예로 들면 

지식Classic - 시장경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을 먼저 소개하고

이슈·상식 - 경제민주화, 반세계화 운동, 골디락스, 소비자심리지수, 조세 피난처, 레버리지 등

우리가 한번쯤 들어본 단어와 알아야 할 단어들을 모아 알려준다.

 

 

그 중 경제민주화는 2012년 대통령선거의 핵심 이슈였으며 경제학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았던 신생 경제용어였다고 한다.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자유시장경제에 반하여 경제민주화는 '분배를 강조'한다. 말 그대로 공정하게 거래되고 분배되는 경제를 뜻한다.

"대기업 독과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막아보자는 뜻"으로 등장한 신생 경제 용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경제용어를 밀고 나갔던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 이라고 한다.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창조경제를 외쳤던 사람이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었다니.. 

입으로만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지 않았던가.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공약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p.32)"고 한다.

 

이와 같이 용어의 풀이와 그 용어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니 이해하기도 쉽고,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각 단어마다 딱딱한 사전적인 풀이보다는 이 단어가 언제, 누구에게서, 어떻게 나온 단어인지를 알려준다.

총 330개의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웬만한 지식 용어들은 모두 섭렵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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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리스닝의 기술 - 미드, 스크린, 애니로 가장 쉽게 배우는
김원선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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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안되면 시원스쿨~닷컴! 에서 출간된 《영어 리스닝의 기술》

listening이 좀 되나 싶으면 speaking이 더디고.. 다시 speaking이 되나 싶으면 listening이 더뎌지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왜 균형있게 듣고 말하기 실력이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생각해보니까 나는 리스닝에서 핵심 단어를 건져 듣고 + 대화의 분위기를 가늠해서 해석을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대화 속 have, to, that 이런것들을 캐치하지 못하고 흘려 듣고 있었던 거다.

듣기는 곧 말하기 실력으로 이어진다는 걸-다시금 깨닫고 '영어리스닝' 공부를 시작했다.  

총 35챕터로 영화나 미드 속 대사가 인용되어 나온다.

미드 대사 장면은 프렌즈나 모던 패밀리가 자주 등장한다. 실전에 쓸 수 있는 용어나 대화체여서 알아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 같았다.


MP3 듣기 파일을 다운받지 않고도 QR코드 스캔으로 MP3파일을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파일 다운받으려면 회원가입해야 하는 귀찮은 과정이 없다ㅎ

대화 속 보충 설명이 나와 있어서 대화의 분위기를 미리 이해할 수 있었다.


단어&표현체크와 대화문 체크가 나온 후에 발음, 연음 체크가 나오는데 이 부분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연음 체크!

must have 는 머스태브, might want to 는 마이워나

wanted to는 워니루, want you to는 원유루

알게 모르게 연음부분을 인지하지 않고 똑바로 발음하려고 할 때가 있어서 내가 연음이 약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to 의 대부분의 발음이 '루'로 발음되는데 리스닝할 때 귀 기울여 잘 들어봐야겠다.

기본적인 리스닝 공부에 대한 책이었지만 미드 대사를 인용했기 때문에 재밌게 공부 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영드버전으로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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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싫어서 - 퇴사를 꿈꾸는 어느 미생의 거친 한 방
너구리 지음, 김혜령 그림 / 시공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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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직장인으로 시작하여 미생을 거쳐 퇴사, 그리고 백수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회사가 싫어서》.


회사를 다니면서 지옥철도 겪어봤고 아침 회의, 팀내 어른들과 같이 먹는 점심 시간도 겪어봤다.

일을 하면서 열심히 일한 결과물에 보람을 느낄 때도 있었고 내 맘같지 않은 일들에 속상했던 적도 있었다.

정주지 말아야 할 회사라지만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과 일할 때는 재밌었고 반대로 눈 맞추기도 싫은 사람과 일해보기도 했었다.


때로는 너무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보람 찬 일들이 회사 생활, 사회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싫어서》에서 보는 미생의 스토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너무 힘든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와서.. 보람을 느끼거나 고마웠던 일들은 없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퇴근 후에는 제발~부장님은 가족 같은 분이셔서 그런지 주말에 유독 전화를 많이 하시네.

부장님은 바보야. 주말에도 퇴근 후에도 나만 찾는 바보 (p.59)"

그림체와 글이 웃프다ㅠㅋㅋ

요즘 카카오톡 채팅방에 회사 그룹방이 있다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주말에도 띵똥띵똥 울리는 카톡이라니..조금 무섭다.




 "뭐가 두려운 걸까.

 ​참 싫지만 내려놓기 아쉬운 직장인이라는 타이틀. 적지만 매달 들어오는 일정한 금액의 돈.

 다른 걸 움켜쥐고 싶은데, 당장 먹고살 돈이 없어 굶어 죽을 리도 없는 상황에서 난 뭐가 그리 두려운 걸까? (p.74)"


 

직장인 대부분이 월급의 유혹(?)에서 하고 싶은 일과 꿈을 고이 접어두고 있다.

<SBS스페셜-요즘 젊은 것들에 대한 사표> 방송을 봤었는데 꿈을 위해서 사표를 던지는 멋진 젊은이들의 이야기였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쉽게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버릴 수 없는 이유가 '회사밖이 지옥이라는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만큼 안정적이지 않을텐데 얼만큼 불안정한 시간을 버텨내야 할까. 현실적으로 살아야 할까.' 등 이라고 한다.

이상적인 꿈과 현실적인 일 사이에서 우리는 남들이 보는 시선을 신경쓰고, 내가 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인생 한번 사는 거 하고 싶은 거 해봐야지!' 이런 당찬 마음가짐은 현실의 벽에 부딪힐수록 점점 퇴색된다.

하지만 한번쯤은 꿈에 조금 더 욕심 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회사가 싫어서》를 읽으면서 직장인의 애환이 많이 보였지만 그만큼 작가가 겪은 힘들었던 마음들이 책에 담긴 것 같았다.

 이후에 작가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게 돼서 <회사가 좋아서> 라는 책이 나오는 반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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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 할머니 - 25세 손녀가 그린 89세 할머니의 시간
정숙진.윤여준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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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 할머니》 ​ 를 읽는 내내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가 생각났고 많이 그리웠다.

25살 손녀가 89세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책으로 만들었다. 할머니에게는 정말 뜻깊은 선물이겠구나 싶었다. 89세 할머니는 1928년생으로 일제강점기를 거쳐 8.15 해방을 겪었고 대학졸업한지 얼마 안되어 6.25 한국 전쟁까지 겪었다.


그 고된 시절을 겪었지만 일반 서민보다는 무탈하게 잘 사신 분 이였다.

의사 아버지를 뒀고 경기여고와 이화여대까지 큰 고생없이 공부를 하며 학교를 졸업했고, 대구의 피난길을 겪었지만

가족들과 흩어졌다가 금방 만났다. 중고등학교까지 다니다말다하며 농삿일로 밥벌이를 하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와는 다른 삶이었기에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그 시절 여고 생활은 이랬구나~알게 된 게 많았다.

학교에서 공부는 뒤로하고 일본군의 군복을 만들게 시켰다는 이야기.

학교 테니스장에 물이 얼면 스케이트 타는 것이 큰 낙이었다는 이야기.

조선어를 쓰지 못하게 친구들 서로서로가 감시를 해야했다는 슬픈 이야기도.


그리고 이화여대 시절에는 선을 보는 장소가 무려 '덕수궁 아니면 창경원'이었다는 이야기에 궁에서 선을 보는 장면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낭만적인 장면 같다.






나도 우리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이런 저런 이야기들, 할머니가 살아오셨던 그 시간들을 묻고 들을 수 있었을 텐데..

책을 읽으면서 볼 수 없는 할머니가 더 보고싶고 더 그리웠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손녀는 할머니께서 살아오신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이 뜻 깊었을 테고, 할머니도 손녀에게 그동안

이렇게 살았단다~라며 이야기하고 그 시간들이 책으로 엮여진 것에 대해 뜻 깊으셨을 거 같다.

한 편의 자서전이 만들어진 거니까.. 책의 내용보다는 이 책이 만들어진 그 과정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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