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하여 톨스토이 사상 선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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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하여
레프 톨스토이 (지음) | 이강은 (옮김) | 바다출판사 (펴냄)


러시아의 대문호로만 알아왔던 톨스토이에 대해서 감탄을 아낄 수 없는 독서였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세계관'이라는 것이 있고, 그 세계관에 입각한 글쓰기 때문에 독자 또한 세계관이 비슷한 작가의 글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인생에 대하여>를 읽으며 톨스토이가 바라보는 인생관은 여느 철학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닌 어디까지나 자신의 인생관이긴 하지만.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이 진리에 대해서는 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지, 타인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지는 않는다. 간혹 지나친 희생과 이타주의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도 타인의 행복을 보며 자신이 행복감을 느낀다는 점에 대해서는 결국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것과는 반대로 타인의 행복을 빼앗아 자신의 행복으로 갈취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닌 거짓 행복이라고 톨스토이는 말하고 있다. 내가 남의 행복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은 타인도 나의 행복을 빼앗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존재에 의해 언제든 박탈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내세를 위한 삶은 현재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든다.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한다면 이 세상 모두가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할 것이므로 그 또한 무의미 해진다. 
생명을 가진 모두는 자신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지만 결국은 서로 의존해 있기 때문에 관계 안에서만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명을 출생과 죽음 사이로만 인식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답이 없는 모순 속에서 답을 찾는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종교와 철학, 과학과 지식. 인생의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그렇다면 산다는 것은 무얼까?
단순한 생명 활동을 넘어선 이성적 판단.

《51. 인생이 무엇이며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파도 위에서 아무런 방향도 없이 떠다니는 사람이 자기가 가야 할 방향으로,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와 다를 바 없는 일이다.》

​《78. 인간에게 이성은 하나의 법칙이며, 인간의 생명은 그 법칙을 따라 완성되어진다.》

《96. 사람은 동물성을 복종시키는 이성적 의식으로서, 이성적 의식에 복종하는 동물성으로서, 동물성에 복종하는 사물로서 세계를 인식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리가 먼저 인식해야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이다.

​동물적 개체성은 생명의 도구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동물적 개체성은 행복을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지 그 자체를 포기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성적 의식으로 할 수 있는 감정적 활동은 사랑이 대표적이고, 사랑은 타인의 행복을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는 위대함 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면 동물과 구별되어지는 이성과 사랑에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한 통찰과 사랑이 전제된 사랑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이룰 수 없는 동물적 개체의 행복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 그래서 힘든 것이다. 동물적 개체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기의 동물적 행복을 위해 타인을 강제하고 착취하기에 위험해 질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죽음을 인식하는 사람은 없다.톨스토이는 그러므로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알지 못하는 것이기에 두려운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인간은 무지에서 오는 공포를 더 두려워하니 말이다. 동물적 죽음이 아닌 진짜 죽음은 진정한 생명의 행복이 더 이상 증대될 수 없을 때 뿐이다. 톨스토이는 인생을 생명, 사랑에 집중해 보고 있지만 이 둘 모두 '나와 다른 존재 간의 관계' 안에서 이성적 의식이 함께 일 때 더 빛난다.
행복에 이르기 위한 인생, 어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바다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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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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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펴냄)


보통의 다른 단편들에 비교해도 현저히 짧은 단편들이다.
그럼에도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주는 철학적 깊이는 장편들과 나란히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깊이에의 강요]

《당신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

처음에는 듣고도 잊어버렸던 말이 여러사람들의 입에 오르자 깊이에 대한 그녀 자신의 평가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다. 
남의 말을 특히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의 말을 뜻도 모른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 그렇게하면 덩달아 전문가처럼 보이고 지식이 풍부하게 있어보인다고 여기는 걸까? 그녀는 남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자신의 작품에 확신이 없었을까?

《139미터 높이의 방송탑에서 투신한 그녀는 바람에실려 탑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넓은 귀리밭을 가로질러 숲 가장자리까지 날려 가 전나무 숲속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그녀는 즉사했다.​》

바람에 날려갈 정도로 내면이 텅 비어버린 탓일까? 그 가벼움에도 즉사한 그녀의 사망 원인은 추락이 아닌 공허,자괴감 이었을 것이다. 비슷한 책 제목이 떠오른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닿는다고 얘기했던 그 평론가는 그녀가 죽자 태도를 바꾼다.
소박하게 보이는 그녀의 초기 작품들에서 이미 충격적 분열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그림은 변함이 없는데 상황에 따라 다른 해석이라니!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는 그 깊이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죽음으로까지 몰고가서야 느닷없이 보이는 깊이라니!


[승부]

외모로 그 사람의 실력을 짐작한다. 무식하리만치 단순함이 주는 대범함을 무언가 작전이 있을거라고 체스판에 모인 구경꾼들은 한마음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적으로서 체스를 두는 장 까지도.
도전할 수 있는 젊음이라는 무기와 연륜이 주는 진지함, 그리고 용기도 진지함도 없는 구경꾼.
어떤 모습으로 삶을 대할 것인가?
뒤엎고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젊음이 주는 특권일 것이다.
자신이 졌다는 표시로 킹을 쓰러뜨리는 것은 아주 무례하고 상스러운 행동이었다. 뒤늦게 체스 게임을 전부 뒤엎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무례를 저지르고는 그 젊은이는 눈길한번,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 승리가 장에게는 그의 생애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것이 되었다.그것을 피하기 위해 체스를 두는 동안 내내 자신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낮추고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풋내기 앞에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장은 자신이 오늘 실제로는 패배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문학의 건망증]

감명깊게 읽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누구였더라? 무엇이었더라? 하는 건망증.

《69.곧 나는 좋은 책을, 그것도 아주 썩 좋은 것을 집었다고 깨닫는다. 그것은 완벽한 문장과 지극히 명확한 사고의 흐름으로 짜여있다. 결코 알지 못했던 흥미 있는 지식으로 가득 차 있고 굉장한 놀라움이 넘친다. 유감스럽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책 제목이나 저자의 이름이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72. 알렉산더 대왕의 전기. 언젠가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었었다. 지금 나는 알렉산더 대왕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면 어떠한가? 읽은 책 또 읽으며 나이 들어감에 따라 매번 다른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책도 있으니!
기억하고 외우기 위해 읽는 것은 아닐 것이다. 느끼고 깊이 생각하고 간접 체험해 본 것만으로 충만하지 않을까?
문학을 비롯한 독서의 건망증이 비롯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에 위로가 된다.
독서는 서서히 스며드는 활동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말에도!
독서가 아니라면 무엇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열린책들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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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지금은 나 자신을 사랑할 때 - 프로이트처럼 살아보기 : 일곱 가지 인생 문제를 분석하다 매일 읽는 철학 3
멍즈 지음, 하진이 옮김 / 오렌지연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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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지금은 나자신을 사랑할 때 
멍즈 (지음) | 하진이 (옮김) | 오렌지연필 (펴냄)



​사춘기 시절 읽기를 시도 했었던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누런 재생지에 세로줄로 드물지 않게 한자와 섞여 출판되었던 그 책은 내가 읽기엔  너무 어려워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쭉 잊고 있었다.
<프로이트,지금은 나 자신을 사랑할 때>로 만난 프로이트의 사상은 그때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프로이트, 지금은 나 자신을 사랑할 때>는 프로이트의 일화를 중심으로 어떻게 프로이트가 자라왔는지, 어떤 분위기에서 교육을 받았는지, 그의 세계관과 철학을 생겨나게 하고 자리잡게 한 배경을 보여주며 심층 철학서는 아니지만 철학에 거부감이 일지 않게 접근한다.

​유대인이었던 부모님. 강압적인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여동생들은 오빠인 프로이트를 존경하고 부러워했다.
정신분석학에서 마더 콤플렉스, 나르시시즘의 개념을 만들때 오이디푸스,나르키소스 등 서양 문학 작품과 신화를 인용했다. 폭넓은 지식이 또다른 지식의 토대가 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책을 좋아했던 프로이트에겐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정신분석 심리학의 주요기본은 자신감이다. 프로이트 자신이 깊고 폭넓은 지식으로 자신감을 가진 것은 물론이다. 유대인이란 이유로 가진 불평등과 제약도 많았다. 법학을 전공해 정치가가 되고 싶었지만 유대인은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없었기에 의학을 연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런 불합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이트를 영영 만나지 못할 뻔 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철학과 정신 분석학까지 가늠해 본다면 아찔해지지 않을 수 없다.

​유대인이란 이유로 정치를 포기했듯이 의학에서도 빈곤한 형편으로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마르타와의 안정적인 가정을 원했던 그는 전문 인력이 많지 않았던 신경학을 선택했다. 명성은 높아졌지만 연구자료가 많지 않았던 분야라 배움이 더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프로이트에게 행운이 되어주는 스승, 브뤼케 교수가 있었다. 요즘은 운도 능력이라고들 한다. 운이라는 것이 아무에게나 오지 않고 온다해도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럴 것이다. 프로이트는 언제나 스스로가 준비되어 있는 자였다. 그런면에서 프로이트는 재능만큼이나 운에 있어서도 능력자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프로이트가 환자들을 치료하던 방법은 당시 권위적이고 보주적이던 의학계와 반대에 부딪히며 인정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결코 타협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굳히며 '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을 창시하였다. 자칫 플라톤의 사상을 따라 철학으로 흐를 뻔 했지만 그의 그런 고뇌와 연구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심리학은 존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자기계발과 인간 관계등 정신 질환이 아니더라도 정신분석학이 영향을 미치는 심리학의 세계는 얼마나 방대한가!

프로이트의 저서 <꿈의 해석>는 다윈의 <종의 기원>과 코페르니쿠스의 <천체 운행론>과 더불어 인류의 3대 사상 혁명의 책으로 불리며 인류에게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프로이트가 정신 분석학의 이론을 획립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심리학과 정신 세계는 아직도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얼핏봐도 프로이트의 연구와 사상은 철학과 많은 부분 맞닿아 있다. 특히나 소펜하우어의 사상과 견해가 비슷하다고 프로이트 자신이 인정하기도 했다. 이전의 철학은 종교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과학을 기반으로 한 철학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무신론자 이기에 가능했던 걸까?
서른 세번이나 노벨상 후보에 오르고도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역시 천재는 당대에 인정받기가 어려운가 보다. 그러나 우리는 (혹은 나는) 숱한 노벨상 수상자는 알지 못하지만 '프로이트'는 알지 않는가! 
소프트한 심리학 서적이 취향이라 많이 읽어왔는데 이번 기회로 '꿈의 해석'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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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1차 세계대전 - 유럽의 종말과 새로운 세계의 탄생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1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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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1차 세계대전 
A.J.P.테일러 (지음) |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펴냄)



​'사라예보 암살사건'.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던 이 사건은 학창시절 시험문제로 자주 등장하던 소재였다.
스치듯 지나갔던 세계사의 한 줄로 남은 사라예보 사건은, 오래전 사랑을 위해 왕위를 포기했던 에드워드 8세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아내를 사랑했던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신분이 낮았던 아내와 동행할 수 있었던 유일한 군 관련 행사였다. 제1차 세계대전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지만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던 발칸 지역에서 전쟁의 도화선이 된 이 사건은 개인에게는 엄청난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각국의 위협적인 허세와 위협만으로도 가시적인 평화유지가 가능했었지만 독일군의 동원이 전쟁으로 이어지며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이름의 이 전쟁에 모두 공동의 대의를 위해 힘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단호하게 중립을 원했다.
제1차 세계대전은 군수품을 소모하는 전쟁이었다. 이로 인해 산업혁명 수준의 변화가 요구되었다.
아무도 전쟁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묻지 않았다. 독일인들은 이기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고, 연합국은 지지 않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 동맹군들과 함께 수행하는 전쟁은 각국의 이익과 개인의 야망으로 복잡하게 얽혀버렸다.

​전쟁은 밀고 밀리는 가운데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교착상태를 타개할 다른 방법은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장군들이 폭격의 강도를 높여 적 방어선에 구멍을 낸다는 계획은 보병들의 진군 속도를 늦춰놓는 현실을 초래했다. 탱크와 독가스를 만들어 사용했지만 양측이 방독면을 갖게 되자 보병의 불편함만 늘었다. (실전보다 이론에만 앞선 고위지도자들의 탁상공론은 언제나 실무자들을 괴롭게 한다.)
전쟁이 장기화 되어감에 따라 군수공장에 여성들이 투입되었고, 그에 따라 여성의 복장과 사회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독일을 상대로 강대국 넷이 전쟁을 치루고 있었지만 정보교환도 없고 계획 조율도 없는 이름뿐인 동맹이었다. 목표물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인명 살상을 위해, 영예를 얻기 위해 싸웠다. 이제 전쟁의 목적은 사라졌고 전쟁 자체를 위한 전쟁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 하는 경쟁이었다.
민간인들은 전쟁이 자신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다. 친구와 친척들이 사상자의 명단에 올랐고, 물가가 상승했다. 인플레이션과 매점매석, 몇몇 나라에서는 식량배급이 이루어졌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공정한 중재자가 되기 위해 중립을 지켜왔다. 연합국은 미국을 끌어들이길 소망했고 독일은 미국의 중립을 원했다.

​1917년 말 유럽의 한쪽 끝에는 완전히 새로운 사상과 통치 체제인 볼셰비즘이 있었고 다른 한쪽 끝에는 미국이 있었다. 레닌과 월슨은 지상낙원, 유토피아를 설파하며 세계사의 시대를 열었다.
미국인들은 참전하기를 가장 원치 않았으나, 일단 참전하자 가장 잔인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했다. 공장들이 영국과 프랑스의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연장 가동을 하므로써 경제는 활황을 맞았다. 번영을 지속하기 위해 미국은 전쟁에 참전했다.
레닌은 독일의 패배나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관심이 없었다. 그는 현존하는 모든 정부를 전복하고 국제 사회주의를 세우기를 원했다. 상류층은 전쟁이 계속되길 원했고, 보통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기를 바랐다. 레닌은 보통 사람에 속했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떨어져 나갔다. 나중에 등장하게 될 철의 장막이 이미 형성되고 있었다.
전쟁은 이제 축을 중심으로 돌았다. 러시아가 나갔고 미국이 들어왔다. 새로운 무기와 원칙들이 세계를 휩쓸었다. 

​여태까지 가장 적은 짐을 지고 가장 조금 싸웠던 미국이 연합국과 적국 모두에 강화의 조건을 부과했다. 강화 협상보다 휴전을 주장한 루덴도르프는 자신이 막아보고자 했던 패배를 안았다. 휴전 협정으로 독일인들은 엄청난 양의 전쟁 기재와 함대 대부분을 넘겨야 했다.


전쟁에 관해서라면 전쟁 영화도 보지 않는 나는 세계대전의 디테일은 잘 알지 못한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투와 참모들, 지도자의 이름이나 지역,연도 등도 잘 알지 못한다. 이 한 권의 독서로 '이제는 알겠다'라고 말할 순 없지만, 공교육을 통해 알아왔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이해관계와 복잡함이 있었던 전쟁이었고, 공로를 차지하기 위한 몇몇 고위 지도부의 이기심과 시기심에 많은 목숨이 버려졌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식민지 쟁탈을 위한 전쟁으로만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실상 <제1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적은 짐을  지고 가장 적게 싸운 미국이 강대국으로 급부상하며 체제라는 두 축이 형성되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배워 갈수록 새삼 나의 무지가 얼마나 컸었는가를 깨닫는 독서이기도 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페이퍼로드로부텨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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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02 : 모래시계 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4
로버트 바 외 지음, 이정아 옮김, 박광규 / 코너스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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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의 고전들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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