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미술관 - 하루 1작품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 Collect 5
이용규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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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이용규 외4인 (지음) | 동양북스 (펴냄)

서양의 미술 작품들을 보며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글로 표현해내는 문학 작품 못지 않게 감추어진 상징과 비유, 풍자들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

당시 시대의 정치적 분위기와 유행을 비롯, 사랑과 결혼에 대한 사상과 철학마저도 엿볼 수 있으며, 예술적 아름다움은 물론이거니와 풍습과 풍속, 역사의 흐름까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역사가 당쟁과 외세 침략이 주를 이루는 역사라면 서양의 역사는 종교와 관련되어 큰 줄기를 이루며 흘러왔다고 볼 정도로 종교는 서양의 역사와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16세기 로마 교황청은 교황과 성직자들의 탐욕과 문란한 생활로 인한 권위의 상실을 그림으로 막아보고자 했으며 그렇게 등장한 것이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의 바로크 미술이었다. 예술에 끼친 종교의 영향이 과연 적지 않다.

지금까지의 명화에 대한 내 개인적인 감상은 예술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에서 주입식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주된 시각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이나 사실적 묘사라는 의의 외에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와 <올랭피아>는 당대 부유층의 퇴폐적인 사생활과 그들에게 잘보여 신분 상승을 꿈꾸는 여성들을 비꼬며 조롱하고 있었다.

마네를 추종하던 신진 예술가들이 모여 전시회를 열었지만 실패하고, '루이 르로이'라는 비평가는 "한순간에 스쳐 갈 허무한 것이나 다루는 한심한 화가들"이라며 인상주의자들이라고 조롱했다.

비록 비평가가 조롱하려고 만든 말이었지만 그 곳에 모인 대부분의 화가들은 그 표현이 마음에 들어 자신들을 '인상파'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미술사에 큰 줄기가 되어왔다.

이전까지 서양의 누드화는 신화 속의 여신들이었다. 암묵적으로 여신의 누드화가 허용되던 시절에도 카톨릭 국가였던 스페인은 여신의 누드화조차도 허용치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린 고야의 <옷 벗은 마야>는 종교 재판에 끌려갈 정도로 수난을 겪었다. 작품 속 마야는 노골적이었고 당당한 자세에 뻔뻔한 시선으로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다.

60년 후의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이 화두에 올랐던 것을 보면 고야의 <옷 벗은 마야>는 얼마나 과감한 시도였는지를 알 수 있다. 예술사에 있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논란을 가져오는 일이 많았다.

미술사 관련한 다른 책들에 비해 그림이 많으면서 흔히 보지 못했던 명화들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설명과 해설이 자세하고 쉬워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코로나19로 공공장소에 가기가 꺼려지는 요즘, 집에서 즐기는 미술관 관람이 모처럼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동양북스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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