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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날, 응급 편의점으로 오세요 ㅣ 문학의 즐거움 74
이알찬 지음, 모차 그림 / 개암나무 / 2025년 3월
평점 :
개암나무 출판사의 문학의 즐거움 74번째 이야기는 이알찬 동화 작가의 ‘마음이 아픈 날 응급 편의점으로 오세요’이다. 책에 담긴 여섯 편의 단편 동화는 내게 긴 울림을 주었다. 앉은 자리에서 여섯 편의 동화를 읽는 동안, 할머니도 만나고 외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었다. 애지중지 나를 아껴주셨던 할머니, 외가에 가면 나를 늘 무릎에 앉히곤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주셨던 외할아버지. 그 순간들이 꿈결처럼 떠올라, 책을 읽고 나서도 마음이 오래 따듯한 숨을 쉬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마음일까, 하루라도 빨리 함께 나누고픈 생각이 쑥쑥 자랐다.
가족과의 헤어짐은 생각만해도 눈물이 난다. 언젠가는 헤어질 우리이기에 누군가는 늘 이별을 생각해야한다고도 하지만, 왜 그래야할까 생각한다. 이별보다는 행복했던 순간을 더 오래 떠올리는 것이 좋지 않던가.
책 소개를 하며 아이들에게 꼭 엄마 아빠와 함께 읽어보자는 말을 했다. 단편 동화이니, 하루에 한 편씩 부모님과 같이 읽고 잠시라도 생각을 나눠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새하얀 눈꽃송이처럼 어여쁜 우리 아이들은 나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네!”라는 답을 했다. 특히 여자 아이들은 겉표지를 보자마자 자기 스타일이라며, 근데 이 여자애는 왜 우는 거냐며 내게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궁금함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간질여주길 남몰래 빌었다. 내가 느꼈던 그 마음을 우리 아이들도 느껴주길 바라며 말이다.
여섯 편의 단편 동화는 ‘가족’을 주제로 한다. 그리고 가족이니까 무조건 사랑하고 아껴야한다는 진부한 메시지가 아닌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이알찬 작가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보았다. 우리 아이들이 여섯 편의 동화를 읽으며 더 건강한 마음을 가질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여섯 편의 동화 중 어느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나의 물음에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꼭 골라야해요? 다 좋던데…”
아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아이들이 답을 이어갔다. 실로 오래간만에 활기가 차오르는 순간이라, 뿌듯한 눈빛을 가득 담아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쌤 맞아요! 어느 한 가지 고르는 건 곤란해요. 저도 다 좋았거든요.”
“맞아 맞아! 저도요. 선생님 근데요, 선생님은 어떤 게 제일 좋았는데요?”
‘헉!’
순간 당황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아이들에게 이심전심이라 말해주었다.
오래오래 기억에 담아두고픈 작품을 만났다. 단편 동화가 주는 울림이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되었다고 할까.
이알찬 동화 작가가 들려주는 다른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보아야겠다. 물론, 우리 아이들과 함께!
마음이 아픈 날, 지친 오늘에 따뜻한 충전이 필요한 날 두고두고 펼쳐보고 싶은 동화 <마음이 아픈 날, 응급 편의점으로 오세요>를 통하여 우리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길 빌어본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