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이돌
김혜정 지음, BF. 그림 / 김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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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DNA에서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주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
더불어 운 좋게 한국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이라는 신인류가 태어나는 시기에
10대 시절을 보냈다.
자동적으로 1세대부터 현재의 4세대까지
내 삶에 아이돌은 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동반자 같은 존재였다.
자칭 아이돌 박사로서 이 타이틀과 표지를 보는 순간
서평단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이 저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이거 거부할 수 있겠어요?
못하죠, 암요.

우리의 주인공은 아이돌을 꿈꾸는 소년 '오늘'입니다.
성이 '오', 이름이 '늘'.
국내 초일류 기획사인 '드래곤 시티' 오디션에 합격하여
연습생이 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연습생이 되기 위한 주인공의 노력,
연습생이 되고 난 후부터 끊임없이 계속되는 경쟁,
아이돌 업계의 그늘,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수많은 루머와 오해들 등
K-POP 산업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조금 무거울 수 있는 소재도 있지만 너무 어둡지만은 않게
저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루만져 줍니다.

이렇게만 봐도 대단히 흥미로운데
엄청난 맛도리 재료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무기 전설!
캬!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나요, 작가님?
짝짝짝, 연속 박수를 보냅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의 '오늘'이는
과연 무사히 데뷔를 할 수 있게 될까요?
자, 이리 와서 같이 페이지를 넘기며 직접 확인해 보시죠.

덧붙임, 책에는 표지와 결을 같이 하는
아름다운 아이들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어
비록 2D라고는 해도 보는 눈이 매우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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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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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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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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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뻐렁쳐서 몇 자 적어본다.

새로 나온 김금희 작가님의 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방금 다 읽었다.
40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도톰한 책이지만 정신없이 읽어 내린 며칠이었다.

아마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를 시작으로 작가님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에 발표되는 작품들을 거의 다 읽었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나의 사랑, 매기
크리스마스 타일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그리고 이 책.

책장을 덮고 나니 조금 울고 싶어졌다.
작가님의 책들은 늘 내게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는 특히나 전작들과는 다르게
실제 역사에 대한 사전 조사가 많이 들어가
정말 고생이 많이 녹아든 작품이라는 게 문장 사이사이에서 느껴져
나도 모르게 자주 페이지를 쓸어내렸다.

독서 기간 동안 더 글로리 속 문동은과 집주인 할머니가 생각났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동은에게도 집주인 할머니가 좋은 어른이 되어주었듯
소설 속 영두에게는 낙원하숙의 할머님이
산아에겐 영두가 알게 모르게 좋은 어른으로 그들의 등 뒤를 지켜준 것만 같아서.

정식 리뷰는 다시 쓰겠지만 우선은 마음이 너무 일렁여서 짧게나마 감상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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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이 우주입니다 - 안과의사도 모르는 신비한 눈의 과학
이창목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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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자라는 내내 인터넷의 눈부신 발전의 영광을 누린 죄로
고등학교 때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며 겪은 두통과 흐리멍덩한 시야가 그러했고,
시도 때도 없이 안구를 찔러대며 자라는 속눈썹이 그러했고,
환절기 때마다 올라오는 알레르기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가려움과 결막염이 그러했고,
몇 년 전부터는 눈앞에 날벌레들이 여럿 날아다니는 비문증 또한 그러하다.
지금도 고생은 진행 중이고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아, 옛 어른들이 말하던 오복 중에 하나인 눈!
왜 나는 이다지도 그 복을 못 타고 태어나 이리 삶이 고달픈가!
오늘도 투덜투덜 투덜이 스머프다.

하여 눈에 대해 생각할 때가 많았다.
무언가를 보고 뇌가 그 형체나 빛을 인식하는 과정에 대해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과학 책의 그림을 떠올려본다거나
여러 형태로 일렁이는 이 비문증의 형상은 내 눈에 어떤 흔적이 남았기에 이리 보이는가, 하는 식이다.

그러다 이 책 <내 눈이 우주입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눈에 대한 생각은 자주 하면서 한 번도 제대로 눈에 대한 책은 읽은 기억이 없었다.
그래, 이참에 한 번 너란 녀석을 열심히 파보자! 싶어 책을 펼쳤다.

이창목 저자는 실제 안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믿음이 팍팍 갈 수밖에 없으나 간혹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전문가적인 문체로 써버려
나 같은 일반인은 이해가 어려운 글들도 여럿 봐온 바 살짝 겁을 먹고 시작했다.

책에는 우선 컬러 사진이나 도표 등이 많이 실려있어
문장에 대한 이해를 쉬이 도와주었고
저자도 가능한 한 비전문가인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풀어쓰고 예시를 드는 등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낮춰주었다.
더불어 한때 세간의 화제였던 드레스 색 논란에 대한 이야기나
왜 매번 셀카는 이상하게 나오는지,
왜 안약은 꼭 흔들어서 넣어야 하는지,
뽀로로가 물안경을 쓰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등
흥미를 확 끄는 주제들도 들어 있어
38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두툼한 책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 독립된 내용으로 전개되므로 어디를 어떻게 펼쳐 읽어도 무리가 없다는 것도
편견의 허들을 낮춰줘서 좋았다.

눈에 대해 나처럼 궁금증이 많은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봐도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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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정지혜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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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절벽으로 절경을 이루는 '목야'라는 섬을 아세요?
이 책은 그 섬에서 일어난 3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은의 방
강과 구슬
이설의 목야

개별적으로 보이는 흐트러진 이야기의 퍼즐들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고
책을 덮을 무렵에는 하나의 커다란 그림이 됩니다.

누구나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붉은색 표지에
물가에서 얼굴을 반쯤 내밀고 있는 검은 머리의 소녀가 그려진 표지.
예, 사실 책을 읽을 때마다 자꾸만 눈이 마주쳐
오싹한 기분에 포스트잇으로 얼굴을 가리고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그저 무섭기만 한 이야기가 아님을 금방 알게 됩니다.

처음 실린 '지은의 방'의 지은은 부모와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육지로 공부하러 나갔던 아빠가 어린 엄마를 만나 대학생 때 사고를 쳐 지은이 생겼고
둘은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아이만 덜렁 목야의 할아버지에게 맡깁니다.
지은은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부모는 억지로 목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지은의 소중했던 평온은 깨졌습니다.
부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네가 목야로 내려오자고 한 거 아니냐고 서로를 탓하며 지겹도록 물고 뜯습니다.
그들에게 지은은 무한한 애정을 쏟아부어야 할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지은에게도 그들은 부모다운 부모가 아니었고요.
책 곳곳에 부모를 향해 저주 같은 말들을 퍼붓는 대목이 많습니다.
이건 좀 심한데 싶으면서도 저는 그 문장들에 크게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텅 비어버린 지은의 마음을 저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태풍이 오던 밤, 친한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지은은 강령술을 시도하게 되고
그 목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를 흘리며 그것은 지은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유혹합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지은은 그토록 원하는 평온한 아침을 얻게 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게 여간 슬픈 게 아닙니다.

다음 이야기 '강과 구슬'에서는 어릴 때 사고로 동생 한이를 잃은 강과
구슬이라는 혼, 그리고 구슬이를 데리고 무당 일을 보던 구슬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어느 날 구슬 할머니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어 강을 찾아와 구슬이를 찾아달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강은 혼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은 죽은 동생 한이 집 마당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기도 합니다.
구슬이는 할머니 곁을 맴돌지만 할머니는 그 사실을 모르고
강은 자신의 능력을 숨기느라 할머니와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되풀이 중입니다.
초원은 강의 유일한 친구로 목야로 이사 온 사람이며
강의 가족들이 한을 잃었을 때 유일하게 섬에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목야에서 1년에 1번 열리는 목야제를 기점으로 크게 출렁입니다.

마지막 이야기 '이설의 목야'에서 화자 설은 자꾸만 가위에 눌리는 남편이 고민입니다.
그러던 중 '목야'에 용한 무당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곳을 찾게 됩니다.
무당은 설에게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고 운명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오래 가지고 있던 거북이 인형을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며
설을 데리고 오래되어 낡고 초라한 집 앞으로 데려갑니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라고 말하면서요.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결핍과 상실 때문에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아프다고, 슬프다고, 힘들다고 제대로 내뱉지도 못하고 속이 곪아가고 있습니다.
그 비탄과 멍울들이 얽히고설킨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매우 좋았습니다.
뭐가 그리 좋았느냐 물으면 글쎄요.
그저 자꾸 제 마음이 철 가루가 되어 책의 자력에 끌려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마음속 커다란 블랙홀이 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품었던 구멍과 잘 맞았기 때문이려나요.

관심이 가신다면 꼭 일독을 권장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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