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한계를 부수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망치
로저 본 외흐 지음, 박종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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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헤라클레이토스라는 철학자와 비지니스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이 책을 엿보게 되었다. 최근 비지니스의 흐름이 원가 절감에서 생산성 향상, 고부가 가치 창출로 변화하면서 창의성, 두뇌과학 등과 같은 주제의 책들이 간간히 출간되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말도 이제는 옛날 말이 되었고, 얼마나 주어진 시간을 고도의 두뇌 플레이를 통한 창의성이 가득한 일로 가득 채울것이냐가 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즉 업무 성과에 대한 측정을 양(Quantity)에서 질(Quality) 그 다음으로 도구(Implement) 즉 시스템을 통해서 하게 되는 시대가 왔다. 이런 관점은 어디까지나 나의 관점이다.

아무튼 이런 점에 비춰봤을때, 창조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하이 레벨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도구를 담금질 할 수 있는 몇가지 중요 명제들을 이 책은 헤라클레이토스의 30가지 경구를 통해 연마해 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저자의 사고 방식을 배우고, 나아가 과거의 좋은 사례를 배우기에는 아주 안성 맞춤인 책이다. 논리 그리고 상상이라는 것도 어차피 역사의 산물, 문화의 산물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역사와 문화를 바탕에 깔지 않고 더 이상의 독창적인 것은 배척당할 수 밖에 없고, 배경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역사적 문화적 논리와 근거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인것 같다. 헤라클레이토스의 망치는 그런 점에서 철학적 논리를 가르쳐 주는 아주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들이 당신의 생각을 너무나 엉뚱하고 황당하다고 배척한다면 당신은 충분히 과거의 아주 유명했던 현자 헤라클레이토의 30가지 경구를 통해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혹 설득하지 못한다면 이렇게 치부해 버려도 된다. 너희가 과연 철학을 알고 역사를 알고 논리를 아느냐 하고.

이런 생각을 공공히 하고 이런 내 생각을 신념을 가지고 밀어낼 수 있는 바이블로서 이 책은 손색히 없을 듯 하다. 창조성을 생산해 내기 위한 도구를 단련시키고자 하는 당신이라면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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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프랑스아 자콥, 이정희 옮김 / 궁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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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속 표지는 오렌지 색이다. 그리고 책 크기는 조금 다른 책에 비해 작다. 책 제목을 처음 접했을때는 왱왱 날아다니는 파리 그리고 찍찍거리는 생쥐 마지막으로 인간 이들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만 차츰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 속에 많은 관계와 공통점이 생물학적으로 또 유전학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솔직히 나 같이 비전공자인 사람이 그저 막연한 호기심 만을 가지고 읽기에는 조금은 어려운듯 싶다. 책 속에 소개하는 여러 생물학적인 논쟁들과 역사적인 사실들이 조금은 딴 나라 얘기처럼 들릴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인간복제까지 들먹거려지는 현재 유전학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가져다 준다면 조금은 위안이 될까 모르겠다. 아무튼 다른 책들 읽어보고 한번 더 정독을 해보야 할것 같다. 일단 간단하게 나마 이 책이 말하고자하는 핵심만을 요약해보면 다음의 두 구절도 요약할 수 있겠다.

★우리를 포함하는 이 세계를 일종의 레고놀이에 비유. ★생명계의 모든 다양한 현상이 결국 동일한 핵산과 단백질의 서로 다른 결합과 중첩에 의한 현상.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파리 든 생쥐든 그렇지 않으면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든 이 모든 생명체는 결국 동일한 핵산과 단백질이 우째우째 결합된 것이고 그것이 서로 쌓이고 쌓여 결국은 파리든 생쥐든 인간이 되었다고 말하는것 같다. --나도 이책에 대한 이해가 짧아서 뭐라 자신있게 말할 처지는 안된다. 아무튼 파리와 생쥐는 그 자체만으로도 생물학과 유전학을 발전시키는데 좋은 도구가 되었다. 어쨌든 감사해야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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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이주헌 감수 / 예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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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수녀님이 풀어가는 이야기는 참 쉽고 깔끔하다. 아니 아주 정확하고 철두철미 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의 눈은 그냥 보통 사람이 가지는 눈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의 경우 웬디수녀님처럼 그림을 보려면 한 그림에 30분정도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된다면 그림보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큰 노동처럼 느껴지겠지... 하지만 내가 그에게 배운게 있다면 그림이란 것이 그림을 그린 사람과 그림의 주제가 되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물과 그 주변에 수많게 늘린 그냥 쉽게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는 아주 작은 물건 하나까지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수 없고 찬찬히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같이 작은 눈을 가진 사람은 1시간이 걸리는 작업 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책은 도시별로 한 작가에게 편중되는 것이 아닌 고루고루 르네상스 부터 20세기초반 작품까지 다양하게 망라하고 있다. 수녀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색채가 짙게 느껴지느 것도 아니고 정말 누구 말대로 인심좋은 이웃집 아주머니가 나와서 세상사는 이야기와 그림 얘기를 덧붙여 부담되지 않게 술술 풀어주는 느낌이다.
보통의 그림 소개가 전문가에 의해 쓰여진 다소 어려운 느낌의 글들이 있었다면 웬디 수녀님의 책은 참 쉽다. 그냥 그림 한번 보고 한 문장 일고... 그걸로 충분하다. 더이상의 사유는 그림을 즐기는 것에 방해가 될 뿐이다. 단 놓치지 말아야 할것은 수녀님의 눈길 가는 곳 마다 우리의 눈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의 눈도 가져본다면 금상첨화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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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황홀 - 윤광준의 오디오 이야기, 2판
윤광준 지음 / 효형출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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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깔끔하다. 맛깔스런 멋이 있다. 그림도 시원 시원하고 무엇보다 표지의 디자인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둥근 턴테이블은 한없이 굴러가는 소리와 음악의 어울림을 보여주는 것 같고, 그 옆에 미끈 하게 쭉 빠진 카트리지는 한마리의 재빠른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멋이 풍긴다. 그리고 그것을 받쳐주는 판(? 정확한 이름을 잊었다)은 정확하게 책을 반등분 해서 규격을 지워준다. 마치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수 없다는 극한의 모습을 보여주는것 처럼 말이다. 이 책의 내용과 이미지는 앞서 얘기한 모든 형용사에 다 포함되어 있다. 깔끔하며, 한이 없는, 시원하며, 미끈하며, 정확하며 등등...
이 책은 오디오에 대한 책이지만 오디오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아니 여러 사람들의 집착을 엿볼수 있다. 그렇기에 오디오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음향기기 즉 기계에 대한 관심 등이 없다면 조금은 지켜울수도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교양인문 전문출판사인 효형에서 이 책을 만든 이유는 이런 기계적인 이유보다는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집착과 사물에 대한 열정을 좀더 부각시켜보려고 했던 터일 것이다. 책의 뒷표지에 보면 저자와 성이 같은 소설가 윤대녕의 짧은 글이 눈에 들어온다. 그 역시 이책의 인문학적 요소를 잊지 않고 있으며 다른 요소들보다 한 인간이 사물에 대한 자신의 관심이 싹트기 시작해서 줄기가 굵어지고 열매를 맺기 까지의 그 일련의 과정을 살피기를 책읽기에 강조한다.

윤대녕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우리들은 필연적으로 소멸되어 가는 생을 살며, 자신을 몰두해 소멸시킬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
이 점들을 유념해서 자신의 것, 자신이 광적으로 집착할수 있는 무언가와 비교해서 읽어본다면 보다 다른 재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디오 파일(phile)이던 무슨 무슨 파일이던 몰두할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하며 황홀한 것일지도 모른다. 무언가에 몰두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많으니까 말이다.
종종 이런 얘기도 자주 듣는다. 성공하려면 미쳐라 몰두하라. 그런데 저자와 같은 파일들은 절대 성공하기 위해 몰두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것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것 뿐이다. 그저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황홀함을 만들어 내며 즐길 뿐이다. 이런 이들에게 성공이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아무튼 금전적인 성공이던, 명예로운 성공이던 아마도 파일들은 자신의 미학적 성공, 자기 만족 만을 위한 움직임만 있다. 다른 모두 돌아보지 않으며 그것만을 향해 나아간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소리의 황홀은 이렇듯 행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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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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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에 대한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으리라. 나역시 그랬으니... 그럼 먼저 인물탐구부터...

저자 스콧 니어링은 1883년 미국의 한 탄광도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며 자본의 분배문제를 깊이 연구했는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앞장서다 해직되었다. 그후 톨레도 대학에서 근무하였으나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주당하다 또 다시 해직되었다. 1917년 반전 논문을 발표하여 1919년 연방법정에 피고로 섰지만 배심원들의 30시간에 걸친 긴 숙의 끝에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사회로부터 위험분자, 과격분자로 몰려 소외를 당했다. 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니어링은 스무 살 연하의 매력적인 여성 헬렌 노드를 만나 새로운 인새을 시작한후, 메인에서 농사를 지어며 자급자족하는 생화을 하였다. 1983년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이상이 대강의 스콧니어링에 대한 삶이다. 자서전이라는 말 그대로 이책에는 저자의 그런 투쟁의 삶이 오롯이 베여있다. 만약 보다 박진감있는 개인의 일대기-영웅의 일대기를 원한다면 이책은 그렇게 큰 흥미를 가져다 주지는 못할 것이다. 나역시 지루함을 느낄만큼 저자는 자신이 걸어온 사상적 형성과정과 자신의 생각을 수많은 인용과 예시를 통해 펼쳐놓는다. 개인적으로 우매한 질문을 하자면 어떻게 이 많은 사례와 자신과 관련된 미디어자료들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게 더 궁금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저자는 어떻게 자신이 이런 길을 들어섰고, 타인이 보았을 때에는 가시밭길과도 같은 비주류의 삶을 걸어왔는지 잔잔히 설명하고 있다. 평화를 사랑하고,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허영을 비판하며, 자신 스스로 자연과 합일되는 모범적인 삶을 살며 타인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만약 그의 또 다른 책 '조화로운 삶'을 읽어본다면 그의 근본적인 생태주의 삶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리라.
아무튼 이책은 그리 쉽게 읽히지만은 않는게 사실이다. 20세기의 세계사흐름과 신좌파로서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이책을 읽는다면 그 시대를 정말 산것처럼 느끼게 될것이다. 무엇보다 이책의 감상포인트는 니어링이 지키는 신념에 대한 자세와 그의 모습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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