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클레 - 음악과 자연이 준 색채 교향곡 재원 미술 작가론 10
정금희 지음 / 재원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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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파울 클레 한사람을 위한 '제대로 된' 입문서는 이 책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구자'로서의 업적으로 치자면 이 책은 아주 칭찬받을만한 저서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어떤 면에서도 비난을 면키 힘든 졸작이다.

이것이 '전문가용'으로 씌어진건지 '대중용'으로 씌여진건지는 중요치 않다. 다만 이것이 '예술서적'임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글 수준은 전혀 예술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당연히, 어떤 거창한 의미의 '예술적인 글'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은유력만 있으면 되는 것인데 아쉽게도 필자는 이 수준에 이르지를 못하는 것 같았다. 미술이라는 자신의 전공분야 이외에는 배경지식이 턱없이 부족한듯한 획일적 내러티브...

더해서 글 따로 그림 따로다. 혼자서 어떤 그림을 설명해주고 있긴 한데, 제아무리 샅샅이 뒤져보아도 도통 그 그림이 발견되지를 않는다. 적어도 열에 네번 정도는 그런 황당한 일이 '규칙적으로' 일어났다. 이러고도 '미술전문' 출판사를 자처하고 있다니...

다양한 도판 덕에 클레의 그림은 원껏 감상했으나 회색 콘크리트 건축물을 연상케하는 '미술교수'의 주석때문에 애꿎은 주인공만 오리알 되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정금희씨께서는 한국 소설을 좀 읽으셔야 할 듯 하다. 다른 분야에 대한 예술적 감성도 좀 쌓으시고...

가장 실망스러운 건 정금희씨만의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타자적인 오브제로 가득한 21세기 한국 출판계 최고의 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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