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에서 천산까지
김호동 지음 / 사계절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본 책은 중국내의 이민족사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개설서이다. 그 중에서도 네 민족 - 티벳, 영하회족, 위구르, 몽골족 - 을 다루고 있다. 필자의 후기대로 이들 민족의 역사가 다소 비극적인 방향으로만 서술된 듯한 느낌도 드는 것은 사실이나 전체적으로 봐서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그들의 역사가 그랬기 때문이다.

일부 전공 서적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출판되어 있는 역사관련 출판물 중 이른 바 '비주류'를 다룬 것들은 극히 적다. 그리고 이러한 데서 두텁지 못한 우리나라 출판문화의 한계를 느낄때는 안타까움에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서, 정말 질좋은 교양서적 하나가 등장한 것 같아 굉장히 기분이 좋다. 더구나 그것이 번역서도 아니고, 또한 글쓰는 센스없는 어느 따분한 역사 전공자가 쓴 것도 아니라 더더욱 흥분이 된다. 예술작품으로 치자면 대중성과 작품성이 동시에 구현된, 그런 모양새를 띠고 있는 것이 본 저서이다.

최근 십 수년간 중국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온 사람이라면, 그들의 행동이 딱 두 가지-제국주의, 전체주의-로 간단하게 설명될 수 있음을 알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 중국 정부당국의 대 소수민족 정책인데, 연변의 조선족과 최근 고구려사 관련 사태로 학계와 정계가 시끄러운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사태의 추이를 잘 관찰해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저자가 우려하고 있는 바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가로서의 냉철한 시각보다는 휴머니스트로서의 자세를 견지하려는 듯 하다. 이 점이 독자들에게 있어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요소임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어느새 21세기를 맞이하였지만 아직도 사회적으로는 원시적인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횡포 아래서 신음하고 있는 소수민족들. 이들의 역사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점이 무엇일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자명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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