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과 국민 사기극
인터넷 뉴스타운 편집부 지음 / 민중출판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콧물 닦는 강준만...

[서울대의 나라] 때만 해도 강준만의 포스는 엄청났다. 허나 어언 십년이 지난 지금, 그는 그저 펴내는 책 편수에 따라 돈벌어 먹는 '돈내기' 업자일 뿐이다. 한달에 평균 한권. 아니 어떻게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다들 아시겠지만 강준만씨는 자기만의 독특한 글쓰기 철학이 있다. 즉 모든 글쓴이는 글쓴이가 아니라 '편집자'라는 마인드다. 이게 가만 무슨말인고 하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지극히 회의적인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얘기다. 즉 '니가 스스로만의 생각이라 흐뭇해하며 써가고 있는 그 글이 실은 예전에 누가 다 생각하고 써놨던 글이다'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의 글은 '저'가 아니라 일종의 복제본이다...그런데 어디서 감히 니 혼자만의 창작물인 척 하느냐...

 물론 강준만 본인은 이런 말을 하지 않지만, 어쨌든 자기 자신은 정말이지 잽싸게 피해간다. 항상 '편저'라는 말을 달기 때문이다. 강준만 식대로 판단하자면, 이 세상에 누구누구 '지음'이라든지 누구누구 '저'라고 돼있는 출판물들은 전부 사기다. 왜냐면 베낀거에다 짜집기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준만은 나름 떳떳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한다. 어설픈 윤색보다는 대놓고 베끼는 방법을 선택하되, 출처를 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글쓰기가 일견 깔끔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난 강준만의 의견에 동의 못한다.

 가독성, 즉 처음엔 좀 힘들더라도 읽다보면 뭔가 집중이 되야 하는게 하나의 출판물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미덕이다. 빡샌 사회 과학서라도, 저자 혼자서 자기만의 문체로 정력적으로 쓴 것은 누가 읽어도 읽다 보면 적응이 되고 어느 순간 집중이 되는 시점이 있다. 그런데 강준만의 책은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그대로 퍼날라 짜맞추다 보니 여기서 이 문체, 저기서 이 문체가 난립을 하는 것이다. 마치 지그재그 무늬의 모자이크를 보는 것처럼, 강준만이 나름 떳떳하게 편저한 책들은 하나같이 다 어지럽다. 눈도, 머리도 다.

 정말 글을 정력적이고 양심있게 쓴다면, 지렇게 결벽증적으로까지 생각이 번질 수가 없다. 나름 나만의 생각으로 써 나갔는데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겹치게 되었다면, 그건 그때 가서 처리하면 된다. 정말 하나의 맥락 속에서 나온 글이라면, 그 일부분이 아무리 다른 글의 일부와 같다고 해도 그 진실된 실체가 반드시 드러나게 돼있다. 강준만의 생각대로 정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면...아...강준만이여 당신은 왜 자꾸 '복제된' 책들을 그렇게 쏟아내는가?

 누군가 견제해줘야 할 사람이 필요할 듯 싶다. 정말이지 술취한 놈 설사하는 마냥 줄기차게 쏟아낸다. 그리고 그 설사랑 똑같은 것이, 알맹이는 없이 물 뿐인데 냄새는 지독하다. 강준만...둥글둥글함을 버리고...다시 젊은 시절의 날카로운 인생관을 호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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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7-05-2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님의 생각에 많이 동의합니다 신문 짜집기식의 책 편집, 이제 자제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자기 생각이 너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