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쟁 잔혹사 - 학벌과 밥줄을 건 한판 승부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강남좌파> 이 후 두 번째로 읽은 강준만 교수의 책이 이 <입시전쟁잔혹사>이다. 강준만 교수의 책의 특징은 신문과 잡지, 기타 논문들을 꼼꼼하게 정리해서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자로서 진지함이 잘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 책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시대 때부터 200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사료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입시전쟁의 이유와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강남좌파>에서도 그랬지만 대개 저자의 본 생각은 맺음말에서 간략하게 정리한다.    

이 점은 강준만 교수의 전공이 신문방송학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신문 사설이나 논설이 아닌 다음에야 좀 더 자신의 주장을 파고 들면 더 좋지 않을까, 늘 아쉽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오히려 이 땅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아이들을 과외시키고 더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게 더 힘써야 한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저자의 생각대로 평등주의로서의 학벌타파가 아니라 일극체계에서 다극체계로 경쟁을 다양화하고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쪽으로 가는, 학벌완화가 사교육과 지나친 경쟁의 해결책이라면 처음부터 자신의 주장을 좀 더 꼼꼼하게 펼쳐나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 문제의 해답은 분명 더 길게 봐야 찾을 수 있을 테지만 그 답이 반드시 사회진화론자들과 진보적 근본주의자들이 내놓는 답 그 중간 어디 쯤에 있을 것 같진 않다.  

저자 말마따나 이렇게 때가 덕지덕지 않은 오래된 문제는 단순히 방법론적인 해답만으로는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우석훈의 과외 철폐 주장이 이상론에 치우치는 거라면,그 방법의 하나로 SKY대학의 정원 축소를 내놓은 저자의 생각도 단순히 방법론에 머물러 있.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이 또한 저자의 예상 대로 흘러갈지 않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조선시대부터 시작해서 일제 강점기, 해방 공간을 지나 2000년대 말까지 드러난 문제의 핵심은 잘 드러냈지만 다양한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있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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