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빔 벤더스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빔 벤더스 감독,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만든 감독이라는 사실만으로 이 사람이 찍은 사진은 또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책을 샀다. 라이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자신이 지내온 날들 동안 만난 사람들, 경치들, 순간들을 잔잔하게 적어놓은 책이다. 왼쪽에는 그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리고 오른쪽에는 감독이 찍은 사진이 있다. 그냥 훑어 볼 때는 큰 감흠이 오지 않은 책이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뷰파인더를 보며 사진을 찍던 감독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저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을 말이다.  

이 책의 서문에 빔 벤더스 감독이 한 말이 인상적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순간을 담는다는 것도 있지만 그 사진에는 보이는 피사체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진사가 있다는 말, 그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마치 사냥꾼이 총을 쏜 후에 느끼는 반동처럼 똑같은 것을 느낀다는 말. 그리고 그 Einstellung이라는 독일어.  

한번은 이라는 말, 독일어로는 Es war einmal 쯤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 감독이 지나온 날들의 일기 쯤으로 받아 드려도 될 듯 싶은 말이다, 한번은 이라는 말.  찍은 사진 속에 화려함은 없지만 일상 중에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담은 사진들. 인상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