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icity and Magnetism : Berkeley Physics Course Volume 2 (Paperback) - Second Edition
McGraw-Hill Education / 1986년 1월
평점 :
품절



E.M. Purcell
 

이 책을 쓴 Edward M. Purcell은 핵자기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e)로 Felix BLoch와 함께 1952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물리학자이다. 에드워드 퍼셀이 요즘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 NMR로 노벨상을 받았다고 하지만 NMR 뿐만 아니라 천체물리학에서 은하계에서 오는 21cm 라디오파(수소원자의 초미세구조 때문에 나오는 라디오파)를 최초로 측정해서 은하계의 나선형 모양을 밝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물리학자로도 유명하다.  저자가 쓴 이 Electricity and Magnetism은 학부 초년생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하여 버클리대학교에서 개발한 교재 다섯 권 중에서 두 번째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 버클리 교재의 다른 책과는 달리 2판이 나왔다는 점에서 독립된 교재로 보는 것도 무방하다. 이 버클리 교재는 일반물리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학생들이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물리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퍼셀이 쓴 전자기학 교재는 단연 돋보인다. 실제로 전자기학 교재를 집필한 저자 중에는 퍼셀에게 영향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많은 대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Griffiths도 서문에서 퍼셀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전자기학 책 중에서 이 책만큼 잘 쓴 책이 있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전자기학 책은 정말 '멋지다'. 특히 전기에서 자기로 넘어갈 때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명쾌하게, 우아하게 자기장을 설명한다. 물론 이 책 말고도 전기에서 자기로 넘어갈 때 상대론을 먼저 설명하고 자기장을 설명하는 책들이 있긴 하지만(예를 들면, M. Schwartz가 쓴 책이나 Lorrain 등이 쓴 교재) 이 책처럼 전기와 자기가 어떻게 통합되는지 자연스럽게 설명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원래 이 교재가 학부 초년생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벡터해석(이 책에서는 gradient나 divergence, curl을 물리적으로 잘 설명한다)을 넘어서는 수학을 쓰진 않지만, 전자기학의 개념을 확실히 익히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일반물리를 무사히 마친 학생이라면 이 책을 읽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히 Griffiths나 Reitz&Milford와 같은 표준교과서로 전자기학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도 이 책을 같이 공부하면, 전자기학 내공이 한갑자 이상 증가되는 걸 경험할 거다.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교과서와는 달리 cgs 단위계를 쓴다는 점이다. 악명(?)높은 Jackson의 전자기학 교과서도 최근에 나온 개정판에서는 몇몇 장 빼고는 모두 SI단위계로 바꾼 점을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1980년대 이전에 나온 책 중에는 간혹 cgs 단위계를 쓰는 교과서가 있다는 점에 크게 이상한 건 아니다. 공학과는 달리 실제로 물리학에서는 cgs를 선호한다. 일반물리에서 줄곧 SI단위계로 배우다가 갑자기 cgs단위계를 접하게 되면 '문화충격', 비슷한 걸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업적인 물리학자들이 늘상 얘기하는 것인데, "단위의 노예가 되지 말고 단위를 마음대로 다루자"고 마음 먹으면 또 하나의 단위계를 익힐 수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으니까, 큰 문제는 안 된다.  

장담하건대, 21세기도 이 책의 가치는 20세기와 마찬가지로 계속될 것이다. 전자기학 현상은 시대가 바뀌어도 늘 같으니까 말이다.

 끝으로 저자에 대해 한 마디만 더하자. 50년대 미국에 매카시 광풍이 몰아칠 때, 하버드대학교에도 공산주의자 색출을 위해 위원회(Coorperation Committee)가 만들어졌는데, 거기서 당시 하버드대 교수로 있던 Furry(QED에서 Furry 정리로 유명한) 또한 공산주의자 동료를 대라는 압력과 사임 협박을 받고 있었다. 그 때 Furry 편에 서서 학문의 자유를 옹호했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퍼셀이다. 알려져 있기로는 하버드대가 매카시 광풍이 불 때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앞장 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보면 퍼셀은 물리학자로서도 존경받을만 하지만 지식인으로서도 귀감이 된 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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