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문법책 - 한국인의 강점을 최대로 이용한 일본어 요점공식, New Edition
김사경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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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나 일어를 잘하는 사람이 다른 언어를 배우기는 그 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보다 쉽다.  이것은 마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를 잘하는 사람이 다른 언어를 쉽게 익힐 수 있는 이유와 비슷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모국어는 아마 가장 쉬운 언어로 느껴질 것이다. 매일 불편함 없이 모국어를 쓰니까 말이다. 하지만 모국어를 잘하는 것은 외국어를 잘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영어나 일어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모국어이다. 왜냐하면 결국 한 사람이 외국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머릿속 buffer는 모국어가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일어는 우리말과 비슷한 점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우리말의 구조나 문법을 잘 알면 일어를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우리문법에 관한 연구도 옛날보다는 훨씬 발전하였기 때문에 우리문법이 예전보다 오히려 더 쉬워진 점이 있다.   

김사경씨가 쓴 일본어문법책은 한국어문법과 비교하면서 일본어문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시도는 훌륭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자의 우리말 실력이 한국어문법과 일본어문법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책을 공부하다 보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주격조사에 대한 설명이다. 아마 7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대개 우리말의 조사 '이'와 '은'을 주격조사로 배웠을 것이다. 나도 이 두 조사, '이'와 '은'의 문법적 의미가 거의 동일하다고 배웠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는 '가'는 주격조사이지만 '은' 또는 '는'은 문장 속에서 주제어를 명시하는 기능이 있는 조사이다. 그리고 그 명칭 또한 그냥 조사가 아니고 <보조사>이다. 이 두 조사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남영신 선생이 쓴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를 읽으면 잘 이해할 수 있는데, 이 책의 26쪽부터 54쪽까지 공부해보면 그 쓰임새와 주격조사 '이'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분명하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 김사경의 일본어문법책은 일어문법을 간결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지만, 우리말문법과 비교하며 일어문법을 설명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설픈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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