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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세계 - 세계화는 어떻게 전세계의 민족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윤미연 옮김 / 부광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에이미 추아의 책은 모범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보는 것 같다. 이 <불타는 세계>라는 책 역시 그 다음 저서인 <제국의 미래>와 유사하게 전세계에 걸쳐 각 나라들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결론을 유도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수출할 때 준비 되지 않은 국가에서 어떤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중국인이나 러시아의 유대인, 시에라리온의 레바논인들과 같은 소수집단이 경제권을 쥐는 것과 동시에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한 다수집단에게 민주적 권한이 주어질 때 세 가지 방식으로 반동(backlash)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그 저자의 주장하는 바에는 공감이 많이 간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반미의 한 관점으로, 전세계에 대해 미국의 모습이 경제력을 쥔 소수집단으로 비추어 지는 데 있다고 본다.
<제국의 미래>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장점은 접근 방법이 귀납적이다. 하지만 그 접근 방법이 이 책의 단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저자와 같은 귀납적인 접근의 한계는 저자의 테제를 증명하기 위해 든 케이스가 과연 충분한가라는 것이다. 미국과 세계 사이에 놓여있는 저 깊은 강의 이유가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로만 환원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또 한 가지, 이 책의 근간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이식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반동을 제어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 점에 대해 그리 명확한 결론이 없다. <제국의 미래>에서도 느꼈던 점인데, 에이미 추아 교수의 글은 뒷심이 조금 부족하다.
어쨌든 에이미 추아교수의 책은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그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일깨워 준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와 바로 본 책이라 그랬겠지만 내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