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충전소
최진기 지음 / 한빛비즈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늘 경제학을 상식이라고 이야기해 왔다."고 저자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순리대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풀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경제학"이라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경제상식을 알고 있는 일반 사람들이 얼마나 될런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이 저자는 경제상식을 충전해주고자 합니다.

경제상식은 말 그대로 상식을 제공해줄 뿐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는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기본 경제상식 개념서보다는 좀 더 많은 부분을 말하고 있습니다. 단편 단편이 아닌 서로 얼키고 설킨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책은 좀 더 깊은 곳으로 넘어가는 입문서라고 생각합니다.

늘 작은 정부를 버릇처럼 외쳤던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강의가 한창인데 어느 학생이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졸고 있는 학생에게 프리드먼이 갑자기 질문을 던지자 학생은 깜짝 놀라 무의식중에 외칩니다.
"..... 더 작은 정부요!"  <도시락 경제학>

"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일어난 건가요?"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가' 라고 반문 합니다. 이것은 서브프라임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때부터 저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가졌던 의문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태에 대한 원인은 누구인가가 또한 궁금한 사항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은 개요서입니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좀 더 깊은 곳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는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모든 것을 얻고자 한다면 그런 책은 없을뿐 아니라 이 책은 그 만큼 깊이가 있는 책도 아니기에 실망할 것입니다.

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일어난 건가요?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가?

맨 처음 모기지사태가 움직임을 보일떄 밴 버냉키 FRB 의장은 상황을 낙관했습니다. "서브프라임시장의 부실은 약 1,0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 정도의 규모의 문제는 미국 금융시장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2005년 당시 부동산 모기지 중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이었습니다. 따라서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전부 부도가 난다고 하더라도 작고 미미한 규묘였습니다. 하지만 미국 금융 시장의 부실규모는 1조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무려 10조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너무 안일한 태도와 낙관이 더 큰 파국으로 몰고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음모론은 FRB의 개입설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음모론은 다음에 말 할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이렇게 초대형 사고에 이르게 된 3개 주체 원인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미 연방은행장 그린스펀입니다. 그린스펀은 사고의 시발점이 되기전인 2003년 1년 내내 1%의 초저금리를 내내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과거 미 연방은행장을 지냈던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은 '중앙은행은 파티가 한창일 때 접시를 치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돈을 풀고, 경제가 호황일 때는 돈을 거둬들이는 매우 모범적인 운영해 왔습니다. (꼭 맞는 정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리스펀은 파티가 한창일 때 더 많은 접시를 제공함으로써 파티를 광란의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초저금리가 유지되는 동안에 미국 금융기관들은 신나게 대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는 이번 금융위기의 가장 큰 책임인 월가의 은행가들입니다. 최고의 두뇌라 말하는 이들이 서로 모여 가장 멍청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금융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그야말로 약탈적인 정책을 펴치다가 세계 경제 전체를 안고 폭사한 것입니다. 당시 금융기관들은 대출심사, 상환능력 그리고 위험관리를 무시했습니다.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게도 엄청난 대출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자율 조정을 통한 약탈이라는 음모가 숨어 있습니다.

세번째는 금융위기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핵폭탄 파생상품입니다. 위험분산 파생상품(CMO)을 월가의 은행가들은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면서 평균이자보다 높음 수익을 보장해주는 혁명적인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맞습니다.) 그렇지만 위험은 분산될 뿐 사라지지 얺습니다. 전체 모기지의 5%에 불과한 서브프라임대출은 이 파생상품을 통해 전체 모기지대출로 확산되면서 위험성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이 세가지 원인 제공자의 합작품이 전세계를 금융 위기에 몰아넣은 서브프라임대출 파동입니다. 여기서 잠시 달리 생각하면 이 파국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무도 없었을까요? 이익을 얻는 그 사람이 꾸민 일 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들의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단순한 문제일까요? 이 문제는 다시 한번 고민해야될 것입니다.

여기에 파생상품에 대한 재미있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 금융산업이 이룩해 낸 업적은 ATM 기계가 유일하다" 고 폴 볼커(오바마 경제자문)가 말했습니다. 그는 최신 금융기법이라고 하는 파생상품이 사실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감독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파생상품이 악의 축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파생상품은 계속 진화하고 더욱 더 악의 힘을 키울 것입니다.

왜 주주들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수익이 높은 기업을 운영하려 할 때 경제학자들을 채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보여준다. 경제학자들은 멋진 이론을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특정 이론을 언제 적용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거기에 관련된 인간의 신념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과학이자 예술의 영역이다. <경제학 패러독스>



덧붙임_
한빛비즈, 2010년 6월 초판 2쇄

덧붙임_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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