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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싸우는가 - 싸울 수밖에 없다는 착각 그리고 해법
크리스토퍼 블랫먼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5년 8월
평점 :
윤석열, 김건희에게 계엄령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책이 있다.
크리스토퍼 블렛먼, 『왜 싸우는가』.
“분쟁은 통치자에게 기회가 된다. 전쟁은 통치자에게 국고를 열어준다.”
이 한 문장은 전쟁과 권력의 역학을 압축한다.
대부분 전쟁을 파괴와 손실로 본다. 그러나 통치자의 눈에는 전쟁이 기회다. 위기를 빌미로 자원을 동원하고, 반대 세력을 제압하며,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렛먼은 말한다. 전쟁은 우발적 충돌이 아니라 계산의 산물이라고. 손해가 크더라도, 평시에는 얻을 수 없는 이익 때문에 권력자가 전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엄령도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역사는 보여준다. 위기와 불안은 언제나 권력자의 언어와 논리를 정당화하는 토양이었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명분은 쉽게 꺼내 쓸 수 있다. 문제는 그 명분 뒤의 진짜 동기다.
이익이 있기에, 좀 더 큰 이익을 얻기위해 계엄령을 선택한 것이다.
그 비용은 시민이 감당한다.
전장에서 죽는 것은 통치자가 아니라 병사이고, 손실을 떠안는 것은 국민이다. 계엄령 역시 마찬가지다. 두려움과 혼란, 자유의 억압은 시민의 몫이다. 정작 권력자는 그 위기 속에서 권력을 강화하고, 지위를 지켜낼 수 있다.
그러나 분쟁의 비용은 더 이상 시민에게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
비용을 발생시킨 자, 위기를 기회로 삼은 자, 권력을 위해 분쟁을 선택한 자가 그 대가를 온전히 치러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정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