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일을 반지레하게 먹인 원목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서, 마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디지털 활자 로 담론을 쥐락펴락하는 책상머리 엘리트를 향한 어퍼것이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양극화와 편향에 빠져 버린 한국 사회를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한국적 맥락에서 ‘중산층‘은 사회 담론과 레거시 미디어의 정제된 뉴스가 전파되고 항유되는 마지막 마지노선이 되고 말았다. 진보주의자의 입은 더 이상 세상의 가장 밑바닥을 향하지 않는다. 젊은 수도권 고학력 여성의 전유물이 된 페미니즘은 지방의 억압당하는 여성에게 가 닿지 않는다. 노동조합은 정규직 울타리를 벗어난 파견 비정규 노동자를 끌어안지 않는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몇 퍼센트 정도의 현실인가 소거된 목소리를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가. 인식의 사각지대를 밝히기 위해 삶의 가장자리에서 누군가는 치열하게 쓰고 있다. -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