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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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불류 시불류(我不流 時不流)라는 이외수의 신간이 새로 나왔다.
我不流 時不流.아(我) 아니 불(不) 흐를 류(流)시(時) 아니 불(不) 흐를 류(流). 뜻을 풀이해 보자면  책 소개글에도 나와 있지만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시간이라는 것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지만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더 길게도 더 짧게도 되는 신기한 녀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간에 대해서 젊음에 대해서 청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 젊다는 이유로 아직은 시간이 많다는 핑계로 너무 게을리 보내지 않았었나 하는 반성도 되었다. 
  이 책속에서 '잠'이라는 소재로 글이 등장한다. 잠이란 피곤할때는 잠은 휴식이라는 소중한 녀석이지만, 시간이 많다고 잠으로 그 시간을 다 허비하게 된다면 그 잠은 '게으름'으로 전략해 버리고 만다고 한다. 이런 내용의 글을 읽는 순간 내 머릿속이 띵~~ 했다. 평일에는 시간이 없어서 없는 시간도 쪼개서 나름 열심히 지냈었는데, 주말만 되면 난 이렇게 한정없이 게을러 졌던건지... 이 책에서 말하는 게으름이라는 잠으로 시간을 다 허비해버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 또 그런 말도 나온다. 안타까운 사람들이란 나이 서른 이상이 되었는데도 외우고 있는 시가 한편도 없는 사람들이다. 또 한번 내 머리속이 띵~~!!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에서 국어 시간에 억지로라도 책에 소개된 시를 외우라고 해서 시 몇 편 정도는 외우고 있었는데... 지금은 외우는 시가 한 편도 없다. 나도 이외수 씨가 말하는 안타까운 사람중에 한 명이 된 것이다. ㅠㅠ
  오늘부터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를 하나 골라 꼭 외우고 있어야 겠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드러지게 읊어줘야지..;
  짧지만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글들이 많다. 이렇게 짧막한 글들은 쓰기 쉽겠지?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책의 글속에서도 나온다 이렇게 짧은 글을 쓰려고 해도 참 어렵고 잘 써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어렵게 세상에 나온 글을 난 너무 후다닥 읽어버려서 죄송스러워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외수씨의 전작 <하악하악>을 너무 감명깊게 읽었다. <청춘불패>도 읽긴 했지만... 순서를 매겨보자면 <하악하악> 1위. <아불류 시불류> 2위. <청춘불패> 3위. 이 3권이 정태련씨의 그림에 이외수씨의 글을 엮은 동일한 형식의 책이다. 이 책을 읽어 봤다면 나머지 2권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처럼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물리적인 시간은 흐르지만 나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 같다. 나의 시간이 흐르기 위해서는 내가 더 변화되고 더 발전하고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 흘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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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 -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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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얼마나 기다림이라는 것을 잘할까? 요즘 점점 더 빠른 것을 원하는 이때에 '느림'이나 '기다림'에서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자격고시나 시험등에서도 XX시험 최연소합격 이라는 축하 문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린 나이에 빠르게 성공하고 무언가 성취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고,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된다. 왠지 느리게 가고 있는 나는 무언가 이루지 못한 느낌이 들고, 무언가 박탈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림의 미학, 느림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나 그냥 절대적인 가치를 두고 보자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예전에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가 볼일이 있었다. 어린시절 초등학교때는 운동장이 참 크고 넓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른이 되어 그곳에 가니 왜 그렇게 작게만 느껴지던지.
  이 책에서는 저자 자신이 어린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시골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지금은 부모님만 계시니까 시골집이 왜 그렇게 안쓰럽게 보인다고. 그곳에 계시는 부모님도 걱정이 된다고 하고.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지방에서 살다가 학교나 직장 때문에 서울이나 아니면 다른 도시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 많이 공감할 것이다.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지 말고, 때로는 한 템포 쉬면서 느림의 미학도 잊지 말아야겠다. 이 책의 제목처럼 '느림보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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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그 사랑을
카챠 랑게-뮐러 지음, 배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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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들었던 생각은 '참으로 지독했던 사랑'.
  여자 주인공 조야는 해리라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해리는 약물중독자이고 나중에 알고보니 에이즈 감염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야는 해리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해리는 나중에 죽게 되는데, 해리가 죽게 되면서 그의 유품을 조야가 받게 된다. 해리의 유품중에서 해리가 남긴 여러 글들이 있는데, 그 글속에 사랑했던 여인 조야의 이름은 단 한번도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조차 해리의 글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상항.. 조야는 많이 서운했을 것 같다. 자기가 사랑했던 남자의 글속에서 자신의 이름도, 자신의 이야기도 등장하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조야는 그의 글에 자신의 이야기를 덧대어 죽은 해리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글속에서 부재한 자신(조야)의 이야기를 채워간다. 그러면서 처음에 느꼈던 서운함은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았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에 보면 죽을 때 후회되는 목록에 열열히 사랑하지 못하는 후회도 있다. 그치만 저런 상황에서 조야처럼 열열히 사랑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 눈길이 쏠렸던 것은 독일이라는 배경이었다. 독일도 과거에는 우리 나라처럼 분단된 국가였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하나가 되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앞으로 이와 같은 비슷한 남과 여의 만남이 우리도 언젠가 먼 미래에는 가능할 일이 될텐데... 통일된 미래에 대한 간접 경험.. 이 책을 통해서 느껴보니 참 흥미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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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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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작가상'이라는 상의 명칭에서도 나타나듯이 풋풋함이 묻어 난다. 젊은 작가상은 등단 10년이내의 작가들에게 주는 문학동네에서 신설된 상이다.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통해 6편의 개성있는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각 소설이 끝난뒤에는 해설이 있어서 각 소설을 이해하고 더 풍부하게 그 소설을 느끼게 해 준다. 이 해설글을 쓰는 사람들 또한 젊은 사람들이다. 
  그렇게 이 책속에서는 젊음과 풋풋함과 생기가 가득하다. 특히 이 책에서 득템은 역시 김중혁 작가를 알게 된 것. 
  김중혁 작가의 <1F/B1>이라는 소설의 제목이 독특하고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마력과 개성이 넘친다. 그리고 소설의 말미에 그림으로 표현된 작가 노트도 너무 재미나고...ㅋㅋ
  김중혁 작가의 <악기들의 도서관>도 얼마전에 구매하여 읽으려고 대기중인데 얼른 읽어봐야겠다. ㅎㅎ
  그밖에 편혜영, 이장욱, 배명훈, 김미월, 정소현, 김성중 작가들의 소설들도 각각 개성이 넘치고 각자의 재미가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내용을 요약할 순 없지만...
  이와 같은 수상작품집 같은 것은 '지루하다', '재미없다'라고 느낄수가 있는데, 이 책은 그냥 단편소설집 느낌으로 가볍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젊은 작가'라는 명칭에 걸맞게 신선함과 기발함을 겸비한 그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놀라웠다. 
  앞으로 '젊은 작가상'이란 상을 통해서 개성이 넘치고 신선함이 가득한 다양한 소설들이 많이 소개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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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이야기 - <연어>, 그 두번째 이야기
안도현 지음, 유기훈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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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적인 부화 과정을 거친 암컷 연어와 인간의 인위적인 부화 과정을 거친 수컷 연어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연어들이지만 왠지 그 연어들의 이야기가 우리네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다. 책을 읽는 동안 각각의 우리가 연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날 때 어느 특정한 점이 맘에 들어서 만나고 좋아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심오하게 해준다.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배경까지 만나는 일이야.'라고...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배경까지 만나는 일이야.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상처와 슬픔까지 만나는 일이지.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현재만 만나는 일이 아니야. 네가 살아온 과거의 시간과 네가 살아갈 미래의 시간까지 만나는 일이지.'
<연어 이야기 p.47>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할 때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 일 같다. 그래서 저 문장에 더 끌리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의 영혼을 가볍게 만드는 술!"
<연어 이야기 p.49>

  정말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때 찾으면 안되는 것이 '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찾고 있는 것 또한 술이다. 술에 대한 나의 지론은 즐거울 때 찾자인데... 왜냐하면 이 책에서 말하듯 우울할때는 그 술이 '우리의 영혼을 가볍게 만드는 술'이 되는것만 같기 때문이다. 

  "나무의 그림자는 나무의 뒷모습이라나. 오래 서 있으면 무겁고 힘드니까 또다른 나를 바닥에 잠시 내려놓는 거지."
<연어 이야기 p.80>

  "별똥별은 우리에게 그것이 떨어진 곳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바다도 마찬가지지. 우리 중에 바다를 잘 아는 연어는 아무도 없어. 바다를 잘 알고 있다면 우리는 바다를 찾지 않았을지도 몰라.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는 거지. 바다는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니까, 상상할 수 있는 곳이니까 연어들은 그곳으로 가는 거야."
<연어 이야기 p.113>

  "나 혼자 자유로은 것은 자유가 아니야. 우리는 혼자가 되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가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것은 착각일 뿐이야. 그 누구도 혼자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연어 이야기 p.115>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20살이던 시절에는 내가 원하는 인생의 인상향이 막연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나이가 들었는데도 아직도 인생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막연하다고 느껴질 때 마음이 많이 답답했었다. 근데 113페이지에 구절이 나에게 약간의 답을 안겨주었다. 미래 그 자체가 모르기 때문에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고, 그 모르는 것을 상상과 실천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 이미 잘 알고 있는 미래라면 아마도 도전할 가치나 재미는 없겠지?
  얇퍅한 책이지만 많은 느낌과 감동적인 구절들이 가득한 완소 아이템의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지금 누군가 마음속에 담아 둔 사람이나, 무언가에 도전하지만 생각대로 잘 안되는 사람들이 읽게 되면 더 많은 느낌이 올 것 같다. 마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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