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어 이야기 - <연어>, 그 두번째 이야기
안도현 지음, 유기훈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자연적인 부화 과정을 거친 암컷 연어와 인간의 인위적인 부화 과정을 거친 수컷 연어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연어들이지만 왠지 그 연어들의 이야기가 우리네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다. 책을 읽는 동안 각각의 우리가 연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날 때 어느 특정한 점이 맘에 들어서 만나고 좋아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심오하게 해준다.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배경까지 만나는 일이야.'라고...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배경까지 만나는 일이야.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상처와 슬픔까지 만나는 일이지.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현재만 만나는 일이 아니야. 네가 살아온 과거의 시간과 네가 살아갈 미래의 시간까지 만나는 일이지.'
<연어 이야기 p.47>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할 때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 일 같다. 그래서 저 문장에 더 끌리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의 영혼을 가볍게 만드는 술!"
<연어 이야기 p.49>
정말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때 찾으면 안되는 것이 '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찾고 있는 것 또한 술이다. 술에 대한 나의 지론은 즐거울 때 찾자인데... 왜냐하면 이 책에서 말하듯 우울할때는 그 술이 '우리의 영혼을 가볍게 만드는 술'이 되는것만 같기 때문이다.
"나무의 그림자는 나무의 뒷모습이라나. 오래 서 있으면 무겁고 힘드니까 또다른 나를 바닥에 잠시 내려놓는 거지."
<연어 이야기 p.80>
"별똥별은 우리에게 그것이 떨어진 곳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바다도 마찬가지지. 우리 중에 바다를 잘 아는 연어는 아무도 없어. 바다를 잘 알고 있다면 우리는 바다를 찾지 않았을지도 몰라.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는 거지. 바다는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니까, 상상할 수 있는 곳이니까 연어들은 그곳으로 가는 거야."
<연어 이야기 p.113>
"나 혼자 자유로은 것은 자유가 아니야. 우리는 혼자가 되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가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것은 착각일 뿐이야. 그 누구도 혼자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연어 이야기 p.115>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20살이던 시절에는 내가 원하는 인생의 인상향이 막연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나이가 들었는데도 아직도 인생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막연하다고 느껴질 때 마음이 많이 답답했었다. 근데 113페이지에 구절이 나에게 약간의 답을 안겨주었다. 미래 그 자체가 모르기 때문에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고, 그 모르는 것을 상상과 실천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 이미 잘 알고 있는 미래라면 아마도 도전할 가치나 재미는 없겠지?
얇퍅한 책이지만 많은 느낌과 감동적인 구절들이 가득한 완소 아이템의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지금 누군가 마음속에 담아 둔 사람이나, 무언가에 도전하지만 생각대로 잘 안되는 사람들이 읽게 되면 더 많은 느낌이 올 것 같다. 마치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