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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이라는 책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지는 않더라도 제목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는 꼭 읽어봐야하는 도서 목록에는 언제나 들어가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도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은 이런 이유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읽어보는 사람은 없고 나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이 책을 처음 보게 된 것은 재작년 군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구미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기차 안에서 이 책을 폈는데 서울에서 구미가는 약 3시간여동안 다 읽어버렸다. 대학에서 사회주의와 러시아혁명 그리고 트로츠키에 대해서 심취(?)했던 나에게 이 책은 정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의 분량도 길지 않고 내용도 간단하다. 농장에서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농장주인인 인간에게 저항해서 승리를 쟁취하고 난 후 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대로 에피소드들은 실제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사실로부터 따온 것이었기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혁명과 반혁명을 나름대로 알기쉽게 풍자해서 그려내고 있다. 만약 내가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소련이라는 사회의 잘못됨에만 집중을 하면서 읽었을 것이고 나아가 사회주의와 혁명에 대한 거부감을 가졌을 것이다. 이 책은 그것을 이야기 하려 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느정도 사회주의와 러시아혁명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지 못한채로 이 책을 읽게되면 왜곡 될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 이 사회의 현실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한 편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무장한 예언자 트로츠키] 이전 페이퍼에서도 쓴 적이 있는데 소설의 왜곡된 인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같이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조지오웰이 살았던 시대(1903~1950)은 현대 인류의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큰 의미를 가지는 시대이다. 전세계를 뒤 흔들었던 대공황과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 그리고 두 번의 세계대전이 그 반세기에 다 일어났다. 자본주의 발전과 쇠퇴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요동이 발생한 것이고 이 시기 이후로 체제를 유지고자 하는 자와 변화시키고자 하는 자 모두에게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조지오웰은 이런 시대에서 활동을 했고 그의 작품은 이 시대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한 결실이다. 그는 단지 작가가 아니라 현실에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고 싸워나가는 혁명가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물농장], [1984],[카탈로니아 찬가]등의 작품에서 그의 이런 의지를 분명히 볼 수 있다. "내가 과거 10년동안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항상 당파의식, 즉 불의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출발했다......나는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어떤 사실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쓴다."(조지오웰[코끼리를 쏘다]중 <나는 왜 쓰는가>) 이렇듯 그의 작품에서 정치적 배경과 지식을 배제하고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조지오웰은 가장 정치적인 글을 쓰고자 노력했다. 그럼 그의 작품을 조금 더 보자.

[동물농장]의 감동을 가지고 바로 이어서 보게된 책이 [1984]이다. 그 휴가 복귀직전에 책방에 들러서 [1984]를 샀다. 그런 후 부대에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틈틈이 봤다. 군대라는 공간에서 봐서 그런지 아니면 군대라는 사회가 현실사회의 극단적인 축소판이어서 더 그랬는지 책장 한장한장을 넘길 때 마다 전율을 느꼈다. 이 책은 흔히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논쟁에 자주 이용되곤 한다. 하지만 단지 미래를 예측하고 썼다기엔 너무 현실감이 있지 않은가. Big Brother와 텔레스크린 그리고 골드스타인에 대한 '증오' 이런 소설 속의 소재들이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평창에, 대구에, 여수에 국제적인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 하는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은 책 속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전쟁과 그로 인한 국가의 대중에 대한 압력과 연결된다.그 속에서 강조되는 민족주의의 모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노동의 현장에 도입되는 대대적인 성과급과 회사살리기의 이데올로기는 각각의 노동자들을 경쟁하게 만들고 서로서로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만들고 있다. 단지 군대에서 봤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는 작가의 정치적 노력이 나로 하여금 깊은 고민과 넓은 시야를 주었다. (이 책 이후에 디스토피아를 다룬 다른 소설을 보았다. 예브게니 자마찐의 [우리들]이라는 소설인데 [1984]에 큰 영향을 준 책이라고 해서 봤었다. 비슷한 부분이 많기도 하지만 결말의 차이에서 작가들의 생각을 좀더 깊게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또 기회가 되면 [대포도시]란 애니메이션도 추천하고 싶다. 전쟁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대중을 억압하는 수단이 되는지 잘 그리고 있다.)

조지오웰이 스페인에서 직접 프랑고 파시즘과 싸우면서 그 내용을 기록한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우리는 당시의 전쟁과 내전에 대해서 보다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제대를 하고 보게되었다. 전문적으로 역사를 공부하지 않는다면 고등학교 역사수업을 제외하고는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접할 기회가 있는가? 거의 없는것이 사실이고 고등학교 수업이라고 해봤자 편협하게 민족주의를 조장하는 한국사, 그리고 반공적인 세계사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현대사는 수능에 몇문제 나오지 않는다며 많이 가르쳐주지도 배우려하지도 않는 것이 현실아닌가? 이런 현실속에서 그나마 진실을 알 수 있게 하는 책이 이 [카탈로니아 찬가]이다. 내전은 단지 스페인 내부에서 자본과 혁명세력과의 싸움이지만 더 중요하게 봐야하는 것들도 있다. 혁명세력들 이 패배하게 된 원인과 배경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당시의 코민테른과  트로츠키주의자들의 정치적 입장과 혁명에 대한 전략,전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책의 한 쪽 밖에 보지 못할 것이다. (현실에서 혁명과 정치에 대한 글들을 찾는 것은 쉽지 안혹 전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다가가기도 힘들다. 하지만 좀더 조지오웰의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트로츠키의 [반파시즘 투쟁]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꼭 읽어야할 책은 [코끼리를 쏘다]이다. 이 책은 조지오웰의 산문집으로 위의 책들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져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조지오웰의 정치사상과 예술에대한 견해 등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위의 세편의 책을 읽어보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각각의 산문들에서 조지오웰 자신의 사상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이런 그의 사상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의 소설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반공주의적인 작가' 학교에서 사회에서 내가 조지오웰에 대해서 배운 지식이다. '[동물농장]은 대중을 억압하는 소련의 스탈린의 모습을 그렸고, [1984]는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의 감시와 통제를 그렸다.'라고 배웠다. 물론 이런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스탈린 정권의 러시아를 그려낸 목적이 무엇인지는 한번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1939년까지 대다수의 영국사람들은 독일 나치 정권의 실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고 오늘날의 소비에트 정권에 대해서도 여전히 과거와 똑같은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이것은 영국의 사회주의 운동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며 영국의 해외 정책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사실,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이며 지도자들의 모든 행동은 우리가 그것을 모방하지 않는다면 용서될 수 있다는 믿음만큼 사회주의의 근본이념을 타락시키는 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과거 10년 동안, 만약 우리가 사회주의 운동의 부활을 원한다면 소비에트 신화는 반드시 파괴해야 한다고 확신해 왔다...."(조지오웰 [동물농장]우크라이나 판 작가 서문 중에서)이렇듯 그는 자신의 정치와 사회주의를 위해서 글을 쓴 작가였고 투쟁한 혁명가였다. 우리 나라에 아직 조지오웰의 번역된 소설들과 글들이 많지 않아서 이정도 밖에 소개할 수 없지만 이 정도에서라도 그에대한 오해와 편견을 벗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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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으로 살아간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너무나 지쳐서, 나의 노동에 지치고, 나의 사랑에 지쳐서 견딜 수 없는 무거움이 마음속에 자리잡을 때가 있습니다.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일인데, 그 노동과 사랑으로 채울 나의 미래는 너무나 아름다울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당장 순간의 노동과 사랑 속에서 고통을 느껴서 침몰해가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 우울함에 휩싸여서 방안에 틀어박히거나 말이 적어지고 술이 늘어납니다. 이때 문득 보게된 책이 [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라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은 부재에 나와있는 것 처럼 식물을 가꾸는 즐거움입니다.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 조그만 나의 공간을 만들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그 속에서 정원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보람을 느낀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이 나에게 준 고마움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보통 사람들은 꽃 한송이를 피우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쉽게 꽃을 구하고 포장까지 예쁘게 해주는 꽃집이 근처에 있는 우리시대 사람들에게는 그깟 꽃 한 송이 정도는 얼마든지 사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면 대충 꽃 한 송이 껴주지라고 생각한적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꽃 한송이를 피우게하고, 조그만 꽃밭을 일궈내고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음을, 꽃에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이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음을 책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지가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도 정원사는 봄을 준비해야하고, 폭우가 쏟아지고 뜨거운 햇볕에 땅이마르는 작열하는 여름 은 한시라도 자신의 공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입니다. 계절마다 자라나는 꽃들을 체크하고 알맞게 옮겨 심고 적당한 비료를 주는 등, 꽃을 피우기 위한 위대한 노동은 1월부터 12월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 바로 정원사의 열정이라는 것, 마찬가지로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또한 지금의 삶을 한 층 더 빛나게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열정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보게되었습니다.

두번째 고마움은 신뢰와 기다림으로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 겨울 눈 밭을 봄의 꽃밭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따뜻한 햇빛을 기다리고 시원한 비를 기다리고, 포근한 봄을 기다리고, 잊지않고 반드시 돌아 올 다음 해를 기다리는 것이 정원사의 또 다른 일 입니다.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는 것, 정원사가 자연 모습하나하나에 신뢰를 주듯이, 우리는 자연에, 사회에, 인간에 대해서 신뢰를 가질 수 있을 때 차분하게 인내하고 기다리고 미래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도 계절이 바뀌면 져버리고 이듬해가 되어서야 다시 볼 수 있는 꽃을 기르며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지금 생활하는 것 - 하루하루 노동하고, 한순간한순간 사랑하고 - 은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그 순간이 한계절, 한날, 한순간에 지나지 않을 지라도 내가 꿈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을 기다릴 수 있는 것, 그것은 미래를 가슴에 품은 자, 꿈을 꾸는 자의 의무이자 특권입니다. 조급하게 열정만으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 가을에 피는 국화를 봄에는 볼 수 없다는 것, 국화를 보기위해서는 국화 자연섭리에 정원사의 노력에 마찬가지로 지금 살고 있는 우리의 사회와 노동과 사랑에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다른 하나의 진리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한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책을 통해 얻은 것은 기다림이란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앉아있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가을에 나무들이 헐벗은 벌거숭이가 된다는 건 단지 눈의 착각일 뿐이다. 사실 나무에는 초봄에 활짝 펼쳐질 모든 것이 점재해 있다. 가을에 꽃이 시든다는 것도 착시일 뿐이다. 실제로는 꽃이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는 책 속의 말이 지금의 나에게 무엇을 해야하는 지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현실의 고통을 견디고 참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고통을 참는다고 해서 오는 거이 아닙니다. 지금 꽃이 다떨어진 것은 벌거 벗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한 시작의 과정인 것입니다.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을 지라도 꽃을 피울 나무의 내부에서는 계속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 적용 할 수 있습니다. 고통은 단지 견디기만 할 것이 아닙니다. 고통 속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작의 과정이고 그것을 발전시키고 한걸음씩 앞으로 걸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즉 스스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고통의 끝 미래의 시작, 새로운 꽃이 피는 시기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정원을 가꾸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이런 삶의 이치들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 지금의 고통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소중한 고마움이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살아간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너무나 지쳐서, 나의 노동에 지치고, 나의 사랑에 지쳐서 견딜 수 없는 무거움이 마음속에 자리잡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부족한 것들을 이 한 권의 책이 어느정도나마 채워줬던 것이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새로운 봄이 시작되는 시기인 지금, 이 책을  그 사람 -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 나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 사람, 그리고 당분간 만날 수 없는 그 사람 - 에게 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내가 너무 사랑하기에 나와 너무 비슷한 삶은 살아가기에 나눌 수 있는 고민과 삶이 더 많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 사람을 차분하게 기다리고 그사람과의 미래를 준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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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대공황과 2차대전의 시기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정치적 색깔을 명확히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분노의 포도」로 유명한 존 스타인백의 작품이다. 분노의 포도에서 대공황 시기에 자신의 땅에서 쫓겨나서 정처없이 떠돌 수 밖에 없었던 미국 농민의 이야기를 표현했다면, 이 「의심스러운 싸움」에서는 같은 시기 대공황의 공포와 국가의 탄압 속에서 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1930년대는 그야말로 공황과 억압, 투쟁과 내전 그리고 전쟁의 시기였다. 공황은 미국과 유럽의 노동자들이 싸우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고, 죽음도 무릅쓰고 노동자들은 싸웠다. 이 책에서 나오는 사과농장의 노동자들도 당시의 시대 속에서 살기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투쟁할 수 밖에 없었던 처지였다. 이 투쟁속에서 맥과 짐 두 공산당원이 사과농장 노동자 대중의 목소를 듣고, 올바른 방향의 싸움을 만들어가려고 고민하고 논쟁하고 싸우는 것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의심스러운 싸움」은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내용들을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표현하는데 다소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작가가 만들어낸 픽션의 상황 속에서 고민과 투쟁하는 인물들을 이야기함으로써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무장한 예언자」는 그와는 다르게 실제의 인물에대한 이야기이다. 「의심스러운 싸움」의 주인공들의 현실적 모델이 될 수 있는 혁명가 트로츠키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을 함께 추천하는 이유는 짧은 소설 속에서 비춰진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다소 극단적이고 고민의 여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상과 투쟁의식들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분명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소설을 이해하기보다는 그 이야기가 의미하는 현실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고민들이 무엇인지까지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질문과 고민의 과학적 역사적 근거를 고찰하는데 있어서 트로츠키의 사상은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전기형식을 가지고 있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기에 우리가 보다 쉽고 분명하게 혁명과 공산주의 사상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전3권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1권밖에 번역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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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노 리포트 - 21세기 자본주의의 유지 방안
수전 조지 지음, 이대훈 옮김 / 당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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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파괴된다. 기업에게 나무는 단지 가구를 만드는 재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공황이 발생하면 기업은 가장먼저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몰아내고 심지어는 생산수단이나 생산물을 파괴한다. 그리고 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서, 이스라엘에서, 자본주의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못했는가? 글쎄... 아니다. 자본주의(혹은 자본가)는 그 최고의 목적-이윤-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왔고, 지금도 이윤을 생산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나무를 쓰러뜨리고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고, 미사일로 사람을 마구마구 죽이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밝힌데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윤창출이라는 목적이 세상의 원동력이고 모든 그림의 바탕이다. 당신은 위의 사실들이 가슴아프다 하더라도 자본주의가 지속되길 원한다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인정하기 힘들정도로 파멸의 한계라면 자본주의는 다시한번 역사의 시험대에 서야한는 것이고,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루가노 리포트」는 소제목 그대로 '21세기 자본주의의 유지방안'이다.

「루가노 리포트」가 자본주의를 파멸로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하는 것은 인구의 폭발이다. 무분별한 인구의 증가를 막고 적정한 인구의 수준을 유지한는 것만이 자본주의의 아니 인류의 유일한 생존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책의 2/3이상을 이 방안에 대해서 자세히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방안이라고 제시된 것이 무엇인가? 전쟁, 기아, 전염병, 그리고 생체정치이다.-소극적인 방법인 피임과 불임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무척이나 궁금한데 있는 놈들은 "오~!"라고 감탄했을 듯하고, 없는 분들은 "이런 XX"하며 욕을 했을 듯하다. 하지만 감탄도 욕도 필요없다. 나는 가장 객관적이고 가장 냉정한-현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하는 목적아래- 방안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분쟁지역에서 50명의 인명을 구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게되면, 이것은 그 이면에 있는 5만 명이 제거될 수 있는 상황을 가려주는 커튼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적인 행동, 인도주의적 투쟁은 체제의 존속이라는 목적아래에서 수행되고 이용해야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인 것이다. 태러가 일어나고 전쟁이 터져서 얼마가 죽든-아마도 많은 인명피해를 기대할거라 생각됨- 기아와 전염병으로 제3세계 아이들의 시체가 거리에 얼마나 뒹구는가는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논리적이고 명쾌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이러니 한 점이 있다면 「루가노 리포트」는 끊임없이 최대한의 자유방임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자유 방임의 중심에는 가장 안정적으로 그 자유를 유지시킬 수 있는 통제의 힘을 요구한다는 것에서 이들의 주장은 한결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체정치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통제와 지배이다.

그 통제의 힘은 어떤 것인가? 책의 내용을 빌려이야기하면 [...시민권의 개념이 재정립되어야 하며,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쌍방향적 네트워크들을 100%활용하여 대중들에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어야 한다...정치통제의 도구들은 통제대상인 시민들의 시야에 가급적이면 드러나지 말아야한다...] 개인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완벽한 생체사회로써 전체의 개념만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에 읽었던 책이 예브게니 자바찐의 「우리들」 이라는게 마치 필연처럼 느껴진다. 「루가노 리포트」는 「우리들」에서 나오는 "은혜로운 분" 이나 「1984년」에서 나오는 "Big Brother"의 존재, 통제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도 있다는 아니 되어야 한다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무지막지하게 태어나고 있는 베이비에 압박을 받고 있는 자본주의를 구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 너무도 논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분석한 것이 어쩌면 자본주의에 대한 사형선고를 해버린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새로운 해답을 찾고자 한다: 사람들이 왜 계속 아이를 만들어낼까? 말했듯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분명하게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우수한 아이를 만들어내면 생활의 수준의 바뀌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했듯이 아이는 복권이다. 로또100장사는 사람이 로또1장사는 사람보다 당첨의 확률이 높은 것은 말하나 마나다.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인구의 폭발이 문제의 근원이라면 무진장 늘어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Big Brother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자식이 나의 로또가 안되는 것이다. 여기에 인구폭발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고 모든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할 것은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 감성주의적으로 풀수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루가노 리포트」보다 더 논리적이고 냉정하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답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도 욕도 할 필요없다.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문제의 핵심을 바라보며 미래를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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