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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쳐 잊고만 살다가,

문득, 우연히, 글이 쓰고 싶어졌다.

무언가 머리속은 복잡하고,

마음은 아릿한데,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다.

 

서른 한살의 가을.

나에게 주어진 삶이 조금 더 편안해졌으면 하는 바램과,

내가 아는 사람들의 삶 역시 조금 더 포근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다시 시작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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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죽음의 형태가 있으련만,

자의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과 타의로 죽음을 강요받는 사람을

이토록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놓다니,

아니, 그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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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 제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2월
평점 :
품절


문학동네가 조선일보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면, 은희경은 문학동네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 두 번째가 전경린이라 할 수 있다.

은희경 소설의 인물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세상속에서 고독을 즐기며 자기에게로 지독히 침잠하는 조금은 낯선 인물들. 개인화된 일상속에서 자의식은 강하지만, 조금은 회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인간의 모습. 가족제도와 감정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는 인물들...

반면, 전경린의 소설의 인물은 개인적으로는 나약하지만, 타인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인물들이다. 유독 8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이, 무거운 배경과 야만적 폭정이 그네들의 개인적 감정을 허락치 않더라도 그들의 생의 의미는 결국 사랑이라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 앞에, 패배의 울분을 참아야 하는 동시대의 인물들 앞에 분노와 적대감을 원동력 삼아 운동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 태인이라는 이름의 아무곳에도 존재할 수 없었던 사람들, 어쩌면 정수처럼 죽어갔던 우리네 노동자들, 결국, 실존을 부정해야하는 현실 앞에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 하지만, 80년대가 패배나 상실이 아닌 그리움으로 기억될 수 있는 건, 그네들의 삶을 하나로 묶어세울 수 있는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무게에 눌려 또한 어머니의 외도로 인한 사랑의 강박적 두려움을 가진 태인의 이나에 대한 본능과도 같은 사랑, 끝없는 존재의 심연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이나의 태인에 대한 홀로서기를 감당하는 사랑, 시대의 목표를 상실한 활동가로서 허무와 회의를 감당해야하는 정수의 태인에 대한 삶을 위한 사랑, 아내의 죽음으로 원죄와도 같은 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정서현의 이나에 대한 생명을 창조하는 사랑, 그네들의 사랑이 조금은 의존적이고 왜곡되었을지라도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자신의 부정이 아닌 성장의 모태가 되었기 때문이리라.....

운동은 있으되 사람은 없었던, 분노와 적대감은 있으되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던 지독히도 아팠던 그 시절에 대해 그리워할 수 있는 80년대를 자신의 태생지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전경린과 같은 사람은, 어쩌면 행복한 사람이지 않을까? 적어도 그 시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 비한다면.....하지만, 80년대가 아쉬운 건 감히 그리움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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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어 보았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하고, 책을 읽는다고 해도 쉽게 보아 넘길 수 있는 단편 정도만 읽어 내려가는 것이 의도하지 않은 내 책읽기의 버릇이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 그 남자네 집'을 읽고 싶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얼마전, 이소라의 '첫사랑' 이란 노래를 부르다가, '첫사랑 니가 사는 곳, 그 집앞을 찾아가'라는 가사에서 마음이 설레였었다. 사실, 나에게 첫사랑은 이미 이루어진 사랑이라서, 미완의 첫사랑에 대한 가슴떨림이나 안타까움은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되지 않았을 때 더욱 아름다울 것 같은 첫사랑이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면서 구체화 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첫사랑이라는 주제를, 그것도 나와 세대가 다른 노작가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식상하거나 진부하지 않고 한숨에 읽어내릴 정도로 풋풋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내 몸에 상처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순수하다 못해 무지한 사랑을 하고는 그 남자와 밋밋하게 헤어지고, 조건에 맞추어 사랑이 없는 결혼을 하지만 일상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남자에게 정을 느끼고, 그러다가, 그 남자의 실명소식을 듣고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내 현실로 돌아오고, 그 남자의 아내를 만나면서 그 남자의 일상과 거리를 두지만 이내 그 남자의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는 몸을 다해 연민을 느끼며 족한 결별을 하고...사실, 그러한 내용들이 통속적이고 진부했지만, 내용에서 묻어나는 감정의 선은 애처롭고 애틋했다..

누구에게나 미완의 사랑이 있고, 게다가, 그 미완의 사랑이 첫사랑이라면, 그 사랑을 했던 그 여자와 그 남자는 각자의 마음속에 애처로우면서도 애틋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는, 삶을 살아가면서 마음에 담아두고 들여다보게 될테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완성되지 못했기에 아련한 기억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렇게 첫사랑을 마음에 묻고, 기억에 묻고, 우리는 또다른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사랑은 모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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