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7시 45분 열차에서의 고백
리사 엉거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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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초중반 때 가정스릴러물을 처음 접했을 때의 그 센세이셔널한 충격과 몰입감을 기억한다.

기존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쫓는자와 쫓기는 자(10명 중 10명은 남자이다)에 감정이입을 하지 못했는데, 아니 애초에 해본 적이 없으니 감정이입이라는 게 가능한지 조차 여부도 몰랐다가 길리언 플린이나 폴라 호킨스 작가 등의 소위 여성, 그것도 주로 가정 내에서 이야기가 벌어지는 추리 스릴러물을 읽었을 때의 그 색다른 몰입감이란... 그렇게 비슷한 작품을 여러권 연달아 읽다가 슬슬 그게 그거같은 비슷한 전개로 장르물에 조금 소홀하게 된 것 같다.


그러다 우연히 알라딘에서 이 책을 보게 됐고 책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와 이건 사야겠다, 라는 어떤 그런 충동을 느껴 그 자리에서 바로... 구입을 했다.


이야기는 각 등장인물 시점으로 돌아가며 쓰여졌고 아무래도 사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셀레나의 비중이 가장 높다. 초반에 한 1/5 정도까지 읽었는데 등장인물이 파악이 잘 안되고 서사가 눈에 보이지 않아 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하나... 싶을 때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브레이크를 풀고 내달리기 시작한다.


사실 읽으면서 조금 힘들었다. 역겹고 또 역겨운 남자 등장인물들 때문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여자 등장인물들이 정말 한 명의 예외도 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여자들이라는 점이 ...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누가 그랬더라? 이 세상의 모든 남자는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고. 누가 어떤 책에서 한 말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그렇다고 이 여자 주인공을 비난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다만, 무의식적으로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우선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남자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용서하고, 또 다시 사랑으로 품을 것을 여자들이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을 때 까지 그녀들을 세뇌시키는 이 사회에 격한 분노가 이를 뿐이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반전이나 범인을 잘 알아채리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책 중간 부분부터 이미 사건의 실마리가 거의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재미도 있었다.


근데 조금 걸리는 캐릭터가 있었는데, 바로 셀레나의 변호사 전 남친 (이름이 뭐였더라? 윌 이었나?....) 캐릭터.

인간 쓰레기 현 남편 그레이엄과 상반되는 다정다감하고 언제나 셀레나를 기다려 주는 그런 남자 조연 캐릭터 정도로 묘사된다. 그런데 중간 중간에 이 전남친이, 그녀와의 교제 당시, 셀레나를 위하고, 셀레나의 행복을 위한다는 이름하에 그녀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조종하려 했다는 점이 셀레나의 절친 여자친구(이름이 또 기억 안난다....)의 증언을 통해 언뜻 비춰진다. 근데 셀레나는 이를 '다 윌(이름이 윌이 아닐 수도 있다.... )이 나를 위해서 그런거였어'라는 식으로 퉁쳐버린다.

아 나는 이 부분이 영 찜찜하지 않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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