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함의 철학 - 좋은 사람으로 산다는 일의 어려움과 아름다움
벤 뒤프레 지음, 박일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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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착하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은 때로 칭찬이 아니라 부담이기도 했다. 착해야 할 것 같아서, 착한 척하며 살아온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착함의 철학>은 그런 나에게 정확한 질문을 던졌다.
진짜 착함이란 무엇인가? 착한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일까?
책은 ‘자선’이라는 주제를 통해 착함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남에게 베푸는 일은 의무인지, 선택인지, 그리고 우리가 하는 선행은 과연 순수한 이타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묻는다. 이 질문 앞에서 나 역시 멈춰 서게 되었다. 내가 베풀고 싶은 마음은 선의일까, 아니면 자기 만족일까.
읽고 나서 깨달은 것은, 중요한 것은 완전히 순수한 동기가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을 성찰하는 태도라는 점이었다. 이 책은 나를 ‘착한 사람’으로 만들기보다, 더 신중하게 고민하는 ‘좋은 사람’으로 이끈다.
착함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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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극의 희극
이정원 지음 / 퍼스널에디터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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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도, 취향도, 삶을 대하는 태도도 완벽하게 다른 남편과 살고 있다. 그래서 함께 살며 힘들다가도 웃고, 지치다가도 다시 이해하려 애쓰는 날들의 반복이다. 《상극의 희극》은 그런 나의 결혼생활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듯한 책이었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작가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 이야기에서 깊이 공감했다. 사소한 취향의 차이가 부부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과 웃음을 동시에 만들어내는지, 이 책은 정확히 짚어낸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었다. 그 문장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남편을 떠올렸고, 처음으로 ‘존경’이라는 단어를 꺼내 보게 됐다.
《상극의 희극》은 다르기 때문에 실패한 관계가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끝내 희극이 될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상극인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부부에게 조용히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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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에 바라본 삶 - 시대의 지성 찰스 핸디가 말하는 후회 없는 삶에 대하여
찰스 핸디 지음, 정미화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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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무언가를 배우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 옆에 잠시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아흔에 바라본 삶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도,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책도 아니다.
다만 아주 오래 살아본 사람이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되짚으며
“나는 이렇게 느꼈다”고 말해줄 뿐이다.
젊을 때는 중요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시간이 흐르며 얼마나 자연스럽게 바뀌는지,
성공과 실패가 생각보다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조정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삶의 흠과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인생보다
부서지고, 흔들리고, 다시 이어 붙여온 삶이
오히려 더 깊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이
위로처럼 다가왔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나는 아직 부족해’라는 생각보다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와왔구나’라는 마음이 남는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조금 덜 서두르고,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고 싶어진다.
나이가 들어서 읽어도 좋고,
지금의 나를 잠시 돌아보고 싶을 때 읽어도 좋은 책.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문장들이
마음 어딘가에 천천히 자리 잡는다.
삶의 속도를 잠시 낮추고 싶은 날,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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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서로의 약점을 비밀스레 나눠 지고 책으로 한 달 살기 2
스웨덴세탁소 지음 / 모베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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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세탁소의 『우린 서로의 약점을 비밀스레 나눠 가지고』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아주 작은 결까지 섬세하게 포착한 책이다.
고양이 ‘뿌뿌’를 향한 무조건적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사랑을 고백하는 문장은, 사랑의 본질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깊은지 다시 깨닫게 한다.

마흔 중반을 지나고 있는 나 역시 여전히 사랑이 궁금하고, 사랑 때문에 하루가 달라지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 문장들이 더 조용하게 마음을 두드렸다.
사소한 말 한 줄에 무너지는 마음,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약점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때로는 나조차 사랑하지 못할 때 내 손을 대신 잡아주는 방식들까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깊은 감정으로 포착해 놓았다.

책장을 넘길수록 “사랑은 이렇게 자라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사랑을 믿고 싶은 날, 사랑을 잃어버린 날, 그리고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날에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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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 - 니체, 노자, 데카르트의 생각법이 오늘 내 고민에 답이 되는 순간
피터 홀린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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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홀린스의 『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는 철학 입문서라기보다 “삶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는 조용한 조언집”에 가깝게 느껴졌다.
난 철학에 문외한이라 처음엔 어려울 줄 알았는데, 데카르트·니체·키르케고르·파스칼 같은 이름 앞에서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큼 친절하게 쓰여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예전의 나를 완전히 바꾸고 싶을 때’라는 챕터였다.
우리가 변화를 외치면서도, 실제 동기는 두려움이나 자만심에 가려질 수 있다는 말이 깊게 남았다. 나는 늘 과거의 내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그 시작이 “겸손하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철학을 어렵다고 멀리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좋은 첫걸음이 될 것이다.
가볍게 읽히지만 생각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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