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위의 만찬 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건, 좋은 평론은 평범한 장면도 전혀 다르게 보이게 만든다는 점이었다.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장례식장 육개장 이야기였다.나 역시 살면서 몇 번이나 “왜 장례식장 음식은 늘 육개장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데, 책은 그 익숙한 음식 안에 담긴 시대성과 문화, 사람들의 정서까지 흥미롭게 풀어낸다. 읽고 나니 이제는 육개장을 예전처럼 무심하게 보지 못할 것 같다.영화 <화차> 에서 주인공 김민희가 휴게소 커피를 주문하는 장면을 해석한 부분도 정말 인상 깊었다.나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인데, 이용재 작가는 그 짧은 선택 안에서 인물의 결핍과 감각을 읽어낸다. 이런 통찰력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읽는 동안 좋아했던 영화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영화를 본 뒤에도 오래 남는 건 결국 사람의 생활과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음식과 사람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