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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에 바라본 삶 - 시대의 지성 찰스 핸디가 말하는 후회 없는 삶에 대하여
찰스 핸디 지음, 정미화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무언가를 배우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 옆에 잠시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아흔에 바라본 삶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도,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책도 아니다.
다만 아주 오래 살아본 사람이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되짚으며
“나는 이렇게 느꼈다”고 말해줄 뿐이다.
젊을 때는 중요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시간이 흐르며 얼마나 자연스럽게 바뀌는지,
성공과 실패가 생각보다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조정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삶의 흠과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인생보다
부서지고, 흔들리고, 다시 이어 붙여온 삶이
오히려 더 깊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이
위로처럼 다가왔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나는 아직 부족해’라는 생각보다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와왔구나’라는 마음이 남는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조금 덜 서두르고,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고 싶어진다.
나이가 들어서 읽어도 좋고,
지금의 나를 잠시 돌아보고 싶을 때 읽어도 좋은 책.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문장들이
마음 어딘가에 천천히 자리 잡는다.
삶의 속도를 잠시 낮추고 싶은 날,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