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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
김유솔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소중한 책을 보내주신 상상출판 @sangsang.publishing 💕 에 감사드립니다.
요즘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귀촌과 귀농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도시의 삶은 편리하지만, 어딘가 팍팍하다. 나도 이런 고민이 없지 않다.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마을에서의 삶, 그 속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일.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까?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를 처음 접했을 때, 20대 여성이라는 점도, 최연소 이장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기에, 어떻게 그 길을 선택했기에 이런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완도라는 작은 섬에서 청년이자 여성으로서 어떻게 "마을 대표"라는 역할을 감당했을지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의구심이 들었다.
김유솔 작가는 처음부터 완도를 사랑했던 건 아니었다. 십 대 시절,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녀는 완도를 다시 찾으며 그곳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한다. 사진관을 열고, 이장이 되고, 도시 재생 활동까지. 그녀가 보여준 것은 단순히 ‘마을 살리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이장은 그저 타이틀이 아니라, 그녀가 마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었을 뿐이다.
책은 지방 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다룬다. 하지만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가 시도해야 변화가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김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그저 시골로 가자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가야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이 다른 귀촌 에세이와 다른 점은 '현실성'이다. 책은 단순히 아름다운 시골의 풍경과 여유를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마을 이장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과 문제, 그리고 그 속에서 찾아낸 작은 기쁨과 성취를 그린다. 그녀는 도시에서 누리던 것들을 포기했지만, 시골에서 또 다른 가능성과 행복을 찾았다.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에서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공존’이다. 어르신들과 젊은 이장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단순한 세대 간 갈등을 넘어선다.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감동적이었다. 특히 ‘나이를 떠나 서로가 마을을 위해 같은 목표를 가진 존재’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순간은 강렬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시골은 단순히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거기에도 나름의 생동감과 치열함이 있다. 김 작가의 삶은 단순히 젊은 세대에게 시골로 오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가능성을 어디에서든 발견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보라는 응원이다.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는 단순히 시골 살이의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도전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에게 용기를 준다. 김유솔 작가는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도 ‘나만의 길’을 찾으라고 말한다. 완도라는 작은 섬에서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는 세상의 어디서든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