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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게임 ㅣ 작가의 발견 1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시소게임>은 아토다 다카시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해준 명단편집이다. 이 단편집은 오 헨리나 모파상 못지 않은 단편에 대한 작가의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며, 인간과 인생, 죽음에 대한 성찰과 날카로운 반전과 미스터리, 호러가 잘 어우러져 이 작품집을 다 읽게 되면 아담하면서도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을 받는 느낌과 함께 적잖은 포만감을 느끼리라 확신한다. 본인은 수능등의 문제로, 40여일에 걸쳐 읽었기 때문에... 그 포만감이 약간은 덜했던 것 같다. 역시 단편집은 한꺼번에 읽어야 제맛인 것일까..
아토다 다카시라는 작가는 또한 종교에 대한 풍부한 지식, 특히 성서에 대한 탁견을 가진 인물인 것 같다. 추리작가이면서도 종교관련 서적을 썼으니 말이다. 그의 저서 두 권이 국내에도 번역되어 있다.
읽은 지 너무나 오래되어 각 작품에 대한 생각이 잘 나지는 않지만, 몇 자 끄적여 보아야겠다.
*사망진단서
섬뜩한 살의와 반전이 돋보이는 단편이었다. 등장인물의 유년 속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것도 무시무시한데, 또 다른 충격 반전이 독자의 뒷통수를 후려갈기는 미스터리와 호러가 잘 어우러진 작품같았다.
*자살균
두번째 작품. 약간은 평범한 작품이 아닐까? <기묘한 이야기> 20분짜리로 만들면 볼만할 것 같은 작품이었다. (참고로 내년인가..? 는 기묘한 이야기 방영 15주년이라 한다.)
*행복을 교환하는 남자
이 또한 기묘한 이야기에나 나올법한 신비스럽고도 호러틱하지만 뭔가 낭만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작품. 그러나 그 몽환 뒤에는 꽤나 무서운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 이 작품도 상당히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다.
*시소게임
국내판의 표제작이다. 그러나 읽은지 수십여일이 지난 지금, 상세한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ㅡㅡ;
뭔 내용이었지?
*환청이 들리는 아파트
히스테릭한 아내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인데, 기묘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일들을 미스터리하게 다루고 있다. 이것도 범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꿈틀거리는 밤
이 또한 스티븐 킹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작품이었다. 여자의 사랑 심리와 달콤하면서도 의뭉스러운 밤의 이미지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풀
대범하면서도 무시무시한 살인트릭을 구사하는 작가. 그러고보니 이런 트릭은 드라마 <트릭>에서도 본 적이 있는 듯 하다. 꽤 괜찮은 본격 트릭 파헤치기였다. 그건 그렇고 작가 선생이 생각하는 트릭이 너무 무시무시했다.
*과거를 운반하는 다리
이 작품 또한 개인적으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섬세한 추리와 출생의 비밀이 주를 이루는 수수께끼 풀기.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
여름날의 야연(夜宴)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의 충격고백. 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로 어느정도 충격적인 공포 + 미스테리. 이 트릭은 좀 화끈하다고 해야하나... ㅡㅡ;;
*절벽
단편의 묘미를 참으로 잘 살린 작품이 아닐까. 마지막 줄을 읽다보면 머리를 강타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좀 웃기기도 하고...
*독을 품은 여자
제목이 암시하듯이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함께 부귀의 비결을 알려주는 여자의 이야기. 약간은 흔한 이야기 같은 인상을 받았다.
*바퀴벌레 환상
일상성이 참으로 잘 묻어나는 작품 같은데, 마지막 반전은 약간 초현실적이라고 할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충격적일 것이다.
*기호의 참살
도서관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살인트릭에 상당히 공을 들인 작품이며 알리바이에도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다. 한번쯤 더 읽는게 좋을 것 같다.
*부재증명
제목에 끌려 맨 처음으로 읽은 작품이다. 도서형이며,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다. 앞의 작품에서처럼 범인은 트릭에 상당한 공을 들이지만 재수없게도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 작품에서의 형사는 심증과 약간의 물증으로 무조건 주인공을 범인으로 모는데, 무슨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송강호도 아니고... 이런 생각을 하였으나 이 작품집이 쓰여진 시점은 70년대 후반. 이해할 만했다.
이 작품을 읽으며 알게된 전문용어로는 알리바이(현장 부재 증명)외에도 쿠이보노(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라는 단어였다.
*파인 벽
<절벽>에서처럼 단편의 묘미가 가장 잘 살아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우연과 필연이 어우러저는 상황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상 이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에 대한 짧은 감상을 그적여 보았는데,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은 욕구가 든다. 그리고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스티븐 킹이 생각나는데 왜일까. 이 작가는 아마도 공포작가로 나갔어도 대성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임)책 자체의 결정적인 단점으로는 펴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덧붙임2)작가의 작품목록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마지막에 곁들여지는 해설은 원서 그대로 번역한 것이고.... 출판사 자체의 노력과 성의가 약간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덧붙임3)이 책은 작가의 발견 1 이라는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데, 출판사에서 차후의 시리즈에 대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