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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환상특급 2
스티븐 킹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10월
평점 :
절판
2권에 실린 세번째 중편 <사라진 도서관>은 <스티븐 킹의 미스터리 환상특급>에 실린 세 번째 작품. 원제는 <도서관 경찰>이다. 도서관 문화라는 것이 낙후된 우리 나라에서는 대단히 희한해 보이지만 미국에서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아이들이 반납기일을 지키지 않으면 <도서관 경찰>이라는 무시무시한 사람이 찾아와서 벌을 준다는 전설 비스무레한 이야기가 아이들의 마음에 존재한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삼국지에서 볼 수 있는 오나라 사람들이 우는 아이를 달랠 때 <밖에 장료(위나라의 명장)장군이 왔다>나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이를 달랠 때 <계속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여하튼 이 <도서관 경찰> 이야기는 달리 해석해 보면 고도로 발달된 미국의 도서관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므로 작품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부러웠다.
연설해 주기로 한 사람이 다쳐서 대타로 연설을 하게 된 주인공 샘. 그는 부동산 관계업으로 상당히 성공한 중년의 싱글이다. 그는 비서인 네이오미 양의 조언으로 연설에 필요한 시와 자료를 얻기 위해 시립 도서관으로 향한다. 샘이 도서관으로 향하면서 이야기가 무지무지 재미있어진다. 자료를 얻으러 간 샘이 찾은 도서관은 무엇인가 상당히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곳이었다. 책을 기일 안에 반납하지 않은 아이들이 끔찍한 고통을 겪는 것들과 같은 무시무시한 그림들이며 <정숙!> <도서관 경찰은...>이라는 짧고 날카로운 문체의 경고문구등등. 샘은 그것들을 보고 무엇인가 기묘한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게된다. 뒤이어 샘은 그 기묘한 도서관에서 관장으로 보이는 이상한 아주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아델리아 로츠. 샘이 원하는 책을 샘에게 빌려주고 아델리아는 기한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당부하고,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큰 재앙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샘에게 경고한다. 이에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두 권의 책을 빌려 밖으로 나서는 샘. 빌린 책의 도움을 빌어 샘은 연설을 성공으로 이끌어낸다.
이야기가 편안하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책을 제 기한에 반납하지 못한 주인공 샘에게 아델리아로부터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오고, 샘은 이에 도서관 경찰을 떠올리며 적잖이 당황한다. 전화를 받고 빌렸던 책을 찾으려는 샘. 그러나 빌렸던 두 권의 책은 어디를 아무리 뒤져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샘은 빌린 책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며, 다시 한번 도서관으로 찾아간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자신이 책을 빌리러 갔던 도서관은 전혀 다른 모습에 전혀 다른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자신이 며칠 전에 만났던 아델리아 로츠의 존재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으며, 아델리아의 존재를 알고 있는 샘 주변의 사람들도 그녀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한다.
기묘한 일들을 연달아 겪게 되는 샘은 그날 밤, 끔찍한 일을 겪게 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그 일은 생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샘은 아름다운 비서와 지금은 초라한 몰골의 사나이의 도움을 빌어 과거의 수수께끼를 해결해나간다. 서서히 밝혀지는 미스터리들. 샘이 만났던 아델리아에 관련된 충격적인 사실들(역시나 킹답게 초자연적인 공포가 존재한다.)이며 샘이 과거에 겪었던 끔찍하고도 아팠던 과거들.. 꿈 속에서 샘은 그것들을 서서히 파헤쳐나가며, 아름다운 비서와 동료의 도움을 받아 결자해지를 하기 위해 과거 속에 존재하는 공포의 도서관으로 사탕뭉치를 들고 달려간다. 마지막에 벌어지는 사투는 글로 읽어서 그런지 약간 미적지근했지만, 킹의 풍부한 상상력, 인간의 심리묘사, 탁월한 재치와 인간관계의 설정이 돋보이는 킹의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환상카메라 660>은 <스티븐 킹 미스터리 환상특급>에 실려있는 마지막 작품. 카메라라는 단순한 소재로 무시무시한 공포를 창조해내는 스티븐 킹의 탁월한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킹은 약간은 가볍게 작품을 시작하다가 작품의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공포의 절정에 이르게하는 점층적인 방식을 사용하였다. 처음에는 하나도 안 무섭다가 점차 다가오는 공포스러운 파국과 해결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 역시 훌륭한 구성과 인간 심리에 대한 묘사가 포인트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위기에 처한 아버지와 아들의 심리와 과거의 고통과 더불어, 악질적인 수전노인 팝을 그려내면서 그로 대표되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에 대해서도 섬세히 묘사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평범한 소년 케빈은 열다섯 번째 생일선물로 고대하던 카메라 <선>을 선물로 받게 된다. 기분이 너무 좋았던 케빈은 그 카메라를 이용하여 즉시 가족사진을 찍는다. 즉석 카메라인 선으로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자, 이상한 장면과 이상한 개의 형체인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계속해서 찍히게 된다. 이상하게도 그 사진기로 사진을 몇번을 찍어도 나오는 사진은 마찬가지. 다만 다른 점은 이상한 개와 비슷한 괴물의 형체가 조금씩 미묘하게 그 윤곽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 윤곽이 미묘하게 드러날 때의 주인공의 심리는 그 일을 이상하지만 별 것 아닌것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계속해서 사진을 찍을 수록 그 형체는 계속해서 확실해지고 마침내 그 끔찍한 모습을 드러내고 마치 사진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공포에 떠는 주인공들. 작품의 후반부에는 무시무시한 충격과 공포가 절정에 달했다가 해소되는 전형적인 소설의 형식을 취한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이 기묘한 카메라를 만물상을 경영하는 악질 수전노 팝에게 맡겨보는 케빈. 수전노인 팝은 이 기묘한 카메라를 보는 즉시 돈이 되겠다고 여겨, 케빈과 그의 아버지를 카메라를 박살낸 것처럼 속이고 카메라를 독차지하면서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대고, 그 카메라로 큰 돈을 벌기 위해 악을 쓴다. 그러나 기묘한 것을 즐기는 부자들에게 그 카메라는 외면당하고, 계속 카메라로 사진을 찍음으로써 나타나는 무시무시한 괴물의 형체가 점점 그 윤곽을 드러내자, 늙은 수전노 팝은 끔찍한 공포에 전율하지만, 그의 탐욕은 끝이 없었기 문에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댄다. 이 사실을 눈치챈 케빈과 그의 아버지는 학교도, 직장도 그날은 때려치우고 팝의 가게로 달려간다.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면서.
작품의 결말도 킹의 전형적인 소설답게 흥미진진한 긴장감이 넘쳤다. 죽음을 목전에 두었으면서도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팝의 운명과, 마침내 나타날 사진속의 괴물을 상대하게 위하여 용감하게 달려가는 부자의 모습과 극적 결말은 가히 환상적이다. 점층적인 섬세한 공포의 묘사와 멋진 부자의 용기를 함께 보여주는 재미있었던 작품. 그러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할 이 작품은 다음에 또 무언가 벌어질 공포스러운 일들을 다시 한번 암시하면서 그 막을 내린다.
카메라라는 일상속의 소품으로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킹의 상상력이 참으로 경이롭고 존경스러웠던 그런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