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웹서핑을 하다가 http://www.personweb.com/(인터뷰전문웹진 퍼슨웹)에 들어가게 되었다. 자료를 찾기 위해서였는데, 그 홈페이지 안내문이 나에겐 커다란 반항처럼 들려왔다.
 
인터뷰? 그것만으로 웹진을? 그걸 누가해? 하는 사람이 있어? 뭘 그렇게 인터뷰할 것이 많은 거지?
 
내가 원하던 김승옥씨의 인터뷰를 다 읽은 다음에 그 홈페이지를 둘러보기로 마음먹고, 소개글부터 읽어보았다.
 
 
“우리는 당분간, 인터뷰로 세상과 만나려고 합니다.
혼잣말이나 주절거리며 잘난 척 하는 건 우리랑 관계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당신과 말을 ‘섞고’ 싶습니다.”

- 퍼슨웹 ver. 1.0 게시판 1번 글.
그 사이트에 접속한지 얼마되지 않아 난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가끔 들리게 되었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인터뷰.. 그것만으로도 무언가 틀이 만들어지다니,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놓다니, 난 정말 몰랐다. 그런게 있는 줄..
 
자, 들어가는 글이 길었다만, 이것이 이 리뷰의 전부다. 위 글쓴이와 관계없는 사이트를 이렇게 한 이유도 이게 다이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돌아다니다가 '김훈'과 '싸이'의 두 단어의 알 수 없는 관계가 날 낚았고, 마침 퍼슨웹을 안지 얼마 안 되었기에, 인터뷰만으로 구성되었다는 이 책을 바로 빌리게 된 것이다.
 
한번 훑어본 목차도 꽤 맘에 들었다. 나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더욱 땡겼다.
 
패션잡지 <바자>의 에디터가 이때까지 한 인터뷰중 몇몇을 추스려 낸 이 책은 인터뷰도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배우, 가수, 연기자 만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려준다.
 
자 목차다..!
 
김훈 - 저기, 한 사내가 있다!
DJ DOC - 네 멋대로 놀아라
함민복 -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시인의 웃음
강혜정 - 이토록 사랑스러운 몬스터
김형태 - 짬뽕에게 경배하라
아라키 노부요시 - 아라키라는 사소설
백현진 - 재수 없는, 그러나 울고 싶은
승효상 - 빈집 짓는 건축가
신동엽 - 눈먼 도덕군자들 사이의 변태
신성순 - 레스토랑을 디자인하는 심미주의자
김윤진 - 할리우드를 향해 쏴라
이상일 - 자연을 디자인하는 남자
이우일 - 부드럽게 풍화된 '도날드 닭'
장동건 - 이탈리아에서 만난 장동건
양혜규 - 콧수염 단 품격 있는 '똘아이'
조성룡 - 어느 도시 산보객의 탐색과 성찰
주성치 - 우리 시대 최고의 희극지왕
주현 - 드라마는 없다
크라잉넛 - 인생은 브라로 간다
한대수 - I'm Still Alive
노무현 - 노무현과 3인의 패션피플들
싸이 - Welcome to PSY WORLD!
 
어떤가.. 땡기지 않는가..
김훈에서 싸이까지..
인상깊었던 인터뷰는 dj doc와 신동엽, 그리고 노무현(대선후보자일때다..) 이정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이제 그만 인터넷 기자들의 낚시질에 낚이지 말고, 이런 영양가 높은 인터뷰를 읽어보시라..
뼈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누군가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그것도 그만의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들의 무엇에 대해 안다는 것은..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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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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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만에 그의 책을 또 보게 된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자주 나온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십대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사진이나 앨범을 사 모으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소풍이라..
소풍만 듣고선, 김밥이 생각났다.. 어렸을 적에 소풍을 간다고 하면 '김밥'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각나서 참 좋아했던 기억이 생각나 살며시 미소가 머금어졌다. '김밥'을 먹을 수 있는 것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머니가 분주하게 김밥을 싸고 있을 때 옆에 앉아 세수도 안하고 빼꼼히 앉아 있다가 뭉텅뭉텅 잘라져 나오는 그 김밥의 꼬다리.. 그것을 주워 먹을 수 있었기에 좋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렇다. 음식에 관련된 책이다. 하지만 먹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살아가는 과정이 먹는 과정이고 먹는 과정이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삽화가 실려 있다. 그의 바람인지 아니면 창비의 바람인지, 책 표지의 바람이 훑고 지나간 '소풍'의 글씨체처럼 바람이 작용했었나본데, 아니면 그 만화가와 쐬주 한잔을 했다던지, 아니면 같이 먹고 살자는 박애정신이 작용한 건지.. 처음엔 좀 거슬렸다. 하지만 군데군데 그의 글과 잘 조화가 되는 듯하나, 역시 끝까지 어울리는 아름다운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다. 썩 웃기지도, 그 글을 더욱 살려내지도 못하고 있다. 이점은 좀 안타깝다.
 
그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순간만큼은 전문가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느 소재라도 그에게 가면 어김없이 분해되어 까발려지는 그 순간, 난 스토커가 된 기분에 슬며시 입가에 침이 고인다. 한 소재에 대해서 많은 조사를 한 뒤에 써내려가는 그의 글쓰기 능력은 꼭 배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꽤 부지런해져야 하리라. 아님 그처럼 수없이 메모를 하면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아마 축구선수 박지성의 드리블과도 닮아 있다. 유연하게 툭툭 상대방을 제껴 나가는 솜씨는 그가 준비해 놓은 많은 자료들이 천연 잔디처럼 작용해서 마음껏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닐까. 넘어져도 본전인거다. 그가 글을 쓸 때는 수없이 뿌려 놓았던 지식과 "어디선가" 주워 담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도처에 깔려 있기에.. 그는 마음껏 치고 나간다.
 
지금 비가 많이 내린다.. 이때에는 뭘 먹어야 좋을지.. 다시 그의 책의 목차를 훑어본다..
아무 생각없이 배만 채워나가던 내 식생활에 큰 비타민이 된 듯하다..
잘 먹는 것.. 그게 참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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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타일 수도 있는 부분.. 지적해본다..
240쪽
말벌의 먹이는 애벌레의 몸에 들어 있다. 일벌이 잡아온 고기를 씹어서 경단 모양으로 만들어서 애벌레에게 먹인 뒤 애벌레의 배를 긁으면 애벌레는 몸에 들어 있는 액즙을 토해내는데 그게 일벌의 주식이다.
 
일벌이 아니라 말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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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내가 최고! 2 - Second Edition
홍정기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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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카에 관련된 책을 보면 책을 쓴 저자조차도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 이것저것을 다루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에 관한 지식도 알려줘야 하고 디카에 필수적인 포토샵도 알려줘야 하니 이거 갈팡질팡할 만하단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구성이 맘에 든다. 초반부에는 사진과 카메라의 전반에 대해 알려주면서 중반부엔 포토샵 기법도 다루다가 마지막엔 DSLR 맛도 보여주면서 독자들의 입맛에 다양하게 부응할려고 한 모습이 눈에 띈다.
 
나야 후반부의 DSLR 부분 때문에 보게 되었지만, 초반부와 중반부에도 내가 익힐 내용은 꽤 많았
다. 어설프게 알고 있던 것을 이 책으로 인하여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초급자부터 디카 좀 사용한다고 나름대로 생각하는 사람까지 볼 수 있는 다양한 맛의 책이다. 디카 관련 책으로선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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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촌년 조선희, 카메라와 질기게 사랑하기 - 조선희사진이야기
조선희 지음 / 민음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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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진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을 이렇게 찍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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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사진 찍기.
 
카메라의 기종은 상관치 않기.
 
일년 365일 하루에 스무 롤씩 이년 정도 꾸준히,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셔터를 눌러 대기.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구와 자신의 눈에 비치는 세상,
 
그러니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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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진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참 좋다
 
그녀가 찍는 사진이 참 맘에 든다
 
사진이 어느 분야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그녀
 
그래서 그녀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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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이로 넘나들다
김헌 외 지음 / 서울포럼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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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포럼 의 기획으로 건축가 조성룡의 60을 기리며 23젊은 친구들이 만든 책이라고 표지에 씌여 있었다. '제목' 도 인상적이었지만 이 부제가 더욱 궁금하게 만들어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건축이란 삶의 태도다. 수많은 '사이' 를 넘나들 수 있는 축복받은 삶의 태도다. -'서언' 중에서"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 자연, 지구, 도시, 학교, 사회, 알고 보면 건축과 살고 있다. 건축이 만들어 내는 공간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사이월드(cyworld)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만..
산소처럼 대하고 있는 '건축' 을 각 분야의 전무가들이 '사이' 를 넘나들며 글을 썼다. 전문가들은 건축에 몸을 담고 잇거나, 한 쪽만 걸치고 있거나, 혹은 전혀 관련이 없는 듯하지만 '건축' 과  2)'그것' 들을 잘 엮어 나간다. 마치 '날줄' 과 '씨줄' 처럼..
 
난 지금 '국어' 쪽을 공부하고 있기에 '함성호' 씨가 쓴 '텍스트' 와의 '건축' 사이가 흥미로웠다. 마침 그가 졸업한 학교와 같은 곳을 다니고 있기에 기분은 묘했다. 그는 입시 원서를 쓰려고 보니 이과 반에 있어서 미대를 갈 수 없기에 건축과로 지원했다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로 인하여 문학과의 만남은 시작되는데,,, 건축과를 가고 싶었으나 쓸데없는 이유로 국어교육과에 온 나를 보는 것 같아 또 기분이 이상해졌다. 지금의 난 '문학' 도 '건축' 도 둘다 잘 모르지만 나에겐 충분히 흥미있는 분야이기에 꾸준히 공부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이고,,,
 
이야기가 한쪽으로 편중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은 각기 저만의 안경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건축' 과 '여러 분야' 와의 '사이'를 훔쳐 보는 일은 흥미진진했다. 또,인상깊었던 것은 '안상수' 씨의 글을 본 것인데, 그는 '이상' 을 흠모하고 글자체 자체의 매력을 탐구하고 있었다. 띄어쓰기 대신 방점을 쓰는 그의 그자 쓰기 관습도 흥미로웠다. '이상' 의 재현일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23인의 전문가들의 글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이 책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만 봐도 '건축' 이란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1)포럼 : 공공의 장소에서 전문가가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발표한 다음에 청중과 질의-응답식으로 토의를 벌이는 것.
 
2)그것 : 조형, 모형, 그림, 사진, 영화, 텍스트, 디지털, 인터넷, 게임, 자동차, 물건, 가구, 요리, 글자, 간판, 음악, 공연, 돈, 권력, 전쟁, 언론, 믿음 등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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