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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칼의 노래'로 주목을 받았던 김훈이 2년만에 사고를 쳤다. 칼을 쳐다보며 '우륵'을 떠올렸다. 전작에 비해 베낄(?) 자료도 턱없이 부족했을 터인데, 고작 베꼈다면 연도정도쯤 참고했을 그런 이야기를 오랜 기자생활을 해온 그가 조용히 혹은 지나치게 간섭하며 그만의 육하원칙에 따라 그려냈다. 지나친 반복도 분에 넘치는 문장 수식도 없는 그만의 글의 향기는 알맞게 우려낸 '현미녹차'같다. 그냥 녹차는 가끔은 너무 깨끗해 그에 뒷받쳐주지 못하는 혀가 현미녹차는 구수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그의 기사를 읽어보지 못했지만, 현직에 있었을 때 쏟아졌던 그의 일부는 분명 구수한 사람의 향기가 났을 것이다.
이 책에서 그려진 '우륵'은 그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그'은 자신을 잘 그려준 그의 글에 감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우륵'이 이야기했을, '소리에는 주인이 없다'라는 말은 그의 것일테지만 신라로 넘어간 '우륵'의 생각이기도 하리라.
주인이 없는 소리는 아름다운 것들이 모여 음악으로 우리에게 찾아와 주인이 되어달라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항상 음악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음악을 위해 신라로 넘어간 '우륵'을 보면서 괜시리 '유승준=이젠 스티븐 유'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내가 군복을 입고 있어 피해 심리로 그를 떠올린 것이 아니길 바라면서, 쓸데없이 '그'가 궁금해진다. 그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