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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 MBC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MBC 생존 제작팀 지음, 명창순 글 / MBC C&I(MBC프로덕션)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MBC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생 존
자연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얼음의 땅 알래스카와 태양의 땅 아프리카 오지의 혹독한 자연환경은 생명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끝내 살아내고 있습니다.
자연은 공평합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명체들이 살아갈 여건을 마련하도록 허락합니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자연과 나누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 골고루 나무며 살아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수천 년을 이어온 생존의 비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여건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재해와 문명화 앞에
이들의 삶은 자꾸 척박해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과 함께 공존하는 법, 무엇이 있을까요?
자연 다큐멘터리로 명성을 더 해가고 있는 MBC 다큐팀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 해답을 찾는 것은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입니다.
<얼음의 땅, 북극해를 누비는 이누피아트>

일년 중 딱 한 달, 겨울이 오기 전 이누피아트들에게 사냥이 허락된 고래는 단 세 마리입니다.
이 고래는 알래스카 마을 주민 250여 명의 일 년치 양식이 됩니다.
이누피아트들은 고래를 잡느냐 못 잡느냐는 모두 고래에게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고래가 스스로 선택한 사람에게 몸을 내어 줄 때는 그가 공동체를 먹여 살리는 등
훌륭한 일을 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래 해체작업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지방층이 굉장히 두껍고 특히 안쪽의 내장을 꺼내는 일은 정말 힘이 듭니다.
게다가 북극고래는 열이 많아서 24시간 내에 해체하지 않으면 상해서 먹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얻어진 고래는 마딱, 우날렉, 미끼약 등의 멋진 음식으로 변신합니다.
특히 지방이 붙은 껍질부분을 푹 삶아낸 마딱은 우리나라의 김치와 같은 음식으로
긴 겨울을 견뎌내게 해주는 고마운 음식이지요.
우리나라의 풍습중에 감나무에서 감을 다 따지 않고 몇 개 남겨두는 것을 까치밥이라고 하지요.
이누피아트도 고래를 해체하고 나면, 북극곰들을 위해 고기가 붙은 고래 뼈를 남겨둔다고 합니다.
모두 자연 앞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따뜻한 인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답니다.
이누피아트 종족의 소개 페이지가 있어요.
그들이 사는 곳과 하는 일, 생김새, 전통 음식과 집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답니다.
살아있는 사회 교과서예요.
<태양의 땅, 사막을 달구는 붉은 힘바족>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아름다운 사막 나미브에는 힘바족이 살고 있습니다.
건기가 시작되면 힘바족은 바빠집니다.
힘바의 아이들은 말도 하기 전에 아기 염소나 양을 돌보는 일부터 배웁니다.
여섯살이 된 여자 아이는 이웃집 갓난아기를 돌봐주는 일을 맡기도 하고 결혼식도 올립니다.
힘바족의 일꾼들은 여자들입니다.
집을 짓고 뱀을 잡고 음식을 만들고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 모두 여자들이 도맡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힘바족 여인들은 자신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졌기 때문이고,
일한만큼 많은 곡식을 얻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위협하는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건기입니다.
사막의 건기는 5월에 시작해 11월까지 이어집니다.
이들에게는 소들에게 먹일 풀과 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강수량보다 증발량이 200배나 많은 이 곳,
초록색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곳에서 힘바인들은 매일 물을 찾는 힘겨운 싸움으로
혹독한 건기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충돌의 땅, 전설의 사냥꾼 산족>

부시맨 영화로 잘 알려진 산족.
이들에게 사냥은 오랜 시간을 지탱해온 생존 수단이었고, 용맹과 품위로 지켜낸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그러나 요즘 이들에게는 시련이 닥쳤습니다. 정부에서 사냥금지구역을 정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내세운 사냥 금지의 이유는 동물보호입니다. 하지만 산족을 향한 탄압의 역사는 오래된 것입니다.
이웃 나라 보츠와나는 대량의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아온 산족을 쫓아내며
대대적인 인종 청소를 벌였습니다.
산족이 수천년 동안 쌓아온 생존을 위한 지혜도 정부에 의해 강요된 문명화때문에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생존을 위해 사냥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 앞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익살스러운 광대들 처럼 사냥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지요.
독화살 하나로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었던 그들이 말입니다.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낯선가요?
아니면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전통적인 그들의 삶을 지켜내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운가요?
그러나 이들은 말합니다.
"인간의 가치는 자기 자신과 더불어 타인을 돌보는 것이에요."
"부자에게든 가난한 사람에게든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에요.
부자냐 가난하냐의 차이는 배고픔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죠."
문명화된 우리보다 더 현명한 생각과 마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인간들이 만들어 낸 재해와 문명화로 삶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자, 자연을 이용하려는 자....
이 책을 읽고나니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