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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구멍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이혜리 그림, 허은미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제목은 <우리 몸의 구멍> 동그랑 구멍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은 얇지만 책을 통해 태호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수 있었습니다.
처음 펼쳤을때 이 그림은 모지? 무엇일까? 아이의 궁금증을 한껏 유발하게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구멍같은데 무슨 구멍일까? 아이도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그 옆에 조그만 점들이 많이 찍힌 구멍들이 보이는데 어른도 쉽게 유추하기 어렵습니다.
페이지를 넘기고나서야 어린 아이가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로 샤워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태호가 맨 처음 발견한 곳은 아이의 고추인데, 똥이라고 합니다.
똥구멍에서 똥이 나오는걸로 보였나 봅니다. 그건 똥이 아니고 고추야~ 너도 고추가 있지 않니^^?
자꾸 똥이라고 고집부립니다. 조금 더 크면 아이처럼 혼자서 샤워기로 목욕할수 있는 나이가 되겠지요^^

휴지를 손에 든 아이가 코에서 흘러나오는 콧물을 닦으려 합니다.
태호도 마침 콧물이 흘러서 휴지로 코푸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아주 잘 합니다~ 자꾸 콧물을 먹으려 하거든요 ^^
콧구멍의 어둡고 캄캄한 터널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자동차를 보면서, 자동차를 타고 실제 터널에 들어갈때마다 이 그림 책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음식물을 먹으면 식도를 거쳐 위로 장을 이리저리 통과하면 똥이 되어 나옵니다.
아이는 관심있게 이 그림을 쳐다보다가 자기 똥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지 대뜸 뱃속의 그것을 가리키며 '똥이다!!'  팔짝 뛰며 아주 좋아합니다. 왜 좋아할까요^^? 요즘 한창 배변훈련 중이어서 그런지 똥이 무엇인지 참 궁금한 모양입니다.
한 아이가 변기에 앉아서 똥을 누려고 용을 씁니다.
'태호야 아빠 어디에서 똥싸? '변기~'  그런데 태호는 변기에 안앉으려고 합니다.
기저귀를 채워야만 변을 누려는 습관때문에 아직 변기에 앉기를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변기에 앉아서 똥누는 아이를 가리키면서 잘 설명해줍니다.
'아빠도 엄마도, 책속의 아이도 변기에 앉아서 똥누는데, 태호도 그럴꺼지^^? 몇차례에 걸쳐 책을 보니 '싫어'라고 얘기하진 않아도 한참 생각하는 눈치입니다 ^^ 아참! 똥구멍과 고추를 구별할수도 있게 되었군요

배꼽을 드러내며 수영복을 입은 형아들과 누나들이 보입니다.
태호는 엄마 찌지보다 아빠 찌찌를 더 좋아합니다. 옷을 갈아입을때 얼른 달려와 한번씩 만지고 갑니다.
아빠 배꼽과 아이 배꼽을 맞춰보는 게임을 종종 하는데 그럴때면 간지러운지 자그러지기도 하고 재밌어 합니다.
한번씩 아빠 배꼽의 털을 뽑아보려고 하지만 그것만은 양보를 안하지요. 태호야 아빠 다리에는 털이 많은데, 넌 왜 없을까? 자신의 맨다리를 만지다가 아빠 다리의 털을 힐끗 쳐다보더니 뽑으려고 덤벼듭니다.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콧구멍을 통해 폐로 공기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그림이랑, 눈을 통해 보고, 귀를 통해 듣는 그림은 어떻게 하면 재밌게 설명할수 있을까요? 자신의 두 귀를 막으면서 말을 하거나 듣는게 재밌는지 가끔 귀를 막고 아빠에게 달려옵니다.
이비인후과 병원에 갈때를 대비해서.. 코가 막히면 숨을 쉬기 어려우니까 코청소를 하자거나, 귀밥을 청소하자고 달래봐야 되겠어요. 아이들이 입을 크게 벌려 노래할때면, 태호에게 치카치카 양치질할때 아이들처럼 입을 크게 벌려 노래를 불러보자고 제안해보기도 합니다. 한두번은 잘 써먹었는데, 자꾸 써먹으려니 안속네요(^^)

아이가 변기에 앉아있는 그림책이 없어서 이 구멍 이야기책이 제게 요긴하게 쓰여서 정말 좋습니다.
아이가 그림 책에 나온대로 변기에 앉아 응가만 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구멍속 이야기>를 읽으며 깜깜한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자동차 속에서 아이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저녁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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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문화사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 성기의 모든 것
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여성 성기 집중 탐험 분석서로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들에게 권하고 싶을 애장서적 목록 1순위에 해당하는 책이다. 마광수교수가 <나는 야한여자가 좋다> 를 써서 금서로 판정나고 교수직에서 쫓겨나고 장정일 작가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란 소설로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구속까지 구속한 사회적인 정서로 봤을때 이 책의 파문은 예상치 못할 핵폭탄급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은 여성의 아랫도리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다보니 음부의 우물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기까지 지적 호기심에 비해 성적 자극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어쩌면 예상했던 문화적 정서에 파문을 몰고 올지 모를 이 책이 은근슬쩍 너도나도 한권씩 가슴에 품으며 쉬쉬할런지도 모르겠다.

총각시절은 무한 상상력의 시대다.
야한 생각은 삶의 본능. 본능을 일으켜 세우는것은 나와 다른 타자의 생식구조였다.
보면 볼수록 희안하고 징그럽게 생긴 모습은 볼수록 집착하게 되고 정신없이 몰입하는 미친 하루의 연속. 보고 싶어도 쉽게 볼수 없는, 그래서 더욱 보고 싶은 것.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외쳤을 밤잠 못이루는 사람의 심정으로 저속한 단어와 음란한 단어가 입 속에서 맞물려 맴돈다.
같은 단어라도 누구는 지적 호기심을 풀어주고, 누구에게는 성적 호기심을 부추길테니, 나도 은근슬쩍 음란표현 한줄 써보고 슬쩍 지웠다.  궁금하면 이 책을 보시라. 아마 나와 같은 심정이 되어 있을테니.

그런데 내게 이 책은 좀 애매하다.
성적 호기심을 마냥 머금은 10대 청소년도 아니었고 왕성한 액체을 분사하는 발정난 수컷도 아니기에 소음순과 대음순을 세밀히 묘사하거나 클리토리스와 성적 기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별 관심을 갖지 못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성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문화코드(게이,레즈비언, 동성애 등)의 시발점에 대한 지식과 성에 관한 일차적인 편견 같은 것을 깨부수는 걸 좋아하는데, 일례로 6장에서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가 잠깐 언급이 되는데 왕자가 공주의 뺨에 키스를 해서 공주가 일어나는 천진난만한 유아발상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가령 왕자는 시체와 성교하길 좋아하는 성도착증세를 가진 환자였다는 원작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6장에서는 프로이트의 성이론과 클리토리스적 여성의 오르가슴의 상관성에 대해 논리를 펴는 저자의 이야기가 마치 궤변처럼 들렸다.

이 책이 비단 여성의 성기에 국한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조금 못내 아쉽기는 하다.
배아 6주차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로 여성의 성기에서 남성의 성기모양이 갖추어지기 시작한 이래, 남성 성기가 각종 사회적 이슈가 되어오지 않았던가, 다빈치의 작품 중 남성의 성기는 절묘할 정도로 섬세하지만, 여성의 성기는 불분명하고 모호했다고 한다.
성에 관해 억압된 역사와 발정난 역사가 교차하며 상존한 역사의 일편을 보며 동서양의 섹슈얼리티를 조명한 미술사를 감상하고 픈 또 다른 욕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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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10년 대폭락 시나리오 - 일본을 통해본
다치키 마코토 지음, 강신규 옮김, 차학봉 / 21세기북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미 고령사회인 일본의 사례와 비교하여 부동산 거품론에 힘주어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버블이다 아니다를 구분하기가 막연했는데, 버블이란 용어의 뜻을 이 책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거래 실종을 '경기 버블'이라 정의했다.
요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직접적 개입으로 정책조건이 혼란스런 가운데 오랫동안 실거래가 실종된 상태여서 예외없이 전세가 폭등하고 이사 대란의 진풍경이 매번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의 부동산 대폭락 사태를 지켜보면서 부동산을 바라보는 식견을 늘리고 필패일지 불패일지 다른 사람들의 감언이설에 솔깃해지지 말고 나름대로 분명한 부동산 좌우명을 가져야 할때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서문에 약 40페이지 남짓 책에 관한 해제(소개글)가 수록되어 있어 일본의 실정과 우리나라의 부동산을 비교하여 설명해서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해제에 따르면, 부정적 원인은 고령화, 공장의 해외이전, 농지규제 완화, 부동산 양극화 문제와 중산층의 붕괴 등에서 찾을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문제는 작금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현상과 밀접한 관련을 띠고 있어서 비단 일본만의 문제라고 인식하기에는 위험의식이 느껴졌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달라서 비교할 수 없는 문제라 치부하지만 여러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들과 불가피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 간과할수 없는 위기란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읽은 책을 되짚어 보면, 1장에서는 일본의 토지 본위제('토지를 바탕으로 화폐를 발행하는 것')와 전쟁사후 일본정부에 의해 토지가 곧 돈이라는 사행심을 조장하여 경제를 일으켰다는 내용을 알게됐다. 이 책 전반적으로 '부실토지'라는 단어를 쓰는데 무분별한  토지의 소유 형태를 비꼬는 말인 것 같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은 크게 세차례가 있다고 하는데, 1960년 이케다 하야토 내각의 '소득배증계획' 정책을 통해 부동산이 곧 돈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시작했고, 1972년 '일본열도 개조론' 정책을 통해 일본 전역의 공업도시를 신간선과 고속도로로 연결하여 전국적인 지가 상승의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버블은 1990년 '부동산 관련 융자의 총량규제' 정책으로 1991년 들어 10년 이상 장기불황에 빠졌다고 한다.

1장의 내용을 통해 왜 일본이 토지(지가) 자본주의에 입각한 경제정책에 몰두했는지 그 대강의 역사를 통해 이해할수 있었고 플라자 합의로 일본 수출의 부진으로 인한 불황이 염려되어 금융정책에 섣불리 손을 댄것이 불황을 앞당긴 전조증상을 명확하게 알게 됐다. 

2장은 일본의 근본을 위협하는 사회현상을 나열했는데, 구체적인 저출산 통계 자료를 통해 일본의 인구추이 변화를 쉽게 이해할수 있었다. 저출산의 문제는 잠재 성장인구였던 단카이 세대가 전원생활로 돌아간 빈자리 만큼의 동일한 빈집이 발생할 것이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중산층의 붕괴)를 들 수 있는데, 일본의 중산층 붕괴 수준또한 무시못할 세계화 추세라고 보여진다. 부동산 버블로 직장에서 쫓겨나고 직업을 가지지 못한 프리터족, 니트족의 세대는 바로 중산층의 자녀라는 부등식을 성립하고 있었다.
정리하면, 산업이 공동화, 농업의 수입자유화, 싱글화, 젊은이들의 만혼화, 비혼화, 초고령화, 초저출산화, 소득버블의 붕괴로 실업문제, 개인파산, 자살급증 등의 사회적인 이슈는 모두 지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한다. (126쪽 참조)

3장은 일본의 지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남아시아 등으로 제조공장이 해외 이전되면서 공업용지가 주택용지로 바뀌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일본 노동인구 중 1/4이 건설업과 연관된 형태에 있어서 공급과 수요의 법칙을 무시하고 주택을 건설할 수밖에 없는 일본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설명했다. 

 4장은 일본의 대출시장에 대한 내용인데, 지금까지 제로금리를 고수하다 이제 금리 상승 단계 국면에 접어들어, 대형은행들은 부실채권이란 폭탄을, 일반인들은 대출상환금액의 증가로 대출파산자와 자살급증의 사회적인 문제를 같이 떠안고 가야 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5장은 주택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정부를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 내쉬균형, 행동경제학(4장) 이란 다채적인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일본의 연금을 다단계구조와 흡사하단 논리를 펴는데,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바 없기에 씁쓸함은 컸다.  '한눈에 보는 일본의 현재상황과 앞으로의 전망1, 2'(199쪽,240쪽)에서 일본의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에 관한 문제가 거론되어 있어 이해하는데 한결 수월했다.

6장은 부동산 버블 이후의 일본의 현 실정에 대한 문제점 중에서 부동산 세제에 대해 거론했다.
보유세가 낮은 대신 매각이익에 과세되는 세금이 높다고 하고, 남의 땅을 빌려 쓰는 차지인의 권리가 인정된다는 '차지권', 신축건물에는 엄격한 세금과 규제를 적용시키고 20년이 지난 건물일수록 세제상 혜택이 크다고 한다. 부동산 토지감정의 분별력없는 감정평가, 하나의 토지에 5개의 가격이 형성되는 '1물 5가' 제도 등은 낯설고도 신기한 일본의 부동산 세제를 보여주는데 이런 부동산 세재정책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을 대략 2018년, 초고령사회는 2026년 진입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일본과 같은 부동산 버블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일본의 버블 전조 증상에서 보여줬던 각종 사회적 징후와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허황된 믿음은 언제라도 발등에 도끼를 내리칠수 있다는 귀한 교훈을 얻게 해준다.

일본은 10년이상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새로운 믿음과 건실한 투자의 방향이란 패러다임을 조언했다.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자보다는 임대 수익을 겨냥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부동산 투자의 주체가 기업과 개인에서 부동산 펀드로 재편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의 행방을 갸름하기는 어렵지만, 부동산 불패신화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고자 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해 이 책만큼 자세하고 생생하게 도표와 사례를 들어 설명한 책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좋은 공부가 되었고 지금의 현실과 미래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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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책을 가져라 - 지식경영시대의 책쓰기 특강
송숙희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는 책읽기에 많은 시간을 몰두했는데, 올해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열중하는 시간을 늘렸다. 저자처럼 글쓰는 전공을 나오지도 않았고, 글쓰는 것이 유달리 좋다고 생각해보적이 없었지만, 책을 읽고 느낀 점과 생각, 메모등을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라도 내가 쓴 리뷰등을 다시 꺼내어 읽어볼수 있는 건 언제 생각해도 유쾌한 일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감히 책을 써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선 꼭 한번 책을 써야겠다, 아니 이제부터 책을 쓸 작정을 하고 책을 읽어야겠단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에서는 왜 책을 써야 할지 동기와 당위성을 구구절절이 설명했으며, 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책을 쓰는 과정 전후로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만일 책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독자가 있다면 바로 이 책이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시켜줄 그런 책이다.

이 책에서는 정말 많은 책을 언급하는데, 맨 뒷장에 수록된 참고문헌을 보니 240권이 넘는다.
책 쓰는 방법 - 기획과 마케팅을 소개하는 글 이외 거의 대부분은 책 속의 책을 소개하는데, 책 만들어 내는 직업적 특성 탓일까? 사람들에게 책을 펴내는 이유와 당위성을 목적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책을 읽어나갔을 작가의 치열한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묘미는 현업작가의 책쓰기가 아닌, 일반 사람이 자신의 생계 이외 시간에 열중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담는 현실적인 권유에 있다. 이 책 자체가 작가 스스로 몸소 실천해 보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자신이 프로가 아니더라도, 매일 조금씩 글쓰기 시간을 할애해서 글쓰기 연습을 하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나의 라이프코드를 책에 담을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아주는게 이 책의 장점이자 강점이라 할만하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면 개그맨 김종석씨가 자주 나와서 그런가보다 했더니, 원래 성인개그를 하시던 분인데 <아빠가 놀아주면 아이는 확 달라진다>란 책을 펴내고 부터 유아교육 전문가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고 한다. 수학의 정석이란 책은 모두 3700만권이 팔렸다고 하는데 저자 홍성대씨는 이 인세로 자립형 사립고를 세웠다고 한다. 흔히 부자가 되길 권유하는 재테크 종류의 책들을 보면, 그 방법대로 부자가 된 사람보다 그런 책을 써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더 많듯이, 책이 인생 후반부를 책임질수 있는 로또와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프로페셔널의 입지를 단단하게 자리매김할수 있을 '책을 펴내는 것'은 내가 누구보다도 이 일에 열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수단이 되거니와, 인세수입도 무시못한다고 하니 귀가 솔깃해지는것도 사실이다. 책쓰기! 정말 도전해 볼만한 일이다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관심있게 본 것은 정보와 자료,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기술 편인데, 온라인으로 퍼올수 있는 자료가 있는가 하면, 신문이나 다른 인쇄지에서 글감을 발견할때면 스크랩을 해놓고선, 시간이 지나면 어느 블로그에, 어떤 노트에 스크랩한 자료가 붙어있는지 찾지 못하거나 오리무중일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의 짧은 리뷰라도 글을 이어 붙이려면 적절한 단어의 활용이 요구되기 마련이다.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를 읽어보면 책쓰는 일을 집 한채 지어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영감을 받아 단번에 글쓰기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성격묘사나 쓰면 좋을 말을 보관함에 차곡차곡 모았다가 글쓰기를 시작할 무렵 이용한다는 것이다.<당신의 책을 가져라> 저자도 책을 기획하여 써내기까지 정보와 사례, 아이디어 모으기가 가장 오래 걸린다고 했다.

정보를 모우는데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메모지 한장에 한 가지의 아이디어만 기록하고, 쓰려는 책이나 기사, 기획의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지 까지 적어두면 좋다는 노하우도 공개했다. 가능한 많은 종류의 신문을 읽어 정보를 수집하되, 필요한 기사는 꼼꼼히 읽고 출처, 게재된 날짜, 용도를 적어 박스에 보관한다고 한다. 디지털화된 자료는 블로그를 만들어 비공개로 운영하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출간과 함께 블로그를 공개하면 독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창구로 활용할수 있는 방법 또한 소개했다. (84쪽)

이 책에서 내가 느낀 점은 소개하는 많은 책들이 책 한권을 완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기획을 하며 읽은 흔적을 발견했고 어떤 인용구를 발췌해야 겠다는 목적성을 진하게 느꼈다. 보통 책을 소개하는 글에 자신의 생각을 보태어 뼈와 살을 덧붙이는 종류의 책이 아니라, 책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큰 테투리 안에 한권의 책이 양념이 잘 되어 버무려진 느낌을 받아서 책을 읽으면서 에피소드를 하나둘 알아가는 재미가 솔솔했다. 출판기획이란 생소한 분야에 관련된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된 기회였고 전문 작가가 아니라도 책을 펴낼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좋은 계기가 되었다.
책 마지막에 저자의 카페가 소개되어 있어 가입해서 쓴 글에 저자가 직접 댓글을 달았다. 책을 통해 궁금한 점, 느낀 점을 저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책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밑줄 긋고 페이지를 수차례 접었더니 책이 헌책이 되어 있었다.^^

나의 책 언젠가 꼭 가지고 싶다!

출판기획 일을 하는 저자답게 책을 만드는 방법 또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되어 있었다.
읽으면서 도움이 될만한 곳을 세부 목차로 나누어봤다.

<기획>
착상, 구상, 구성, 집필, 편집, 포장, 제작, 마케팅, 책쓰는 사람으로 살기 - 책 만들기 핵심 8단계 (50~53쪽)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기획의 3T (타이밍, 타켓팅, 타이틀링)의 중요성 (79~81쪽)
아이디어 개발 5단계 (배아기, 자료수집, 숙성기, 필터링, 컨셉팅) (86~90쪽)
책쓰기 전과정 셀프 프로세스 (Sourcing, Conception, Planning, Writting, Marketing) (95~98쪽)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해야 할일>
출간계획서 쓰기, 집필지침 만들기 (105~107, 108~112쪽)
책쓰는 시간 확보하기 (129~130쪽), 더욱 많은 책 읽는 요령 (134~135쪽)
초고쓰기까지 여러 주의점 (136~152쪽)

<책을 다 쓴후>
제목 붙이는 요령 (156~160쪽), 띠지 , 뒷표지의 문구 작성, 원고 포장법 (161~165쪽, 217~224쪽)
집필계획서 도표 (176쪽), 책 파는 아이디어, 홍보 소개법 (208~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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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상처 받았니? -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개정판 … 상처 받았니? 시리즈 1
상생화용연구소 엮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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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글쓰기 시점에 무슨 글을 적었는지 되돌아갈수 있는데, 말하기는 언제 무슨 말을 하였는지 기억하기가 참 어렵다.
특히 기억을 되돌려야 하는 강제성에 놓였을때 그렇고, 부부싸움하다가도 과거에 언뜻 무슨 일을 기억해서는 서로 유리한 고지에 오르고자 했을때도 그렇다. 무심코 한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언짢게 하거나 심기를 상하게 하는 원인이 되니, 말하기는 더욱 조심스러워 해야 할 일이다.
말이란 상황과 장소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다를수 있고 말하는 사람간의 관계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수 있는게 말인데 이런 말들을 패턴별로 정리를 했다는 작업의 효과성에 의아해했고, 예제 하나하나가 참 공감하고 생활에서 많이 부딪칠수 있는 상황이라서 실속있는 책이란 느낌이 와 닿았기 때문에 놀랬다.

책의 속표지를 보니 상생화용연구소 라는 곳에서 공동저술의 형태로 표시되어 있다. 집필진 모두 초등학교 교사로서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어서 적어도 질적으로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믿음을 갖고 책을 읽을수 있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무심코 말하기, 배려하며 말하기, 상황 바꾸어 말하기, 한국인의 말하기 편으로 크게 나누어 각각의 상황별로 어울리는 소재의 이야기를 엮었는데, 이런 패턴이 그리 낯설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한창 유행했던 패턴식 영어 공부와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대부분 공감하고 이해가 갔지만 아래 소개하는 세편의 에피소드는 달리 생각해 봄직도 하다.

초등학교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다가 친구가 잘 못 찬 볼때문에 현수가 태민에게 자존심 상하는 말을 했다.(72쪽)
교사: 그래, 내가 어떻게 해주랴? / 태민: 내일 현수 좀 혼내주세요 / 교사:_______________________

1) 선생님께 어떻게 그런 부탁을 할수 있어.
2) 잘 모르고 한 말이니가 신경 쓰지 마라.
3) 친구 간에 서로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
4) 친구를 조금만 이해하면 안 될까?

그리고는 빨간 색 글씨로 해법을 제안한다. "알았어. 내가 혼 - 내 줄께" 라고.
실제 교사는 체벌을 하지 않았고 아이의 말에 맞장구를 쳤을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같은 상황에 다양한 장면이 연출될수 있을 것이다. 만일 아이가 고자질 했다는 사실을 다른 친구들이 알았을 때 태민은 친구들에게 따돌림 신세가 될수도 있고, 현수가 다음 체육시간때에도 계속 현수을 빈정거릴수 있다. 어릴적 내 경험이 그랬는데 나를 몹시 괴롭히는 친구를 선생님에게 알려 도움을 청했는데, 선생님은 알았다고만 했지, 실제 어떻게 하지 않아서 지금 생각해도 제법 섭섭한 추억으로 남고 있다.
그래도 내가 선생님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꽤 고민된다.

책에서 설명한 예제와 비슷한 상황이 내게도 발생한 일이 얼마전에 있다.
공연 관람 후 아이들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교사A가 돈이 들어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83쪽)
교사B가 A에게 뭐라고 말해줄수 있었을까?
1) 정신을 어디 두고 있었어?
2) 할수 없지 뭐, 잊어버려
3) (추궁하듯) 잘 생각해봐. 어디 다른데다 놓은거 아냐?
4) 아이들 데리고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5) 비싼 공연 봤다고 생각해야지 어떻게 하겠어?

나는 가족들과 함께 멀리 여행을 다녀왔고 밤12시 넘어 집에 들어온 순간, 카메라 가방이 없어졌단 사실을 알게됐다. 공항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왔는데, 택시를 타기전까지는 내가 메고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카메라를 누가 메고 있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비싼 카메라도 문제였거니와 열심히 찍은 추억의 기록들이 모두 날라갔다고 생각해보라. 위에서 내가 들은 말은 1번과 3번이었는데 추긍하듯 위엄이 서슬한 표정으로 닥달하는 모습은 나로 하여금 더욱 정신없이 허둥대는 상황만을 연출케 했다. 이번 일이 실마리가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의 막막한 심정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경청하거나 상대의 입장이 되어 위로하는 일이 큰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학창시절에 유달리 말을 심하게 더듬었다. 이 책에서 잭 웰치도 어렸을때 말을 몹시 더듬었다고 하는데 조금의 위로가 된다.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었던 잭 웰치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123쪽)
잭: 엄마, 왜 저는 친구들처럼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더듬을까요?
엄마:_________________________
1)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도대체 넌 뭐가 문제여서 그렇게 말을 못하는 거니?
2) 너는 아직 어려서 그래.
3) 말을 잘 못하는 아이들도 많잖니. 걱정하지 말아라
4) 열심히 연습하면 자연스럽게 고쳐진단다.
5) 어제보다 많이 좋아졌는데? 계속해서 좋아질 거야

어릴 적에 샐수도 없이 어머니한테 많이 물었던 생각이 난다. 내가 들은 말은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서 그때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라고 얼버무리셨다. 만약 이 책에 나왔듯이 "너는 너무 머리가 좋아서 혀가 머리를 못 쫓아가는거야" 라는 말을 들었으면 어땠었을까? 어릴적부터 열등감에 시달려 내성적으로 자라온 추억을 되돌려보면, 마냥 유쾌하지만은 못하지만, 내 자식에게 만큼은 단점을 '자부심'으로 가져야 할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가 되고 싶다.

책의 맨마지막에 잘못 걸려 오는 전화를 계속 받을때 전화에 응수하는 매너와 언어습관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내경우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그날그날 다른게 사실이다. 기분좋은 일이 있거나 즐거운 일이 있을때면 운전도 부드럽게 하고 내 앞에 들어오는 차는 무조건 양보하지만, 기분이 언짢을때 전화 응대를 부드럽게 한다는 게 힘든 일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어디까지나 내 입장만 고려한 이기주의적인 처사란 생각이 든다. 내가 기분이 나쁠수록 상대방을 더욱 기분좋게 만들어 나 자신도 같이 기분 좋아지는 '상생화용(서로를 살리는 말하기)'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오늘을 마감하면서 나의 화법을 되돌아보며 몇 점인지 기록하는 것도 좋은 피드백이 될것 같다.

올바른 소통은 말하기가 부담없고 편안하고 기분 좋은 관계를 말한다.
상생이란 너 살고 내가 사는 일이다. 그런데 잘못된 대화의 습관이 너를 무시하고 기분나쁘게 하고 심지어 화나게 한다. 그럴 의도가 아닌데 상대방이 나의 말을 오해하고 곡해하려고 하는 것도 잘못 키운 습관이 부른 화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의 진정성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서로의 오해를 덜고 화목한 대화를 열어나가는 시초일것이다. 이 책을 오래전에 읽고 또 꺼내어 읽어보았는데 어떤 상황에서는 내 고집만을 고수하며 계속 다른 사람의 심기를 불편케 했으리라 짐작되는 표현들이 눈에 띄였다. 말이란 한번 내뱉고 나니 다시 번복하기에 때론 힘들때가 많다.
습관이란 더욱 무서운데, 지금부터라도 상생화용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지금 내게 이 책을 접한 행운이 날라갈것 같다.

이 책을 좀더 보완한다면 말하는 관계와 듣는 관계를 서로 분명하게 선을 그어 보는 것이 좋겠다. 다행히도 뒷 표지를 보니 부부간에, 부모와 자녀간에, 그리고 선생님과 제자간에 상처받았니? 시리즈를 출간할 계획에 있다고 한다. 한 해에 딱 한권을 출간하는데 철저한 검증과 연구작업을 거친다고 하니 책의 신뢰도 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보인다.
호주머니 쏙 들어갈 포켓수첩이라도 만들어서,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떤 장소라도 '서로 기분좋게 말하기' 를 연습할 수 있도록 해보는것은 또 어떨까? 부록이라도 나온다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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