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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
이의선 지음 / 오늘의공상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호기심때문이었다.
제목부터가 관심을 확 끈다.
'십팔'
작가가 살아오면서 욕할 일이 많았나보다.
아니면 욕을 안하고는 견디기 힘든 일이 있던지..
내 마음대로 상상하면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제목만큼이나 목차도 특이하다.
제1방정식 '우리'부터 제18방정식 '인간'까지 있으며 페이지도 숫자가 아닌 한글로 쓰여있다.
'십팔'은 작가가 살아가면서 겪었던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방정식으로 표현한 책이다.
어릴때부터 학창시절, 군대를 다녀와서, 연애를 하고 나서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 겪었던 일에 대해 자신만의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처럼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어른이 되고 보니 아이만도 못한 어른들의 모습에 많이 실망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의 난 항상 긍정적이고 행복했었는데..어른이 되어 갈수록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어릴적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현재의 모습에 실망도 하고, 불만도 생겼는데..
살아오면서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성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작가가 가졌던 생각들을 한때 나도 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이야기는 제7방정식-정답과 제14방정식-반성에 대한 내용이다.
제 7방정식, 정답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공감이 갔다.
"나한텐 나의 답이 있듯이, 너한텐 너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답과 오답,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갇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요즘 세태를 보면
참 답답하게 느껴졌는데..저 한 문장이 참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정답과 오답으로 나누지 말고 서로를 인정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제14방정식, 반성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마음에 와 닿았다.
무엇이든 돈으로 평가하는 세상에서 길들여져
아무 생각없이,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돈으로만 평가하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는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뭐인지는 안물어보네.."
"앞으로는 얼마냐고 먼저 묻지 말고 이게 뭔지 물어봐바. 그럼 사람이 달라 보이지 않겠어?"
아저씨의 이 대사가 왜 이리 마음속에 남아있는지...
나도 모르게 뜨끔했다.
어렸을 땐 안 그랬는데...가격같은 건 생각지도 않았었는데..
나도 점점 돈만 밝히는 세상에 물들어가나보다.
책 제목만큼이나 독특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진 '십팔'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