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따카니

삐따카니 - 삐딱하게 바로 보는 현실 공감 에세이
서정욱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2월

처음에 책 제목 '삐따카니'를 보고 "무슨뜻이지? 외국어인가?"하며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내가 가끔 쓰는 말인데도 글자로 보니 새롭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랬다.

약간 만화책인 것 같은 표지덕분에 만화책이라고 생각했던 찰나 표지 한구석을 보니 현실공감에세이라고 적혀있다.

평소 상상이나 공상류의 책보다는 현실소재의 책을 좋아하는지라 이 책도 나에게 잘 맞을 것 같았다.

책을 펼치니 글자가 아닌 그림들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만화인듯 만화아닌 만화같은 책이다.

그야말로 반전의 책..

'삐따카니'는 옛이야기의 현대판버전이다.

목차의 나오는 제목들이 모두 옛이야기다. 성냥팔이 소녀부터 백설공주, 로미오와 줄리엣, 토끼의 재판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직장인의 애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고, 취업준비생, 부부, 정치, 실종아동, 친구 등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어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이런 현실에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 읽으수록 웃프다. 웃픈 현실이다.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이 현재의 세상을 반영하고 있으니까..

책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지울 수는 없다.

나도 직장인이라서 그런지 직장인에 관한 이야기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직원이라는 이유로 회의시간에 상사의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들어야하고,

상사의 승진을 위해 이용당하기도 하고..

부당한 행동에 태클을 걸면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나만 찍히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부당함을 보고도 눈을 감고 불의를 보고도 참는 나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에 공감하는 걸 보니 나도 어느 틈엔가 세상을 '삐따카니' 바라보고 있나보다.

아이들에겐 이런 세상을 바라보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삐딱하게 바로 보게 알려주는

촌철살인의 책 '삐따카니'를 추천한다.